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핌] 남동현 기자 = 부산시는 산업통상자원부, 울산시, 경북도, 한국수력원자력과 협력해 수백조원 규모의 세계 원전해체시장 선점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부산시는 15일 오후 2시 30분 국내 최초로 해체예정 원전고리1호기 현장에서 '원전해체연구소 설립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과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정재훈 한국수력자원력 사장, 최인호 의원 등 국회의원, 원자력연구원 등 전문기업·연구기관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업무협약에서는 부산, 울산 경계 일원에는 원전해체연구소 본원을 설립하고, 중수로 원전 4기가 위치한 경주에는 가칭 중수로해체기술원을 설립하기로 발표하고 상호 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왼쪽 세 번째)이 15일 오후 2시 30분 고리1호기 현장에서 원전해체연구소 설립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부산시] 2019.4.15. |
원전해체연구소는 원전해체산업의 구심점으로서 영구정지된 고리1호기 등을 안전하게 해체하기 위한 기술개발과 상용화 및 실증을 위한 테스트베드, 인력양성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원자로 모형(Mock-up), 제염성능 평가시설, 절단설비 등 핵심장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동남권 등 원전지역 소재 원전기업의 해체산업 참여를 지원하고, 지역별 기업지원기관, 대학교, 연구기관 등과도 적극 협력하여 동남권 지역 원전해체산업 육성의 허브(Hub)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연구소 준공 전이라도 원전해체 참여희망 기업을 지원하고 원전해체를 사전 준비할 수 있도록 연구소 설립준비단을 다음 달 중 출범시켜 연구소 설립준비 및 인력선발, 장비구입, 기술실증 등 연구소 역할 일부를 조기에 수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협약식에 이어 산업부 장관 주재로 원전해체산업 육성방안에 대해 민·관 산학연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간담회도 열렸다.
간담회에서 참가자들은 원전해체 분야가 초기 시장이고, 절대적 강자가 없는 만큼 열심히 노력하면 국내 기술과 산업역량을 활용해 국내 노후 원전의 안전한 해체는 물론이고 해외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부는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 등을 참고해 원전해체연구소 설립방안을 포함한 원전해체산업 육성전략을 향후 최종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그간 부산 지역에서는 원전해체연구소를 유치하기 위해 2014년 결의 및 서명운동에 10만명의 시민이 동참하는 등 국내 최초 해체원전인 고리1호기의 안전한 해체를 위한 기술개발과 산업 육성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왔었다.
원전해체연구소 유치로 부산지역에는 절단, 제염 등 연관산업 신규 일자리 창출과 연구소 인근 원전해체 기업 집적화, 지역 기업의 해체산업 초기시장 참여기회 확대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 등의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부산은 원전해체 경험이 있는 미국 국립아르곤연구소와 2018년 원전해체분야 업무협약을 맺고, 부산대학교와 원전해체 전문 인력양성 교육과정을 개설해 연 20명씩 인력양성을 하고 있으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동남지역본부와 지역 원전해체 전문기업에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2018년 7월 기준 전세계 675기 원전 중 영구정지 원전은 166기이고 이중 미국(16), 독일(3), 일본(1), 스위스(1)의 21기만 해체가 완료됐다.
국내의 경우 2030년까지 원전 12기가 수명을 다하게 되며, 원전 1기 해체 비용을 7515억원(2017년 기준) 정도로 산정할 경우 약 10조원 정도의 국내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2050년까지 440조원 규모의 세계 원전 해체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부산시는 원전해체산업 활성화를 위하여 부산상공회의소, 부산테크노파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동남지역본부, 한국기계연구원, 부산대 등 부산지역 유관기관과 원전해체산업 육성 세미나, 워크숍 등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국수력원자력, 원전기업지원센터 등과 원전해체산업 진출 지원을 위해 지역기업 대상 간담회 등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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