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10년간 수시 확대하다 '정시확대' 기조 선회
"2021학년도까지 30% 선 유지하는 데서 머무를 것"
[뉴스핌=황유미 기자] 교육부가 지난 10여년간 대학입시에서의 신입생 모집을 수시 중심으로 유지하다 돌연 정시모집 확대로 뒤집었다. 학교와 학생들의 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20%대 초반까지 줄어든 정시 비중이 얼마나 늘어날지 주목된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마지막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지난달 17일 서울 용산구 성심여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
3일 한국대학교육협회에 따르면 전국 대학의 2019학년도 대입 정시 모집비율은 23.8%이다. 내년 입학하는 신입생 10명 중 2명 정도만 정시로 뽑고, 나머지는 수시로 뽑는 셈이다.
수시 모집 비율은 최근 10년새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10년 57.9%이던 수시 모집 비율은 매년 꾸준히 늘어 올해 입학생의 경우 70%(73.7%)를 넘어섰으며, 내년에는 76.2%를 기록하게 됐다. 반대로 2010년 42.1%이던 정시 모집 비율은 2019년 23.8%까지 줄어든다.
이같은 '수시 확대, 정시 축소' 기조는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 2일 수시 쏠림 현상과 정시 확대 여론 등을 이유로 정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박춘란 교육부 차관이 직접 주요 10개 대학 총장을 면담하거나 입학처장에게 전화해 "정시를 확대해 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한 설명이었다.
실제 연세대는 2020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정시 인원을 125명 늘려, 총 1136명을 선발한다고 밝혔다. 전체 모집인원의 33.1%를 정시로 모집하겠다는 계획으로, 전년도인 2019학년도(29.5%)에 비해 3.6% 포인트 늘었다.
교육부의 '정시 확대' 정책 기조 전환에 나머지 대학들 역시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대학들이 수년간 등록금을 동결해 재정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재정지원 권한을 갖고 있는 교육부의 권고를 거부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화여대 관계자도 "아래도 정시를 늘리는 방향이 되지 않겠냐"며 "3% 정도 정시 모집 인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시 확대가 어디까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교육부가 2022년 대대적인 대입제도 개편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교육부가 요구하는 '정시 확대' 요청은 2021학년도까지 적용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시를 아무리 확대한다고 해도 30% 선에서 머무를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과거처럼 40% 선까지 올라가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현재 정시가 너무 적기때문에 수시 7, 정시 3 정도의 비율까지는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단, 2020학년도는 너무 빠르기 때문에 정시 비중이 대폭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고 2022학년도부터 제도가 바뀌기 때문에 그 전까지 30%정도 선을 유지하는 선에서 늘어날 것"으로 설명했다.
수시 비중이 감소함에 따라 '깜깜이 전형' '금수저 전형'이란 비판을 받는 '학생부종합전형' 역시 늘어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 소장은 "수시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학종을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학종을 내실화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정시 합격의 가능성이 더 높아지기는 하지만 수험생들이 체감하기에는 그렇게 크지 않는 수준이기 때문에 기존처럼 대입 준비를 진행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 소장은 "이번 정시 확대는 내신이 안 좋은 아이들에게 하나의 돌파구가 생기게 되는 셈"이라며 "그런데 5~6%정도 정시 모집 비중이 는다고 해서 전략은 크게 변할 것이 없기 때문에 지금처럼 목적한 전형을 대비해 준비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