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은나래 기자 = 최근 중국 5성급 호텔 객실 청소원들이 좌변기를 닦던 걸레로 세면대는 물론 심지어 객실의 다기와 물컵 까지 닦는 영상이 공개 돼 논란이 일고 있다.
공개된 영상에는 하루 숙박비가 2000 위안(약 32만원)에서 5000 위안(약 81만원)에 달하는 중국 5성급 호텔의 충격적인 위생관리가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문제가 된 호텔은 푸저우(福州) 샹그릴라 호텔을 비롯한 10곳이 넘었다.
투숙객이 쓰고 남긴 샴푸를 이용해 세면기와 객실 내 커피잔을 닦는 모습뿐만 아니라 쓰레기통에서 종이로 된 일회용 컵 덮개를 직접 꺼내 다시 재사용하는 장면, 좌변기 청소용 솔로 물컵과 다기를 닦는 영상 등은 수많은 네티즌의 공분을 샀다.
하루 투숙비 2000위안(약 32만원)인 푸저우(福州) 샹그릴라 호텔 [사진=남방도시보] |
베이징 파크하얏트 호텔 [사진=남방도시보] |
호텔 내 비치된 수건을 좌변기 물로 세척한 뒤 화장실 바닥을 닦거나, 더러운 호텔 객실 바닥 위에 베드 이불과 베개를 내려놓더니 세척도 하지 않고 다시 사용하는 영상도 담겼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5성급 호텔의 실체가 이럴진데, 하물며 4성급 이하 호텔은 더 말해 무엇하냐"며 화를 감추지 못했다.
푸저우 샹그릴라 호텔 측은 논란이 거세지자 그 즉시 사과문을 발표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베이징 파크하얏트 호텔도 “앞으로 관리 감독을 더욱 강화하고, 호텔 위생 기준을 높이겠다”며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사실 중국 5성급 호텔의 위생관리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9월 화주(華住)그룹 산하 포시즌 호텔 직원이 투숙객이 사용하는 수건으로 변기를 닦는 영상이 공개 되어 한바탕 곤욕을 치른 바 있다. 하지만 사건 발생 후 2달도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위생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펑칭(彭青) 중산(中山)대학 여행학과 교수이자 호텔관리 전문가는 “외국계 유명 호텔 체인점이 중국에 잇달아 오픈하면서, 인력자원 부족과 관리감독 소홀이 오늘날의 사태를 낳았다”고 말하며 “호텔업계 투자자들끼리 서로 추구하는 이익이 다르고, 호텔업에 대한 과도한 투자 쏠림 현상이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호텔 내부의 관리감독이나 직원 소양교육에 신경쓰기 보다는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으로 이슈 생성에만 몰두하는 모양새다.
자오환옌(趙煥火) 화메이(華美)컨설팅 기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선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한 명의 직원에게 할당된 업무량이 과다한 것도 이런 사태를 일으킨 주요 원인이다”라고 설명했다.
광저우에 위치한 4성급 호텔에서 근무하는 우(吳) 모 씨는 “혼자 하루에 평균 23개의 객실을 청소다”며 “손님이 퇴실한 객실을 배정받을 경우, 한 객실 청소에만 2~3시간 걸릴 때도 많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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