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D램 가격 11% 뚝...낸드 가격도 21% 하락
"올 상반기까지 하락세 불가피...하반기부터 회복 기대"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어닝 쇼크 성적표를 냈다. 지난 2년간 이어진 메모리 반도체 슈퍼호황이 꺾이면서 실적 타격을 입은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4조4301억원, 매출액 9조9381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분기(6조4724억원)보다 31.6%나 감소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4조4658억원)과 비교하면 0.8% 줄었다.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같은 실적은 증권업계에서 예상했던 수준 5조945억원에 크게 못미치는 실적이다.
매출액 또한 최대치를 보였던 전분기(11조4168억원)보다 13% 줄었다. 다만 지난해(9조276억원)보다는 10.1% 늘었다. 순이익은 법인세 비용 등을 반영해 전 분기 대비 28% 감소한 3조3979억 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이같은 실적 하락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시화된 메모리 수요 둔화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극심했던 공급부족 상황이 해소되면서 호황기를 맞았던 시장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4분기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2% 감소했고, 평균판매가격은 11% 하락했다.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10% 증가했으나, 평균판매가격은 21%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이같은 상황이 올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향후 메모리 시장이 IT 전반의 수요 둔화,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성장률 감소가 불가피하다"면서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D램은 당분간 서버용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나, 하반기부터는 16기가비트(Gb) 기반 제품을 지원하는 신규 서버 플랫폼 출시로 고용량 D램 모듈 수요가 늘어나며 고객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멀티플(Multiple) 카메라 채용 등 고사양 모바일 제품 출시도 기기당 모바일 D램 탑재량 증가세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플래시는 낮아진 가격에 따른 고용량 제품 판매증가가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용 SSD(Client SSD)와 기업용 SSD(Enterprise SSD) 시장 모두 고용량 제품 채용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고객과 고부가가치 제품, 첨단기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D램에서는 16Gb DDR4 제품의 고객을 확대해 서버 고객의 고용량 D램 모듈 채용을 이끌어내고, 성장성이 높은 HBM2와 GDDR6 제품의 고객 인증 범위를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미세공정 기술 전환 중심으로 생산을 전개하기 위해 1세대 10나노급(1X) 비중을 확대하는 동시에 2세대 10나노급(1Y) 제품의 안정적 양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낸드플래시는 72단 3D 낸드를 기반으로 기업용 SSD와 모바일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96단 4D 낸드도 적기 양산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으로는 사상 최대 성적을 올렸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1.9% 증가한 20조8438억원이다. 매출액은 40조4451억원으로 같은 기간 34.3% 늘었다. 순이익 15조5400억 원으로 46% 늘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