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정책위, 23일 국회서 삼성증권 사태 관련 간담회 열어
"우리 주식시스템 심각한 결함" 일제히 지적
소액주주는 공매도와 연결짓기도..당국은 선그어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112조원 규모 우리사주 배당사고를 일으킨 삼성증권과 경고음이 울리지 않았던 우리 주식거래시스템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 논의하는 토론회가 23일 국회서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정치인들과 소액주주 대표들은 한 목소리로 이번 사태가 삼성증권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주식시스템의 심각한 결함이라며 금융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통제 시스템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소액주주들은 이번 사태를 공매도, 무차입공매도와 연결지으며 당국을 질타했다. 금융당국은 개인투자자들의 의구심을 인식해 들여다보겠다고 하면서도, 이번 사태와 공매도를 연결 짓는 것에는 선을 그었다.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가 바른미래당 정책위원회가 개최한 정책 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김승현 기자> |
바른미래당 정책위원회는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 재발 방지 대책은?’을 주제로 정책 간담회를 열었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은 모두 발언에서 “삼성증권 사태 발생 후 청와대 청원이 순식간에 20만을 넘었고 국민연금의 삼성증권 실사 결과 총체적 문제점이 발견됐다.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는 사회적 자산인데 이 자산이 상실됐다”며 조사가 필요한 7~8가지 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은 “(유령주식, 착오주식 등) 이름을 뭐라하던 우리 주식시스템에 의해 거래가 이뤄졌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당국에 말하고 싶은 건 삼성증권에 이러한 문제가 많더라는 데 초점 맞춰 결과 발표하면 의혹 해소가 하나도 안될 것”이라며 “당국이 못 본 점이 무엇인지 자가진단을 하고 솔직하게 국민에게 공개해야지, 떠넘기기식으로 하면 불신은 더 커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액주주연대를 대표해 참석한 배동준씨는 “지난주 3000여명이 삼성증권과 금융당국을 규탄하는 집회를 삼성증권이 아닌 금감원 앞에서 열었다”며 “이번 사태는 삼성이 저지르고 당국이 키웠다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공매도와 연결지으며 무차입 공매도가 사실상 가능한 시스템임이 드러났음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시장에 큰 혼란을 야기했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공매도와는 연결지을 수는 없다고 선을 분명히 그었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주식 매매제도에 대한 국민 우려가 커진 것은 당국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한다”며 “우리사주 조합 배당절차가 허술했고, 내부통제 허점을 발견했고, 실제 발행주식보다 더 많은 주식 입고 오류를 증권사와 예탁원서 확인하지 못했다”고 통감했다.
그러면서 “이번은 착오로 입고된 주식이 매도된 사고다. 공매도와 직접적 연계 없지만 개인투자자 문제제기 유념해 공매도 제도 전반에 대해 들여다 보겠다”고 약속했다.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원장 직무대행)은 “삼성증권 내부시스템 부재 및 도덕적 해이가 원인으로 감독원은 삼성에 대해 조사 착수했고 이번주까지 제재수위 등 꼼꼼히 살펴 엄중 제재할 것”이라며 “공매도 관련해서 본 사건은 주식이 입고된 상태에서 발생해 공매도와는 구별해야한다”고 답했다.
바른미래당 정책위는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 재발 방지 대책은?’을 주제로 정책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김승현 기자> |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실제 주식거래 피해자인 송민경씨가 참석해 구성훈 대표에게 직접, 피해 사실과 구제 방안에 대해 묻기도 했다.
송민경씨는 “주식거래를 시작한 지 오래 안됐다. 작년 8월부터 시작했는데, 삼성이라는 네임밸류를 믿고 신용으로만 5억5000만원 어치 주식을 샀다”며 “매일 마이너스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 현재도 매도를 해야할지 유지를 해야할지 난감하다. 삼성증권 사장님의 구제방안을 듣고싶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구성훈 대표는 “송민경씨처럼 아직 들고 있는 분들이 훨씬 많다. (아직 그분들에 대한) 대책 없는 게 사실이나 관련 법규상 회사 임직원은 경영판단을 위임받은 내에서만 응대할 수 있다. 저희 마음이야 임직원 돈으로라도 보상해드리고 싶지만 그를 넘어선 보상은 주주간 형평성 등 규정이 있다”고 답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