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 변호인, '무고 및 명예훼손 혐의' 양예원씨 고소
대검 "성폭력 확정전까지 무고죄 수사는 중단" 지시
성폭력 사건 공익성 고려 명예훼손 인정 않는 ‘위법성 조각 사유' 강조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스튜디오 비공개촬영회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스튜디오 실장 정모(42)씨가 자신을 고소한 유튜버 양예원(24)씨를 무고 등 혐의로 검찰에 맞고소했다.
이번 맞고소는 이틀전 대검이 성폭력 사건 확정 전까지 무고죄 수사는 중단하라고 지시하는 동시에 성폭력 사건에 대해 공익성을 고려해 명예훼손죄를 인정 않는 ‘위법성 조각 사유'을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정씨 측 법률 대리인들은 이날 오후 3시께 무고 및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등 혐의로 양씨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서부지검에 제출했다.
그 동안 정씨는 양씨가 제기한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다. 신체 노출이 있는 사진을 찍은 건 사실이지만 성추행이나 협박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정씨는 3년 전 양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복구해 지난 25일 언론에 공개했다. 양씨가 먼저 스튜디오 측에 일거리를 요구하는 정황이 담긴 자료였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해당 카카오톡 자료는) 진위 여부도 모르고 경찰에 증거로 제출되지도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주 중 양씨를 다시 불러 카카오톡 대화 관련 경위를 묻는 등 추가 피해자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서울 서부지검 건물 2018.05.28 zunii@newspim.com <사진 = 김준희 기자> |
한편 정씨의 고소장 제출에도 현재 경찰 수사 방향엔 크게 변화가 없으리란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대검은 지난 28일 성폭력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기 전까지 무고죄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는 내용을 담아 성폭력 수사매뉴얼을 개정했다.
대검은 또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렸다가 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고발된 사건의 경우 공익성을 고려해 명예훼손죄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이른바 ‘위법성 조각 사유'에 해당하는지도 면밀히 검토하라고 전국 59개 성범죄 조사부서에 지시했다.
최근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으로 성범죄 피해자들이 용기 있게 피해 사실을 알리려 하다가도 가해자의 맞고소에 따른 2차 피해 우려로 신고를 주저하는 현실을 반영한 결과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
또한 최근 검찰 등에 따르면 스튜디오 실장 정씨에게는 동종 범죄 전력이 2건 더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스튜디오에서 비공개 촬영회를 진행하며 여성 모델의 신체를 만진 혐의로 지난 8일 벌금 300만원에 약식 기소됐다.
지난 2008년에도 한 스튜디오에서 유사한 범죄를 저질러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은 후 검찰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현재 정씨가 주선한 비공개 촬영회에서 성추행과 협박 등 양씨와 비슷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여성은 6명까지 늘어났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