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미투’ 어디쯤 가고 있나] ①피해자 호소에 귀기울인 정부

기사입력 : 2019년05월30일 10:16

최종수정 : 2019년06월04일 13:53

2018년 문화계 시작으로 체육계까지 미투 바람
문체부, 용기낸 피해자들 위해 대응책 마련·강화
"이슈가 돼야 나서는 정부" 사후약방문 우려도

[편집자주] 지난해 문화·예술·체육계를 강타했던 ‘미투’바람은 지금 어디쯤 가고 있을까요? 힘들게 시작된 자정운동인데 혹시 이런저런 어려움에 부닥쳐 사그라든 건 아닐까? 걱정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종합민영통신 <뉴스핌> 문화스포츠부 기자들이 취재해보니  ‘미투’는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나도 당했다(Me too)”는 용기 있는 외침은 여전히 문화·예술·체육계는 물론 우리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뉴스핌>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정부가 고민 중인 성폭력 대책은 무엇인지, 혹시 미진한 점은 없는지도 함께 들여다봤습니다. 

<목차>
① 피해자 호소에 귀기울인 정부
② 만연한 성문제 청산, 교육으로 첫 단추
③ 체육계, 스포츠혁신위원회로 구조 개혁
④ 예술·체육계 성문제 혁신, 지금이 적기인 이유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성폭력 피해자들의 용기가 문화 정책을 바꾸고 있다. 지난해 문화예술체육계에 불어닥친 '미투' 바람의 영향이다. ‘나도 당했다’는 ‘미투(Me too)’ 운동은 명망 높던 예술계 인사들의 추악한 민낯을 드러냈다. 피해자들은 문화예술체육계에 만연한 엘리트주의와 갑을관계 탓에 밝힐 수 없던 성추문을 세상에 알렸다. 이들의 용기있는 고백은 대중의 공감과 공분 속에 관련 정책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주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문화체육계 추악한 민낯 드러나…피해 증언 줄이어

문화예술체육계 ‘미투’는 지난해 2월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이명행(43)이 스태프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불이 붙었다.

머지 않아 연극계를 대표하는 연희당거리패예술감독 이윤택(67)도 후배 배우들에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김수희 극단 미인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10년 전 연극 ‘오구’ 지방 공연 당시 여관에서 이 감독으로부터 안마 요구를 받은 뒤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힌 것을 시작으로 연극계에서는 이윤택 전 감독에게 시달린 피해자 증언이 줄을 이었다. 

결국 이 전 감독은 2010년 4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여성 단원 여러 명을 25차례에 걸쳐 추행한 혐의(상습 강제추행 및 유사강간치상 등)로 구속기소됐다.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그는 지난 2심에서 징역 7년, 성폭력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10년간 취업제한 선고를 받았다.

문화재 쪽 내부에서도 곪았던 성추문 문제가 터졌다. 제68호 밀양백중놀이 하용부 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성추문 의혹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2월 김보리(가명) 씨가 19세였던 2001년 연근촉 근처 천막에서 하용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 충격을 줬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극단원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윤택 연극연출가가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4.09 pangbin@newspim.com

◆ 가해자 자격박탈 제재·신고상담센터 운영

1년이 지난 현재 문화재청은 하용부 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자격 박탈을 예고한 상황이다. 지난 4월 19일 문화재청 무형문화재위원회는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성추행·성폭행 논란의 당사자가 되는 등 사회적 물의를 빚어 전수교육지원금 중단과 보유단체의 제명 처분을 받았다. 전수교육 활동을 1년 이상 실시하지 않은 것도 확인돼 보유자 인정을 해제하는 게 타당하다고 검토했다”고 밝혔다.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심의 절차가 진행된다. 하용부는 성추행 혐의로 무형문화재 박탈이 된 첫 사례자가 될 전망이다.

이 같은 문제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성희롱·성폭력 신고상담센터 운영을 지원하고, 문체부 국고보조금 관리 운영지침을 개정해 성폭력 행위자에 대한 공적 지원을 배제하도록 했다. 콘텐츠산업의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해 ‘보라’,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2016년),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인 성폭력 피해 상담 신고센터’를 상시 운영하며 문화예술계의 성문제 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영화계에서는 여성영화인을 중심으로 이미 '든든'이 운영되고 있었다. 이 외 예술인, 콘텐츠 분야의 예술인을 대상으로 성문제 관련 신고상담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센터를 상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 등을 폭행한 혐의로 고소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가 23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1.23 pangbin@newspim.com

이로 인해 학교와 문화예술계, 직장 등 다양한 영역의 성차별·성폭력 문제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부·법무부·문체부·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대검찰청·경찰청 등 8개 기관에 성평등 전담부서도 신설됐다.

문화재 쪽에서는 2016년 이후 선정된 무형문화재 이수자를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예방프로그램(국립무형유산원)을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난해 미투를 계기로 문화재계 내에서도 성문제 관련 교육을 진행하게 됐다. 이수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으며, 경각심을 위해 전승자를 대상으로 성범죄 예방 등 주의를 환기시키는 안내문을 추가로 한 두 차례 발송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문화연대 임정희 공동대표, 체육시민연대 허현미 공동대표 등 체육계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재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2019.01.10 mironj19@newspim.com

◆ 체육계도 스포츠인 인권 관심…"사후약방문은 곤란" 

체육계에서도 성추문 사태가 세상에 드러나 공분을 샀다. 조재범(38)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성폭행 혐의가 심석희 국가대표선수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지면서 문체부가 움직였다. 폭로 다음날 문체부 노태강 제 2차관이 입장 발표를 했고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조직되면서 스포츠인의 인권, 스포츠기본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정부 움직임을 보면 우려되는 점도 있다. '사후약방문' 같은 태도다. 문화계 종사자는 “매번 큰 이슈가 생겨야만 정책이 생긴다. 정부는 예방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문제가 일어나기 전 미리 들여다보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번 미투 사태로 성폭력 상담센터가 생기는 방안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비판에 한국문화예술인복지재단 관계자는 “문화예술계는 회사와 같은 조직이 아니라 1:1 관계인 경우가 많아 피해 사례가 밝혀지는 자체에 문제가 있다. 사례를 이야기했다가 자신의 일까지 못하게 될 수도 있는 구조라 피해자가 쉽게 나설 수가 없는 특수 상황”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이러한 성폭력 센터가 더 빨리 생겼으면 좋았을 거다. 미투를 계기로 억압됐던 상황이 분출되면서 현재 시스템을 갖게됐다. 최대한 피해자를 보호하고 인식을 바꾸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