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 박모양 “주범과 공모한 적 없어”
주범, 심신미약 주장 주치의 증인신청
[뉴스핌=황유미 기자] 인천에서 8살 여자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0년과 무기징역을 각각 선고받은 주범 김모(16)양과 공범 박모(18)양이 항소심에서 원심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주장했다.
22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대웅) 심리로 열린 김양의 사체유기 등 혐의와 박양의 살인방조 등 혐의에 대한 1차 공판에서다.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주범 김모양과 공범 박모양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첫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만 18세 미만인 김양은 징역 20년을, 만 18세인 박양은 무기징역을 1심에서 선고받았다. [뉴시스] |
연녹색 수의를 입은 박양과 김양은 차례대로 피고인석에 착석했다. 인적사항을 묻는 질문에 박양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으나 김양은 비교적 큰 목소리로 또박또박 대답했다. 항소 여부를 확인하는 질문에 김양은 "어, 아마 맞을 것이다"라고도 했다.
박양 측은 이날 법정에서 범행 공모를 부인했다.
박양 측 변호인은 "김양 측과 공모한 적이 없다"며 "실제 일어난 일이라는 걸 인식 못했고, 가상의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살인을 방조한 부분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1심 무기징역형과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 30년 부착 명령은 과하다고 밝혔다.
김양 측 역시 1심의 형이 무겁다고 주장했다. 김양 측 변호인은 "1심에서 일부 혐의를 자수한 점이 인정이 안됐다"며 "죄가 무겁더라도 피고인이 미성년자인 점을 감안할 때 1심형은 무겁다"고 말했다.
또 1심에서 김양의 정신감정 부분이 제대로 다뤄지지 못했다며 항소심에서 심리감정전문가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 김양을 치료한 의사와 수사 당시 정신감정을 진행한 전문의가 대상이다. 추가로 법원에 전문심리위원을 지정해 의견을 들어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도 요청했다.
검찰은 "1심 감정내용 자체가 김양의 환청 부분 진술에 기초한다"며 "이후 김양의 진술이 바뀌었는데 잘못된 기초에 의한 감정에 의한 것을 항소심에서 다루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 든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을 면담한 사람의 증언을 듣고자 하는 취지를 인정하며 증인 신청을 받아들였다.
김양 측은 1심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범행 자수 부분과 심신미약을 재차 주장하며 재판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양은 올해 3월 29일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초등학교 2학년생 A(8)양을 자신의 집으로 유괴해 살해한 뒤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양은 김양과 살인 범행을 함께 계획하고 훼손된 A양 시신을 건네받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김양에 대해 "매우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박양에 대해서는 "범행 당시까지 주범과 긴밀하게 유대관계를 유지했다"며 공모관계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