박준영 변호사 페북에 자백 과정 공개…"경찰 프로파일러 설득 주효"
[수원=뉴스핌] 최대호 기자 = '살인 12+2 강간 19 미수 15'
희대의 연쇄살인사건 피의자 이춘재가 자신이 저지른 모든 범죄를 경찰에 털어 놓을 당시 쓴 '메모 자백'이다.
이춘재는 '메모 자백'을 하면서 "내가 한 거로 밝혀지면 경찰이 곤란한 것 아니냐"고 했고, 경찰은 "그런 것은 상관 없고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춘재가 자신의 범행을 자백하며 작성했던 메모. [사진=박준영 변호사 페이스북] |
이같은 사실은 이춘재 8차 사건 진범으로 지목돼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모(52)씨가 청구한 재심을 진행 중인 박준영 변호사가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멋진 원칙'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춘재 자백 과정을 공개하면서 밝혀졌다.
박 변호사는 "프로파일러들의 설득이 주효했다"며 이춘재로부터 자백을 받아낸 공은경 팀장을 언급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소속인 공 팀장은 다른 프로파일러들과 함께 이춘재 재조사에 투입돼 그로부터 자백을 받아낸 인물이다.
그는 "(이춘재는)종이와 펜을 달라고 했고 '살인 12+2, 강간 19, 미수 15'라고 써서 프로파일러에게 건넸더니 다들 많이 놀라는 분위기였다"라며 "(연쇄살인) 10건 중 범인이 잡힌 8차 사건을 뺀 9건을 인정해야 하는데, 순간 다들 난감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춘재는 '다 내가 한 거로 밝혀지면 경찰이 곤란한 거 아니냐'고 하면서, '곤란하면 이야기 안 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공은경 팀장님은 '그런 것은 상관없고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자백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공 팀장을 두고는 "2009년 검거된 연쇄살인범 강호순으로부터 자백을 받아낸 프로파일러"라고도 덧붙였다.
박준영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
박 변호사는 과거 수사 당시 윤씨를 범인으로 만든 핵심 증거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서를 둘러싸고 검찰과 경찰이 빚은 마찰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박 변호사는 "(검·경)대립속에 담긴 여러 이해관계를 봤다. 법정에서 어느쪽 주장이 맞는지 객관적인 검증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그런 것은 상관 없고'라는 원칙만 지킨다면 이런 대립은 줄어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검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 설치와 관련해 정리논리가 개입돼 있고, 실질적인 논의가 부족했던 점은 아쉽다"며 "하지만 현실은 인정하고 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양측이 우려하는 여러 문제 되는 상황들이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제어되길 바란다"며 "경찰, 검찰, 법원에 이렇게 멋진 원칙을 이야기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끝으로 "경찰 지휘부가 이춘재의 자백을 받아낸 공팀장 등 프로파일러들을 많이 배려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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