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평일 저녁 시청자들의 ‘엄마 미소’를 유발했던 배우 양승필(25)이 이제 손주영을 떠나보낸다. 손주영은 오는 10일 종영하는 KBS1 일일드라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그가 연기한 캐릭터. ‘상속자들’(2013), ‘하녀들’(2014)에 이어 양승필의 세 번째 필모그래피가 성공적으로 채워졌다.
“전에는 롤이 크지 않아서 드라마 흐름 속에 묻혀있었다면, 이번에는 드라마 흐름 속에서도 제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차례가 있었죠. 그래서 초반에는 긴장도 많이 했는데 중반부 가면서 긴장이 풀리면서 흐름대로 해나갔어요. 다행히 이상하게 나오지는 않은 듯해요(웃음). 사실 처음 목표가 다른 캐릭터와 조화가 잘돼서 튀지 말자, 드라마를 망치지 말자는 거였는데 그 부분에서는 만족하죠.”
극중 양승필이 연기한 손주영은 재한화교 5세 꽃미남. 오경아(이응경)의 아들이자 무수혁(이은형)의 회사 다미기획 직원이다. 어딘가 뺀질(?)한 구석이 있지만, 누구보다 엄마를 생각하는 가슴 따뜻한 아들이다.
“극중 역할이 뺀질거리고 까부는 캐릭터에요. 그래서 캐릭터를 밝게 잡았죠. 톤도 평소 말하는 것보다 훨씬 높게 잡았고요. 다행히 제가 현장에서 막내라 더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또 워낙 선배님들이 농담도 해주시면서 분위기를 풀어줘서 그 덕을 많이 봤죠. 정말 이번 드라마로 너무 많은 걸 배웠어요. 6년 동안 배운 것보다 더 많을 정도였죠. 이래서 다들 현장 경험이 중요하다고 하시나 봐요(웃음).”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양승필은 모델로 이 업계에 발을 들였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모델 일에 관심이 생겼고, 운 좋게 곧바로 송지오 디자이너의 쇼를 통해서 데뷔했다. 그리고 3년간 장광효·우영미 등 유명 디자이너 쇼 런웨이에 올랐다. 이후 건국대학교 영화과 진학을 계기로 배우로 전향했지만,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부침이었고, 첫 시련이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게는 엄청난 시련이었어요. 근데 오히려 작품 안하고 쉬면서 동기부여가 많이 됐어요. 생각할 시간도 많았고, 그러면서 더 노력해야 하고 더 내공을 쌓아야겠다고 다짐했죠. 그사이 졸업 작품을 만들고 수십 편의 영화를 보면서 자극도 많이 됐고요. 사실 예전에는 오디션 볼 때마다 긴장하면서 이상적인 목표만 컸거든요. 근데 재충전하면서 그런 게 달라졌죠. 이제 빈도수가 짧아지면서 더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이 됐으면 좋겠어요.”
재충전의 시간은 그의 도전의식도 일깨웠다. 이에 지난 9월 양승필은 건국대학원에 진학,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다. 다만 의아한 건 경영학과를 선택한 것. 대학 전공도 현재 직업도 모두 연기에 관련된 터라 더욱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혹시 다른 계획이 있냐고 묻자 “욕심이 많을 뿐”이라며 그가 웃었다.
“과를 선택할 때까지 많이 고민했어요. 물론 전공을 살려 연극이나 영상 쪽을 할까도 했죠. 근데 또 다른 것도 공부해보고 싶더라고요. 평소에 제가 호기심도, 도전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 그런 듯해요. 그리고 이 공부가 연기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언젠가 도움이 될 거고 그걸 잘 활용해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죠. 꿈이 연기인 건 변함없어요. 10년 이상 한 거고 접을 수 없는 것임이 분명하죠. 다만 ‘평생 배운다’고 배우라니까(웃음) 뭐든 많이 배워서 남기고 싶어요.”
그렇다면 욕심 많은 그가 연기 분야에서 도전해보고 싶은 건 뭘까. 양승필은 주저 없이 영화를 꼽았다. 역할은 악역. 평소 존경했던 선배 주지훈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
“영화 작업은 학교에서 졸업영화 찍고 선배들 도와준 게 다거든요. 욕심이라기보다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요. 하고 싶은 역할은 악역이요. 그중에서도 스스로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 어떤 방아쇠가 당겨져서 움직이는 캐릭터를 하고 싶죠. 최근 ‘아수라’(2016) 주지훈 선배 역할처럼요. 평소 제가 주지훈 선배를 존경하거든요. 모델 출신 선배이기도 하고 연기 스타일도 좋아하는데 ‘아수라’에서 너무 돋보였죠. 그래서 저도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그 전에 당장 목표는 계단 밟고 올라가듯 한 스텝, 한 스텝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거고요.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웃음).”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