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벚꽃놀이 시즌에 쓰레기 평소 3배 이상 발생
지자체들 대책 놓고 고민
[뉴스핌=김은빈 기자] 봄이 시작되면서 일본 각지의 '벚꽃 명소'도 사람이 모이고 있다. 하지만 각 벚꽃이 유명한 지자체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3일 보도했다.
벚꽃놀이에 꼭 따라오는 불청객, '쓰레기' 때문이다.
도쿄(東京)도 메구로(目黒)의 밤 벚꽃놀이 <사진=김은빈 기자> |
◆ 벚꽃놀이의 뒷면엔 '쓰레기'가
도쿄(東京)에 벚꽃이 만개하기 시작한 3월 24일, 다이토(台東)구 우에노(上野) 공원은 오전 중부터 꽃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볐다. 도내에 거주하는 여성은 4살짜리 딸과 함께 딸의 보육원 친구 가족들과 꽃놀이에 나왔다.
점심 식사는 집에서 간단히 만들어 온 음식과 전화로 주문해 공원 입구에서 받은 피자였다. 여성은 "요리를 들고 나오면 짐이 늘어난다"며 "품이 드는 음식은 주문으로 시켰다"고 말했다.
꽃놀이가 끝날 쯤엔 피자 박스와 플라스틱 컵, 종이 접시 등 30리터짜리 쓰레기 봉투가 가득 찰 만큼의 쓰레기가 나왔다.
우에노 공원 내엔 상설된 29개 쓰레기통과 꽃놀이 시기에만 한정적으로 30개의 임시 쓰레기통이 설치됐다. 여성은 전차로 집에 돌아가기 때문에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기로 했다. 여성은 "'쓰레기는 가급적 갖고 돌아가라'는 얘기를 많이들 하지만 현실적으론 어렵다"고 했다.
도쿄도에 따르면 작년 '우에노 벚꽃축제'에는 3주만에 110톤의 쓰레기가 나왔다. 꽃놀이가 아닌 평상시엔 월 40톤 전후의 쓰레기가 나온다. 평상시의 3배에 달하는 쓰레기가 발생하는 것이다. 우에노 공원 측은 컵이나 접시, 음식물 쓰레기, 테이블 대신으로 쓴 골판지, 돗자리 등이 버려진다고 밝혔다.
벚꽃놀이 후 남은 쓰레기 <사진=도쿄 메구로구 구청> |
도쿄의 벚꽃 명소로 꼽히는 메구로(目黒)구도 쓰레기로 고민하긴 마찬가지다. 쓰레기를 갖고 돌아가라는 메시지를 지역 초등학생들이 그린 그림과 함께 도로변에 게시해뒀지만, 쓰레기를 땅에 버리고 가는 방문객들도 많다.
메구로구는 벚꽃이 개화할 때부터 질 때까지 매일 새벽 구청직원과 위탁업자들이 쓰레기를 회수한다고 밝혔다. 작년에 치운 쓰레기 양은 약 2.6톤이었다. 재작년에 비해 2배로 늘어난 양이다.
꽃놀이 쓰레기를 늘리는 이유 중 하나로는 야외 바베큐도 있다. 일본 레저백서에 따르면 일본에서 바베큐를 즐기는 인구는 연간 약 2000만명 이상으로 집계된다. 이에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도 문제시 되고 있다. 도쿄도 고마에(狛江)시는 2012년 다마가와(多摩川) 하천변에서 바베큐를 금지하는 조례를 만들어 지자체에 제출한 상태다.
메구로구는 도로변에서 바베큐를 금지하고 있지만, 민간 주차장이나 주택지 내에서는 소유자의 허가 하에서 음식물을 만들 수 있다. 이에 메구로 지역 역시 바베큐를 즐기는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나 소음, 술주정 등으로 인한 문제가 빈발하고 있다.
◆쓰레기통을 줄이는 사회실험
관광객의 쓰레기 대책에 각 지자체도 고민하고 있다. 이중 눈에 띄는 실험이 교토(京都)부의 '사회실험'이다.
교토부는 2012년 가을 교토 시내 가모가와(鴨川)의 하천에서 쓰레기통 수를 줄이는 사회실험을 진행했다. 430m 구간에 있던 8개의 쓰레기통을 2주 간 4개로 줄인 결과 쓰레기 총량은 쓰레기통 기준 17통분이 줄었다. 부작용으로 땅에 버려지는 쓰레기가 늘어나긴 했지만 쓰레기통 0.3개분에 그쳤다.
다른 장소에서 840m 구간의 9개의 쓰레기통을 전부 철거한 결과 줄어든 쓰레기의 총량은 24개분이었고, 땅에 버려진 쓰레기는 1.2개분이었다. 신문은 "쓰레기통 자체를 줄이는 것도 쓰레기 감소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모죠 다미오(下城民夫) 일본 바베큐 협회 회장은 바베큐를 즐길 시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으로 '사전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고기는 집에서 미리 먹기 쉬운 크기로 잘라 밀봉한 뒤 비닐주머니에 갖고 가면, 쓰레기가 되는 스티로폼 접시 등이 나오지 않는다. 야채도 미리 손질하면, 재료 손직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도 없고, 칼이나 도마 등 짐이 되는 물건도 줄어든다. 바베큐 뿐만 아니라 과자나 간식 등도 마찬가지다. 겉상자를 미리 버리고 가면 현지의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시모죠 회장은 "'쓰레기를 버리지 마'라고 말만 하는 걸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가급적 현지에서 쓰레기가 될 물건을 갖고가지 않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