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동성 공급, 기업 자사주 매입 증시에 호재
[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중국 증시가 경기하강 압박과 무역전쟁이라는 '내우외환'에도 회생할 수 있을까. A주 시장은 지난 1월 고점 3559.47 포인트를 기록한 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10월 중 4년이래 최저치인 2486.42포인트까지 주저앉은 후 2600포인트 선에서 횡보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최근 대규모 이탈 현상을 보였던 북상자금(北上資金)의 재상륙, 당국의 유동성 투입 등 호재에 증시가 반등하면서 A주 시장이 다시 상승 랠리에 진입할 지 여부에 투자자들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상자금, 정부 기금 증시의 ‘구원투수’ 될까
10월 들어 외국 투자자들의 자금이 증시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투자자들의 A주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됐다. 다만 10월 말 부터 북상자금(北上資金)이 대거 재유입되면서 증시도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매체 둥팡차이푸(東方財富)에 따르면, 상하이종합지수는 10월 한달 간 8.98% 급락하면서 북상자금의 순유출 규모는 143억 700만위안에 달했다. 다만 29일부터 북상자금은 순유입상태로 전환되면서 31일 하루 동안 해외 투자자들은 약 57억 위안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 같은 해외 자금은 지난 6월 A주 시장의 MSCI 지수 편입후 최대 규모로, 이날 상승장을 견인하는데 일조했다. 더불어 31일 외국 투자자들은 10월 중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600519.SH),헝루이의약(恒瑞醫藥 600276.SH) 등 우량주들을 대량 재매수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구이저우마오타이의 경우 해외 투자자들이 지난 31일 12억 7300위안어치의 주식을 쓸어담으며 연내 최고 거래량을 경신했다. 또 같은날 외국 기관은 2억 3300만위안 규모의 헝루이의약 주식을 사들였다.
10월 들어 해외 투자자들은 중국에서 발을 뺀다는 인상을 줄 정도로 대거 주식을 팔아치웠다. 최근 한달 간 북상자금의 주식 매도 규모는 100억 위안을 넘어서면서 201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런 북상자금 유출 현상은 위안화 절하세를 가중시키는 한편, 증시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태평양(太平洋) 증권은 위안화 환율 ‘1달러=7위안’대에 진입하면, 대형 우량주의 가격도 폭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불확실성으로 10월 중 백주, 의료 섹터의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매도 증가세는 뚜렷해졌다.
외국 기관들은 또 A주 상장사의 유동성 긴축 사태 추이도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신(中信) 증권은 “해외기관들이 당국의 주식담보대출 관련 대책을 호재로 보고 있다”며 “올해 전체 북상자금의 유출입 동향을 보면 해외 자금이 여전히 중국 증시에 유입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외 기관투자자인 AMP 캐피탈 인베스터스의 네이더 나에미(Nader Naeimi) 투자전략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증시의 펀더멘털에는 문제가 없다”며 “ 다만 디레버레징 추세속에 무역전쟁과 같은 악재로 투자자들이 증시에 대한 자신감이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 정부의 감세 등 경기부양책은 소비재 종목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정부 산하 기금 및 지방정부의 자금 수혈도 증시에 호재로 꼽힌다.
중국 국무원 인사부(人社部)는 지난 31일 “ 양로보험기금(老保險金) 자금 중 4166억위안의 증시 투입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올 9월까지 총 1435억위안의 자금이 이미 증시에 유입됐다”고 밝혔다.
같은날 증감회(證監會)도 성명을 통해 “각종 사회보험 기금들은 기관투자자로서 장기·가치투자를 지향하며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전(深圳), 청두(成都), 베이징(北京) 등 10여개 지방 정부도 총 1000여억 위안의 자금을 투입해 증시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증권시보(證券時報)에 따르면, 선전시는 지역 상장사를 위해 특별전담팀을 구성하는 한편 수백억 위안에 달하는 기금을 조성했다. 선전시는 마련된 기금을 채권과 주식에 투자해 선전 소재 상장사들의 주식담보대출에 따른 리스크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A주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열풍도 투심 회복에 일정부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10월 19일 기준 중국 상장사 중 자사주를 매입한 기업은 총 564개 업체에 달했다. 또 같은 기간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 및 횟수는 각각 295억 위안, 788회를 기록했다.
각 기관들은 대체로 유동성이 풍부한 업체들의 자사주 매입은 증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해통(海通) 증권은 “A주 상장사들의 주가가 미국 주식에 비해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며 “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가 상승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전했다.
동방(東方)증권은 “상장사들의 정기적인 자사주 매입 추세로 상승장 전환의 초석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