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프랑스 파리에 가면 꼭 봐야 할 그림으로 손꼽히는 레오나르드 다빈치(1452~1519)의 1503년 작 ‘모나리자’. 이 작품이 루브르에서 14년 만에 다른 전시실로 옮겨지자 박물관이 일대 혼잡에 빠졌다. 만약 이번 여름 ‘모나리자’를 감상하기 위해 루브르박물관을 찾을 계획이라면 미리 예약상황 등을 세심히 살펴야 할 듯하다.
최근 루브르는 사전에 관람시간이 정해진 예약티켓을 소지한 사람들만 박물관 입장을 허가할 정도로 혼잡을 겪고 있다. 이는 ‘모나리자’가 다른 전시실로 옮겨진 후 관람객 이동동선에 엄청난 병목현상이 생기면서 벌어졌다. ‘모나리자’가 걸렸던 전시실의 벽면 개보수를 위해 임시 위치로 이동시킨 결과 박물관의 관람객 통제조치가 마구 꼬이고 말았다.
[사진=레오나르드 다빈치의 모나리자] |
루브르박물관에서 15년간 투어가이드로 일해온 이사벨라는 “이같은 혼돈은 본 적이 없다. 루브르가 이처럼 아마추어리즘을 보여줄 거라곤 생각지도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2시간짜리 박물관 투어가 병목현상 때문에 두 배나 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새 위치로 이동한 것은 지난 7월 16일(현지시각). 그림이 걸려있던 루브르의 국가관(Salle des États)이 개보수 공사를 시작하면서 711번 방에 있던 ‘모나리자’는 100걸음(약 30m) 떨어진 메디치 갤러리로 옮겨졌다. 루르브의 ‘얼굴’인 이 그림은 루벤스 회화들 사이에 방탄유리에 보호된 상태로 오는 10월까지 전시된다.
루브르는 일 년에 약 1000만명의 관람객이 찾으며, 하루에 약 3만~5만명을 수용해왔다. 관람객 중 80%는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루브르에 17달러를 내고 입장한다. 이 작품이 새로 내걸린 메디치 갤러리는 루브르 안에서도 규모가 큰 전시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메디치갤러리가 있는 리슐리외 윙 꼭대기층은 두 개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간 뒤 문 하나를 통해서만 입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많은 인파가 세기의 명작을 보기 위해 길고 긴 줄을 서는 바람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가까스로 메디치 갤러리에 닿은 관람객들은 충분히 작품을 감상하기도 전에 안내원으로부터 “어서 어서 작품에서 떨어져라”는 채근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파리의 기록적인 폭염으로 야외 관광이 어려워지자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뮤지엄으로 몰리면서 루브르는 관람시간이 미리 정해지지 않은 일반티켓을 구매한 사람들을 돌려보내고 있다. 이에 항의가 줄을 잇고 있고, 병목현상으로 작품을 감상 못한 사람들은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게다가 웹사이트마저 다운돼 혼란이 증폭됐다.
루브르박물관은 오는 10월 24일 다 빈치 서거 500주년을 기념하는 블록버스터 전시의 막을 올린다. 루브르측이 소장 중인 다 빈치 작품은 물론이고, 이탈리아 피렌체의 우피치 뮤지엄 등 세계 각국에서 다 빈치 걸작들을 빌려와 전무후무한 다 빈치 특별전을 열게 된다. 그러나 이 특별전에는 ‘모나리자’는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최대의 미술계 빅 이벤트로 꼽히는 다빈치 서거 500주년전을 보고자 할 경우 반드시 사전예약을 통해 시간 지정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
한편 루브르 측은 원래 모나리자가 전시된 공간의 벽면을 새로 손 보고, 조명 등도 교체해 앞으로 작품을 감상하기에 훨씬 적합한 환경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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