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 넘어선 화합의 장... 북한 주민도 뜨거운 박수
북한 장명진 감독 “한 민족과 형제의 정 느낀 경기”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모두가 하나였다.
남북 통일 농구 선수들은 4일 북한 평양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15년만의 남북 농구 경기를 펼쳤다. 이날 여자부 혼합경기를 시작으로 남자 혼합 경기가 함께 열렸다. 5일은 남녀부 친선전이 열린다.
북한 주민들은 1만2000석의 좌석을 가득 메웠다. 빨강, 파랑, 노랑 풍선을 흔들며 웃음 띤 얼굴로 지켜봤다. 승패를 떠나 남북 화해 분위기속에 성사된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줬다. 경기는 FIBA(국제농구연맹) 규정에 따랐고 심판도 국제 룰에 따라 3심제로 진행됐다.
[평양=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여자 ‘평화’팀과 ‘번영’팀의 혼합경기를 평양 주민들이 관람하며 응원하고 있다. 2018.07.04 |
[평양=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여자 ‘평화’팀과 ‘번영’팀이 혼합경기에서 점프볼을 하고 있다. 2018.07.04 |
2쿼터서는 취주악단의 공연이 함께했다. '고향의 봄' '옹헤야', '쾌지나 칭칭나네' '소양강 처녀' 등이 울려 퍼졌다. 번영팀이 103대 102로 승리했다. 북측 로숙영과 남측 김한별이 18점씩을 올렸고 평화팀에서는 북한 리정옥이 28점으로 최다 득점을 올렸다. 키 2m5㎝인 만15세 박진아는 교체 선수로 출전해 7점을 넣었다
여자팀은 번영팀과 평화팀으로 나눴다. 번영팀은 이문규 남측 대표팀 감독과 정성심 북측 대표팀 코치가, 평화팀은 장명진 북측 대표팀 감독과 하숙례 남측 대표팀 코치가 이끌었다.
번영팀 선수로는 박혜진(우리은행), 박지현(숭의여고), 김한별(삼성생명), 염윤아(KB스타즈), 강이슬(하나은행), 곽주영(신한은행)이 남측 대표로 북측 선수로는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컨 득점왕 센터 로숙영과 함께 장미경, 김혜연, 박옥경, 정순화, 고은경이 코트를 누볐다.
평화팀에는 박하나(삼성생명) 임영희(우리은행) 심성영(KB스타즈) 고아라(하나은행) 최은실(우리은행) 김소담(WKBL)과 북측 리정옥 박진아 김류정 김은정 홍련아 공수연 등이 뛰었다.
남자 혼합경기에서는 사이좋게 무승부를 기록했다. 평화팀(허재 감독·안용빈 코치)과 번영팀(리덕철 감독·김상식 코치)은 102대 102로 비겼다. 평화팀으로 뛴 남측 귀화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29·모비스)는 등에 '라건아'라고 새긴 유니폼을 입고 출전, 6점을 성공시켰다.
장명진 북측 농구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북과 남이 한 자리에 모여 경기를 치르니 감회가 새로웠다. 경기 전 호흡을 맞춰보지도, 뛰어보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이렇게 잘 맞는 것을 보면 '한 민족의 핏줄이 정말 대단하구나'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오늘 경기를 통해 형제의 정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하나가 된다면 모든 팀 상대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경기는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열린 첫 남북 체육교류이다. 남북은 8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단일팀을 출전도 이미 결정했다. 남북농구 팀은 5일 열리는 친선전 이후 훈현 합류 인원과 시기를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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