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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인과 7분] 돌아온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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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의 양육 거부권, 사돈에겐 서글픈 금메달

 [서울=뉴스핌] 박종인 상무= 강 너머가 한눈에 들어온다. '남산이 이리 가깝나' 싶다.

 모처럼 미세먼지 없는 강변. 환경 못지않게 심신도 양호하다.

 우선 10시 넘게까지 푹 잔 게 주효했다.

 몇 주째 숙취로 지끈대며 어깨 밑에서 덜렁대던 머리가 오랜만에 정상으로 돌아와 목 위에 잘 앉아있는 느낌이다.

 '그래, 이 기분이야, 이 맛에 술을 참는 거야'

 평생 찌질하게 살아 도저히 접근이 힘들었던 궁극의 맑음에 잠시나마 다가서 보는 것이다. 숙면도 숙면이지만 속을 비운 덕이 컸다. 엊저녁 7시부터 근 15시간 곡기를 끊었더니 몸이 놀랍게 가볍다.

 깨끗한 대기에 상쾌한 강바람, 맑은 머리에 깨끗한 뱃속. 좀 더 노력하면 새처럼 강 위를 날 수도 있으련만. 날지는 못해도 두서너 시간 너끈히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우리 부부는 강변을 걷고 있었다.

 

 ◆ '아는 형님' 부부와의 조우

 그러다 그 형님 부부를 만난 것이다. 그들은 걷는 대신 자전거를 타는 중이다. 이미 저 멀리까지 다녀왔다며 벤치에 앉아 있다.

 그 형은 우리 시대 드문 선각자다. 일치감치 40대에 잘나가던 은행생활 정리하고 벤처제조업에 뛰어들어 한 두 차례 실패는 맛봤지만 끝내 IPO로 큰 자산을 축적하고 이제는 돌아와 유유히 자전거를 타고 있다.

 오랜만에 만난 터라 시국점검이 뒤따랐다. 동시대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일종의 싱크로 작업.

 먼저 최대현안인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가장 큰 리스크로 언론의 과민반응에 격하게 공감했다.

 두 번째는 '집단지성'과 '댓글', 이 때부터 공감보다 논쟁이 잦아진다.

 공무원이 하면 조작이고 민간인이 하면 장난인가?  집단지성을 길어 올리는 지식의 바다인가?  집단이 배설한 오욕의 쓰레기장인가?  지식인의 지적 산책을 위한 회랑인가?  여론 장사꾼의 더러운 복마전인가?

 우리는 '갑질과 미투가 정치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은 손도 못 댄 채 시간에 쫓겨 헤어져야 했다.

 

◆'딸-딸'이 동메달로 전락한 이유

 우리 부부는 흙이 깔린 도보로, 형님네는 아스팔트가 깔린 자전거 도로로. 몇 걸음 걷던 중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래서 물었다.

 "근데 여성 두 분은 무슨 대화를 나눴나?"

 알쏭달쏭한 답이 돌아왔다.

 "돌아온 금메달이라고 들어봤어?"

 아니 갑자기 웬 금메달, 그것도 돌아온 금메달이라니. 평창올림픽 끝난 게 언제라고 철지난 동계 스포츠 얘기를 한 걸까?

 그러나 올림픽이 아니었다. 이 시대 어머니들의 슬픈 이야기였다.

 그 형수님은 요즘 무릎 관절에 물이 차서 고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틈틈이 자전거를 타는 이유도 무릎 근육을 보강하기 위한 것이고.

 원인은 함께 사는 큰 딸의 아이. 그러니까 외손녀 돌보느라 무릎에 고장 난 것이다.

 슬하에 '딸-딸-아들'을 둔 덕에 한 때 막강 금메달로 불렸으나 이제는 은메달도 아닌 동메달로 전락했다는 하소연이었다.

 

◆ 딸 부모의 서글픈 금메달

 그 바람에 우리가 졸지에 '돌아온 금메달'이 됐다는 것인데. 그게 무슨 사연일까.

 그러고 보니 우리도 한때 금메달로 불렸던 기억이 있다. 1997년 어느 봄날 첫째에 이어 두 번째 아들을 낳았을 무렵. 태아 성감별이 이슈였던 시절. 산모와 그 시부모 성화에 못 이겨 삼신할미의 영역을 침범한 부인과 의사가 구속되기도 했던 엄혹한 시절.

 그러나 그도 잠시. 21세기가 열리자 세상은 여성을 중심으로 돌기 시작했다.

 '아들-아들' 부모는 '딸-아들' 또는 '아들-딸' 부모에 자리를 내주고, 곧이어 '딸-딸'이 금메달로 등극한 것이다.


 "돌아온 금메달? 일견 맞기는 한데 뭐 그리 대단한 건 아니니 큰 기대는 말고"

 며칠 뒤 의기양양해서 연신 침을 튀어가며 새로운 트렌드를 신나게 읊어대는 나에게 역시 한 바퀴 빙 돌아 다시 금메달로 돌아온 한 친구가 이런 충고를 남겼다.

 "우리에겐 딱 한 번의 선택권이 있어, 뭐냐면 아들 부부가 애를 맡아 키워줄 수 있냐고 물어볼 때 못한다고 거부할 수 있는 권리 말이야"

 시부모가 양육을 거부할 경우 딸 부모가 어쩔 수 없이 양육을 떠맡게 되는데 그 결정적 거부권으로 서글픈 금메달의 향방이 엇갈린다는 것이다.

 '세상은 돌고 돈다'는 옛말이 너무 잘 들어맞아 등에서 땀이 나는 요즘이다.

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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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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