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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2020년 대선 '다크호스' 궈타이밍 폭스콘 회장, 외교·산업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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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국내 여론 양극화, '대만판 트럼프' 탄생 기대와 자질 부족 우려 교차
양안관계와 대만 경제에는 단기적 호재, 훙하이 승계 문제 부각

[타이베이=뉴스핌] 강소영 기자=대만 궈타이밍(郭台銘) 훙하이그룹(鴻海集團) 회장의 대선 출마 선언이 대만 정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의 정계 진출이 양안 관계는 물론 글로벌 산업 분야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전 세계의 눈이 궈 회장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궈타이밍 회장의 대선 출마가 국내외에서 화제가 되는 것은 그의 독보적인 존재감 때문이다. 지난해 훙하이그룹 산하 주력기업의 하나인 폭스콘의 주가가 급락했지만, 대만에서 궈타이밍은 여전히 '최고 부호'의 상징이다. 그가 들르는 서민 식당에 인파가 몰려들고, 그의 별명을 딴 식당이 생길 만큼 인기가 높고 영향력도 큰 인물이다.

전 세계 경제와 산업에 대한 영향력도 만만치 않다. 훙하이그룹 산하의 폭스콘은 애플의 주력 부품 공급사이자 세계 최대 전자기기 위탁 생산기업이다. 폭스콘은 지난해 일본 샤프를 인수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궈 회장이 평소 '강한 리더십'을 발휘했던 터라 그의 정계 진출이 훙하이그룹과 관련 산업계에 미칠 영향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궈타이밍 훙하이그룹 회장

 ◆ 대만 국내 여론, 찬반론 양극화 

궈타이밍 회장이 대만 총통에 도전하기 위해선 우선 국민당 당내 경선을 통해 대선 후보로 선출돼야 한다. 궈 회장 본인은 일단 국민당 후보 경선에 참여할 뜻을 밝힌 상태다.

현재로선 궈타이밍 회장의 최대 경쟁자는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시장이다. 한궈위는 대만에서 '한류(韓流 한궈위를 지칭)' 열풍을 일으키며 단숨에 유력 대선 후보로 부상한 인물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궈위 시장은 궈 회장 출마선언에 "(그의 총통 도전이) 파란색·녹색·흰색에 충격을 입히게 될 것"이라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파란색은 국민당, 녹색은 민진당 그리고 흰색은 의사 출신인 커원저(柯文哲) 타이베이 시장을 가리킨다. 한궈위 시장은 직접 총통 선거 참가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진 않고 있지만, 대만 정가에선 유력한 국민당 대선 후보로 여겨져왔다.

궈 회장의 대선 도전에 대한 대만 내부의 반응은 찬반론으로 갈린다. 정치과 경제 분리가 철저한 대만에서 정치 경험이 전무한 궈 회장의 대선 출마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높다.

기업가 출신인 궈 회장이 국가 정책을 내세워 국가의 이익 보다 자신의 기업에 유리한 정책을 펼 수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많다. 궈타이밍이 이끄는 훙하이그룹은 중국·일본·인도·유럽과 미국 등 세계 전역에 진출해있다. 그가 대통령이 된 후에 추진하는 국가 정책이 훙하이그룹과 어떠한 이해관계도 얽히지 않았음을 어떤 방식으로 증명해낼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불황으로 경제 활성화에 목마른 일부 유권자들은 '대만의 트럼프'의 탄생에 기대감을 걸고 있다. 궈타이밍의 개인 페이스북에도 수천 명이 지지 의사를 밝히는 댓글을 달았다.

궈 회장의 거침없고 저돌적인 성격도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유사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궈 회장은 공개적인 석상에서 경쟁자인 삼성과 SK하이닉스를 원색적으로 비난을 할 정도로 직설적인 성격이다. 그러나 최태원 SK회장이 교도소 수감 중이던 당시 최 회장을 면회하고, 자금 지원을 할 정도로 의리파이자 실리파이기도 하다. 

한 대만인은 "미국에 트럼프가 있고, 한국에도 이명박 대통령이 있는데, 대만에도 기업가 출신 지도자가 나올 수 있다"라고 궈 회장의 대선 출마에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 외교적 영향: 친중인사, 양안관계 개선 기대

궈타이밍 회장이 총통에 당선되면 양안관계가 현재보다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입장에선 궈타이밍 혹은 한궈위든 누가 당선이 돼도 달가운 상황이다.

왕예리(王業立) 대만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궈 회장은 기업가로서 보다 실리적 차원에서 양안 관계를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그 자신이 대륙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만큼 양안 간의 교역과 상호 교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중국 환추스바오(環球時報)도 18일 논설을 통해 궈타이밍 회장이 2020년 대만 총선에 당선되면 긴장 국면에 놓인 양안관계가 개선될 수 있고, 단기 간에 의미 있는 관계 전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그러나 궈 회장이 총통에 당선된다 해도 양안관계가 무조건 해빙무드에 돌입하는 것은 아니다. '92컨센서스'에 대한 중국과 대만의 이견이 존재하고, 대만 내 반(反)중국 정서도 팽배한 상황이어서 정치적 경험이 없는 궈 회장이 이 문제를 잘 해결해 낼 수 있을지에 의구심도 높은 상황이다. 

환추스바오도 "궈 회장이 총통 당선이 양안관계 회복에 도움이 되겠지만 선거를 통해 집권당이 바뀌는 대만의 특성상 대만 해협을 둘러싼 문제에 안심할 수 없다. 중국은 중국만의 방식으로 대만 해협에 대한 주도권을 유지해야 한다"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정치 '신인'이지만 국내외 정계에 상당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은 궈 회장의 강점이다. 특히 대만 외교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국과 미국 모두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기대 이상의 외교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폭스콘이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고, 중국에서 고용한 직원만 백만 명이 넘는다.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중국 정부 관계자들과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 정계와의 밀월도 한층 강화됐다. 훙하이그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 후 미국 대학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히고, 미국에도 대규모 생산라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 재계와 산업계 : 재계 일단 '환영' 그러나 훙하이그룹 승계 구도 안갯속 

재계와 산업계도 궈타이밍 회장의 정계 진출이 미칠 영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궈 회장의 총통 선거 도전 발표 이후 훙하이그룹 주가가 17일 큰 폭으로 올랐다. 대만 증권가는 훙하이그룹의 주가 상승이 궈 회장의 정계 진출에 대한 투자자들의 긍정적 평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궈 회장이 총통이 되면 훙하이그룹과 대만 경제 발전에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평소 '강한 리더십'으로 그룹 경영을 주도해왔던 궈 회장의 부재가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적지 않은 훙하이그룹의 주주들이 훙하이그룹 보다 '궈타이밍' 이름을 신뢰할 정도로 그룹 내 그의 존재감이 절대적이기 때문.

또한 현재 훙하이그룹에 궈타이밍 회장의 리더십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어서 이러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 아이폰의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훙하이그룹도 성장도 둔화되고 있어 경영 혁신이 절실한 상황이다. 훙하이 측은 시장이 신뢰할 만한 승계자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훙하이 측은 대만 포모사플라스틱그룹(台塑集團 타이쑤그룹)의 집단 경영 체제, TSMC 창립자가 퇴직 전 도입한 양수장 경영체제 등을 참고해 궈 회장이 훙하이에 적합한 경영체제를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미 5년 후 퇴직 의사를 밝힌 궈 회장이 이미 승계 구도를 확정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92컨센서스(92공식 九二共識) : 1992년 11월 중국과 대만이 양안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위해 합의한 기본 원칙.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중국과 대만이 각자의 해석에 따른 명칭을 사용하기로 함.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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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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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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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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