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20억 고객 확보, 글로벌 1위 공유업체 목표
완성차와 손잡고 연맹 구축, 자동차 생태계 주도 야심
[뉴스핌=이동현기자] ‘중국판 우버’로 불렸던 중국의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이 우버(Uber)를 넘어 10년내 글로벌 최대 차량공유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선포했다.
복수의 중국매체에 따르면, 디디추싱의 CEO 청웨이(程維)는 지난 24일 “신에너지차 1000만대를 공유 차량으로 활용할 것이다”고 밝힌 뒤 “앞으로 10년내 전세계 20억 고객을 확보해 세계 최대 공유차 업체로 도약하겠다” 며 해외시장 제패에 강한 집념을 드러냈다.
디디추싱은 지난 2016년 우버차이나를 합병하며 중국 시장을 평정한 후 해외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 업체는 동남아 차량공유업체 그랩(Grab)을 시작으로 미국의 리프트, 인도의 올라 등 각국의 차량공유업체에 잇따라 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디디추싱은 최근 우버(Uber)의 아성으로 여겨졌던 북미 시장인 멕시코에 자체 브랜드로 차량공유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우버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도전장을 던졌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디디추싱의 차량공유 서비스 제공규모는 74억회를 기록, 우버(40억회)를 훌쩍 넘어섰다. 또 디디추싱은 연내 IPO 추진을 계획중이고 현재 기업가치는 700~800억 달러로 추산된다.
멕시코 현지의 디디 영업본부<사진=바이두> |
◆북미 시장 진출 본격화,브라질업체 인수로 남미시장 교두보 마련
멕시코의 멕시코주 주도(州都) 툴루카(Toluca). 이 곳에서 디디추싱은 지난 4월 23일 해외에서 처음으로 자체 브랜드로 차량공유서비스를 출시, 글로벌 시장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디디추싱은 툴루카를 기점으로 연내 멕시코 전역으로 서비스 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디디추싱이 멕시코를 선택한 배경으로 차량공유앱 침투율이 낮아 향후 성장잠재력이 높은 점이 한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멕세코에는 우버와 스페인 업체 캐비파이(Cabify) 등 업체가 진출해 있다. 우버의 멕시코 회원수는 700만명에 달하고, 수도인 멕시코 시티는 우버의 세계 3대 시장으로 꼽힐 만큼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디디추싱은 이미 입지를 다진 우버에 맞서 차별화된 서비스로 정면 승부를 하겠다는 것. 이 업체는 탑승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모바일 앱에서 긴급 구조 및 운행정보 공유 등 치안이 불안한 현지 사정을 고려한 차별화된 서비스기능을 마련했다. 디디추싱은 4월초 멕시코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운전기사 모집 및 현지화 앱 출시 등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위한 제반 작업을 진행해왔다.
앞서 올해 1월 디디추싱은 브라질 최대 차량공유업체 99Taxis를 전격 인수했다. 디디추싱은 99 택시(Taxis)를 손에 넣은 동시에 3억 달러를 추가 출자, 현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밝혔다.
지난 2012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설립된 99 택시는 브라질 400여개 도시에서 차량공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30만명의 기사와 14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더불어 이 업체는 99Pop(자가용), 99Taxi(일반 택시), 99Top(프리미엄 차량)의 3종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디디추싱은 각국 차량공유 업체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을 통해 제휴를 강화하는 등 글로벌 전역에서 ‘광폭행보’를 보여왔다.
디디추싱은 지분 인수 형식으로 우버(Uber), 그랩(Grab). 리프트(Lyft), 올라(Ola), 택시파이(Taxify), 카림(Careem) 등 글로벌 주요 차량공유 업체와 제휴 관계를 구축했다.
한편 디디추싱은 일본 소프트뱅크(Soft Bank)와 손을 잡고 합작사를 설립,연내 일본 택시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오사카,도쿄,후쿠오카,교토 등 일본 주요 도시에서 연내 시범운영을 시작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디디추싱 자동차 생태계 선점 야심
지난 4월 24일 중국 자동차업계를 대표하는 기라성 같은 수장이 베이징의 한 호텔에 모였다. 이 자리에는 BYD의 왕촨푸(王傳福) 회장, 전기차 유니콘 웨이라이(蔚來)의 설립자 리빈(李斌) 등 31개 중국 자동차 업계 경영인이 참석했다.
이 모임을 주최한 주인공은 다름아닌 디디추싱의 CEO 청웨이(程維). 청웨이는 이 자리에서 차량공유업체의 대표로서 자동차 업계와 훙류연맹(洪流聯盟)구축을 선포했다.
전문가들은 디디추싱의 연맹구축과 관련, ”이는 디디추싱이 단순한 공유업체가 아닌 자동차 업계를 좌우하는 '게임 체인저’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다”고 언급했다.
훙류연맹 구축을 발표하는 디디추싱의 CEO 청웨이<사진=바이두> |
청웨이는 이 자리에서 “완성차 업계와 공동으로 차량플랫폼 구축을 통해 1000만대의 친환경차를 운용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 무인자동차, 스마트 교통 등 미래차 분야에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며 디디추싱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중국매체 소후(搜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디디추싱은 현재 26만대의 신에너지차를 운용하고 있다. 이는 2017년 전체 신에너지 차량 판매의 1/3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디디추싱은 오는 2020년까지 100만대의 신에너지차를 차량공유사업에 활용할 것이라는 목표를 밝혔다.
청웨이는 또 “ 미래에는 전문적인 차량플랫폼이 모든 차량 수요를 충족시킬 것이다”며 ”공유플랫폼을 위한 맞춤형 차량 생산 및 애프터 서비스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완성차 업계와 공유 차량용 신에너지차 생산을 위한 표준 제정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면서도 “디디추싱이 직접 자동차 제조분야에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한편 디디추싱(滴滴出行)은 독일의 폭스바겐과 손을 잡고 중국에 합작사를 구축할 계획이다.
양사간 협의 내용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공유자동차 사업을 위해 10만대의 신차를 디디추싱에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합작사 2/3의 차량은 폭스바겐의 승용차로 채워지고 나머지 차량은 폭스바겐과 디디추싱이 공동으로 구매할 예정이다.
폭스바겐의 고위급 관계자는 “양사는 자동차 공유사업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및 무인자동차 등 미래 자동차 분야 전반에 걸쳐 폭넓게 협력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동현 기자(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