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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화재, 8시간 사투 끝에 ‘전소’는 피했다

기사입력 : 2019년04월16일 17:41

최종수정 : 2019년04월16일 17:44

주요 구조물, 종탑 두 개 보존
귀중한 유물도 화재 초기에 빼내
사고 원인은 아직 조사 중
복원 기부 손길도 이어져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프랑스 파리의 역사적 심장인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15일(현지시간) 저녁 화재가 발생해 지붕과 첨탑을 태우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으나 주요 구조물은 보존돼 전소는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400여명의 소방대원들이 센 강에서 펌프로 물을 끌어올리고 수 차례 드론을 띄워 올리며 여덟 시간 이상 사투를 벌인 끝에 진화에 성공해 서쪽 정면과 두 개의 종탑, 외벽 등은 구할 수 있었다고 16일 보도했다.

소방대원들이 화재가 발생한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분주히 작업하고 있다. 이날 화재는 대성당 지붕을 집어 삼켰고, 프랑스를 비롯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단시간 화재 진압이 어려웠던 이유는 성당 지붕을 지탱하고 있던 목재보에 일단 불이 붙자 화재 근원지로 진입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또한 천장이 높아서 목재와 산소가 지속적인 연료로 작용해 진압 작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게다가 높은 천장으로 열기가 올라가면서 일종의 굴뚝 역할을 해 소방 헬리콥터가 접근하기도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클로드 갈레 파리시 소방청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공중 살수는 건물 구조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 심각한 위험이 있어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소방대원들이 물을 뿌리며 연기를 잠재우고 있지만, 성당 내부에 몇 개의 불씨가 아직 남아 있으므로 구조물의 상태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로랑 뉘네 프랑스 내무차관이 전했다.

갈레 소방청장은 “주요 구조물은 보존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고, 프랑크 리스터 문화부 장관은 “프랑스의 심장이 붕괴될 뻔 했다”고 말했다.

갈레 청장은 현재 가장 중요한 작업은 성당 내부 온도를 낮추는 것이라며 완전 진화까지는 몇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불길에 휩싸인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CNN은 진화 후 성당 내부 사진을 본 전문가를 인용, “(주요 구조물 등이 남아 있어) 재건이 상당히 희망적”이라며 “역사상 기록될 훌륭한 진화 작업”이었다고 평가했다.

리스터 장관은 성당 내부로 진입한 소방관들이 상당수 유물들을 구해냈지만, 여전히 일부 작품들이 남아 있어 연기와 물에 의한 피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첨탑과 지붕이 무너지면서 진화 작업은 서쪽 종탑과 귀중한 유물들이 있는 건물 뒤쪽을 불길로부터 보호하는 데 집중됐다.

이 덕분에 가시면류관과 프랑스 루이 왕이 입었던 튜닉, 성십자가, 거룩한 못 등 귀중한 유물 등을 화재 현장에서 구조할 수 있었다고 파트리크 쇼베 노트르담 성당 주임 신부가 전했다.

하지만 수백년 된 목재로 이뤄진 13세기 지붕 구조물은 소실됐고, 역시 800년 이상 된 목재로 이뤄진 내부 구조물도 대부분 붕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딕양식을 대표하는 96m 높이의 첨탑도 무너졌다.

또한 노트르담 성당의 가장 유명한 유물인 ‘장미 창’ 스테인드글라스의 상태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고열로 유리 창이 손상되고 패널을 고정시키는 납이 녹았다는 파리 대교구 관계자의 말을 전하며 ‘장미 창’의 소실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1980년과 1990년 대성당 재건을 맡았던 베르나르 퐁케르니는 “석조 아치 천장이 방화벽 역할을 했을 것”이라며 보존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파리 검찰은 즉각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 소식통에 따르면, 검찰은 방화 가능성보다 사고 당시 진행 중이던 보수 작업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밤새 수백 명의 인파가 센 강변에서 화재 장면을 지켜보며 기도를 올리고 함께 합창을 하며 진화를 응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재건을 약속하며, “노트르담 성당의 재건은 프랑스의 운명이고 향후 몇 년 간 프랑스 전체의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프랑스 유물 보호 자선단체인 문화재 재단(Fondation du Patrimoine)은 노트르담 재건에 수억 유로가 필요할 것이라며 국제적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프랑스에서 가장 부유한 두 명으로 꼽히는 프랑소와 앙리 피노 케어링 그룹 최고경영자(CEO)와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에네시(LVMH) 회장이 각각 1억유로(약 1284억원)와 2억유로(약 2568억원)의 기부를 약속했다.

 

15일(현지시간) 사람들이 몽마르뜨 언덕에서 화재가 발생한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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