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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에 또 ‘일베 엠블럼’... 실수라고 하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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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연세대 교육대학원 원우회 공고문 ‘일베엠블럼’
원우회 측 “포털사이트서 고화질 찾다가 실수했을 뿐”
전문가들 "일베 문화 퍼질수록 양육강식 논리 정당화"

[서울=뉴스핌] 김준희 김범준 기자 =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원우회가 회장단 당선공고를 내면서 연세대 엠블럼이 아닌 '일베'(일간베스트 온라인 커뮤니티) 조작 이미지를 사용한 뒤 급하게 교체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원우회 측은 ‘시간에 쫒겨’ 학교 홈페이지가 아닌 포털 사이트를 통해 이미지를 다운받다 실수가 생겼다고 해명했지만,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할만큼 조롱섞인 일베의 이데올로기가 인터넷 곳곳에 덫처럼 퍼져있어 사회갈등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기 학교 문장도 확인안한 연세대 대학원생들 

해당 공고문은 지난 5일 교육대학원 정문에 붙었다 “엠블럼이 이상하다”는 학생들의 제보로 발견됐다.

정상적인 연세대 로고는 동그란 원 안에 ‘연세’의 초성인 ‘이응(ㅇ)’과 ‘시옷(ㅅ)’이 세로 순으로 들어있다. 그러나 일베에서 조작한 이미지엔 ‘시옷(ㅅ)’ 대신 일베의 ‘비읍(ㅂ)’이 그려져 있다.

원우회는 7일 엠블럼 수정 절차를 거쳐 재공고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워터마크로 넣을만한 고화질 이미지를 찾다 생긴 해프닝이었다. 하지만 대학원생들이 공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다운받은 이미지를 쓰면서 이상 유무를 확인하지 않고 공식 공고문까지 낸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교육대학원 로비에서 만난 한 남학생은 “금방 발견돼서 다행”이라면서도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는 건 문제 아니냐”고 반문했다.

'일베 엠블럼' 사용으로 논란이 된 연세대 교육대학원 원우회 공고문. 원우회는 지난 5일 교육대학원 정문에 붙인 공고문(왼쪽)에 '일베 엠블럼'이 사용됐다며 논란이 일자 7일 수정된 공고문(오른쪽)을 재부착했다. zunii@newspim.com 2018.06.12 <좌측=블라인드 앱, 우측=김준희기자>

대학 공식 로고 대신 일베 조작 이미지가 사용된 건 하루이틀이 아니다.

2013년에도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가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하며 일베 조작 엠블럼을 사용해 파문이 일었다. 이듬해인 2014년 한국외국어대학교는 ‘2015학년도 대학입시전형계획’ 홍보자료를 만들며 일베에서 만든 연세대 이미지를 사용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밖에도 최근까지 MBC와 SBS플러스, MBN 등 방송사에서 ‘일베 로고’과 ‘일베에서 만든 합성 사진’ 등을 무분별하게 사용해 지탄을 받았다.

◆'일베 논란' 뒤에 물든 '일베 문화'

이들의 공통적인 입장은 ‘실수’다. 고화질 사진을 찾기 위해 포털에서 잘못된 이미지를 다운받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일베 이용자들이 만든 주요 대학 합성 엠블럼은 고화질 대형 이미지 파일(999 x 909 픽셀)로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 다운 받은 이미지 파일을 사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가능하면 공식 절차를 통해 이미지를 구하는 등 ‘청정 이미지’ 관리가 요구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회학자는 “일베 문화는 풍자와 조롱에 뿌리를 둔 일종의 놀이 문화”라며 “이들이 재미를 위해 놓은 덫들이 굉장히 많이 퍼져 있어 잡아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베를 경계할수록 그들의 덫은 고묘해질 것”이라며 “이미지 활용과 관련해 사용자들이 세심히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반복되는 ‘일베 논란’ 뒤엔 한국 사회에 물든 ‘일베 문화’가 존재한다는 분석도 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그동안 일베에 대한 비난도 많았지만 사회적 자정이 덜 됐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기본권을 무시하는 등 사회적 갈등 구조가 커지는 사회 현상과 일베 문화의 확산이 함께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임 교수는 “일베 문화가 더 퍼지면 양육강식의 논리를 정당화하며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사회가 일베의 혐오 발언 등에 대응하며 ‘안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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