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신분증으로 실명인증 영업등록 법원업무도
안면인식 기술 활용, 초고속 초정밀 본인인증 실현
[뉴스핌=강소영 기자] 첨단 디지털 시대를 맞아 무현금·무인 유통 시대로 성큼 들어선 중국이 이번에는 '디지털 신분증'으로 새로운 사회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첨단 기술의 응용이 경제 산업분야를 넘어 일반 정부업무와 법조 행정 등 다양한 분야로 급속히 확산되는 양상이다.
IT스다이왕(時代網) 등 복수의 중국 매체는 26일 광저우(廣州)시에서 중국 최초의 디지털 신분증이 발급됐다고 보도했다.
디지털 신분증 발급을 위해 광저우시 공안국, 위챗의 개발과 운영회사 텐센트, 건설은행 등 10여개 기관은 26일 광저우에서 디지털 신분증 발급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디지털 신분증은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SNS인 위챗(微信 웨이신)을 통해 본인인증을 거친 후 휴대전화를 통해 발급받는 새로운 방식의 모바일 신분증이다.
26일 광저우에서 발급된 디지털 신분증 |
흑백의 경량판과 칼라의 공식판 두 가지로 발급되는데, 양자의 사용 범위가 다르다. 인터넷 실명인증과 같은 비교적 간단한 본인인증 단계에선 흑백 경량판 신분증으로도 이용이 가능하고, 보다 엄격한 인증이 필요한 호텔숙박·영업등기 등에선 신분증번호를 입력 후 발급받을 수 있는 칼라판 공식 디지털 신분증이 요구된다.
중국 공안은 향후 디지털 신분증이 기존의 카드 신분증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도록 사용처를 대폭 늘려나갈 방침이다.
디지털 신분증에는 최근 중국에서 응용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안면인식 기술이 활용된다. 디지털 신분증을 발급받으면 신분증 제출이 필요할 때 번거롭게 지갑에서 플라스틱 신분증을 꺼내 제시하거나 신분증 번호를 입력할 필요없이 휴대폰의 안면인식 기능을 통해 빠르고 편하게 본인인증을 거칠 수 있게 된다.
디지털 신분증을 발급받은 후 휴대전화로 안면인식을 진행하면 공안부 신분증 데이터에 등록된 개인 신분증 사진과 자동 대조가 단 몇 초만에 이뤄진다.
광저우 공안은 "기존의 현물 신분증을 기반으로 육안으로 식별하는 현재 방식보다 인공지능 안면인식 기능을 활용한 디지털 신분증의 정확도와 신속도가 훨씬 뛰어나다"고 밝혔다.
중요한 개인 정보에 대한 해킹과 정보 유출에 대해서도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중국 공안측은 강조했다.
디지털 신분증 발급 단계에서 입력되는 신분증번호·이름 등의 정보는 공안 기관 외의 장소에 저장되지 않으며, 디지털 신분증의 정보·얼굴·지문·현물 신분증의 칩 정보가 하나로 묶이기 때문에 위·변조의 위험도 거의 없다는 것이 공안측의 설명이다.
또한 디지털 신분증의 정보는 공안기관이 수집·보유·심사해 각 공안 기관으로만 직접 전송이 되고, 이용자의 신분인증이 필요한 제3의 기관과 개인은 공안 기관이 직접 검증한 결과만을 수신할 수 있기 때문에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도 낮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내년 1월부터 디지털 신분증 발급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중국의 웨이신 사용자가 8억 명에 달해 디지털 신분증의 발급과 보급이 급속도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위챗을 통한 중국인의 '디지털 라이프' 확산은 앞으로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위챗을 활용한 디지털 서비스가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광저우 공안국의 디지털 신분증에 이어 베이징 하이뎬(海淀)법원은 26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위챗입안(立案)서비스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위챗입안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소송 당사자들은 스마트폰으로 소송자료 제출, 신분인증, 소송비용 납부를 할 수 있게 된다.
하이뎬법원은 "기존에는 소송 당사자들이 직접 법원을 방문해 오랜 대기시간을 거친 후 업무를 마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스마트폰을 통해 빠르고 편리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