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판매량 모두 증가,사업재편·가격경쟁력 향상
현대기아차,신모델 부족·노조파업등 동력약화로 둔화
[ 뉴스핌=한기진 기자 ] 지난해 글로벌 완성자동차 브랜드 ‘빅5’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만 후진했다. 폭스바겐, 도요타, GM, 르노닛산 등은 기대치 이상의 판매량과 영업이익을 달성해 양과 질에서 모두 성장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의 사드보복(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갑작스러운 악재를 만난 데다, 노조파업과 모델 노후화, 환율 하락 등 다방면의 경쟁력에서 경쟁사에 밀렸다.
7일 글로벌 완성차들의 IR자료에 따르면 빅5 판매량 순위는 폭스바겐그룹, 르노닛산얼라이언스, 도요타, GM, 현대기아차로 나타났다.
폭스바겐그룹은 전년 대비 4.3% 증가한 1074만대, 르노닛산얼라이언스는 6.5% 늘어난 1060만대, 도요타는 2% 늘어난 1030만대를 판매하며 ‘1000만대’ 클럽을 형성했다. 뒤이어 GM이 890만대를 판매해 0.8%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유럽의 자회사 오펠과 복스홀 매각과 인도 내수 철수를 감안하면 성장규모가 크다. 현대기아차만 7% 감소한 725만대를 판매했다.
질적인 면에서도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4개 경쟁사의 이익도 늘어날 전망이다.
GM은 순이익이 전년 대비 96%나 감소한 3억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미국 세제 개편에 따른 부과금 73억달러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2016년과 같은 128억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GM은 글로벌 비즈니스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을 하면서도 주력시장인 북미에서 영업이익률이 10%대를 유지하고 있어 매우 긍정적인 실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GM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브랜드는 이달 중하순 순이익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도요타는 순이익이 2조4000억엔(한화 약 23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이자, 빅5 가운데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그룹도 지난해 순이익 54억달러(한화 약 6조원)를 훌쩍 넘길 것이 확실하다.
도요타는 주력 세단인 ‘캠리’의 신차 출시가 큰 힘이 됐다. 제품 외적으로는 당초 1달러=105엔 정도를 예상했던 환율이 1달러=111엔까지 오르면서 엔저 효과도 입었다. 전년비 10% 증가한 2조2000억엔을 예상한 지난해 영업이익 중 2400억엔이 엔저에 의한 증가 요인이다. 또한 도요타는 미국에서 리스 계약이 많아 지금까지 상당한 액수를 부채로 인식해 왔는데 미국의 법인세율이 인하되면서 이연세금부채가 감소했다. 이 감소분이 3000억엔 가까운 이익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빅4 완성차는 모두 지난해 실적으로 토대로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을 내놨다. GM은 2023년까지 친환경차를 최소 23종 출시하고 르노닛산도 2022년까지 친환경차 12종과 무인자동차 40종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 대안으로 2020년 가장 큰 전기차 제조업체가 된다는 계획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18년에도 글로벌 자동차 시장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으로 현대기아차는 미국,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 회복 및 불확실성을 상쇄할 수 있는 강력한 신차판매 모멘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