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펜하이머펀드 3년간 귀주모태로 5000억원 수익
헝루이의약 오량액 등 종목에 장기 가치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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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고량주 명품 브랜드 귀주모태(貴州茅台 구이저우마오타이)의 주가 폭등으로 '대박 신화'를 이룬 외국 기관투자자가 있다. 이 기관투자자는 분산투자라는 투자의 원칙을 깨고 사실상 귀주모태에 '몰빵'하는 전략으로 엄청난 투자 수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나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산운용사 오펜하이머펀드(Oppenheimer Funds). 이 기관은 3년 전인 2014년 귀주모태에 투자한 이후 줄곧 10대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에 따르면, 2014년 오펜하이머펀드가 적격외국기관투자자(QFII) 자격으로 A주 투자당시 투자금은 2억 달러에 불과했다. 당시 환율로 계산하면 약 12억4000만 위안 정도의 자금이다.
귀주모태의 2014년 실적보고를 보면 오펜하이머펀드는 663만 주의 귀주모태 주식을 매수했다. 2014년 초 귀주모태의 주가는 가까스로 100 위안을 넘어섰고, 그해 연말에는 150 위안으로 올랐으나 현재 수준해 비하면 매우 낮은 가격이었다. 2014년 귀주모태 주가의 평균가로 계산해볼 때 오펜하이머펀드는 약 8억4900만위안에 귀주모태 주식을 사들였을 것으로 추산된다.
즉 오펜하이머펀드가 QFII 투자금 대부분을 귀주모태에 투자했다는 의미다. 이후 이 기관투자자는 대주주로써 귀주모태 주식을 팔지않고 보유량을 지켜나갔다. 올해 3분기 들어 처음으로 125만 6500만주를 매도했지만, 여전히 귀주모태 10대 주주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2014년 이후 현재까지 귀주모태의 주가는 폭등이라는 표현이 부족하게 느껴질 만큼 로켓 상승세를 유지했다. 현재 600위안을 넘어섰고, 일부 기관투자자는 800위안대 상승을 점치고 있다.
오펜하이머펀드가 올해 3분기 귀주모태의 주식 일부를 매도하고 챙긴 자금은 2014년도 귀주모태의 지분을 대거 매입했을 당시의 투자금에 육박한다. 현재의 귀주모태 보유량을 근거로 오펜하이머펀드가 귀주모태 투자로 최근 3년간 적어도 30억 위안(약 5000여억 원)의 투자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중국 A주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귀주모태의 10대 주주 명단에는 오펜하이머펀드 외에도 외자가 포함돼있다. 오펜하이머펀드는 귀주모태의 7대 주주이고, 홍콩중앙결산유한공사가 2대 주주다. 싱가포르 정부 투자 공사 GIC Private Limited도 9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영국계 자본인 Genesis Asset Managers도 최근 10대 주주에 진입했다.
귀주모태 최근 5년 주가 추이 <그래프=텐센트재경> |
◆ 귀주모태 외에 헝루이의약 주식도 대거 매입
오펜하이머펀드는 A주 투자 초기 2억 달러의 자금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투자금을 대폭 늘려갔다. 최근 QFII 투자 쿼터액을 보면 오펜하이머펀드의 투자액은 15억 달러에 달한다.
투자규모가 늘어나면서 이 기관이 투자한 A주 종목의 수도 늘어났다. 귀주모태 외에 오펜하이머펀드가 대규모로 보유한 주식은 중국 의약섹터 유망주로 꼽히는 헝루이의약(恒瑞醫藥600276.SH)다. 특히 최근 들어 헝루이의약의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올해 상반기 오펜하이머펀드가 보유한 헝루이의약의 지분은 3309만 주로 늘어났고, 처음으로 10대 주주에 진입했다. 이후 3분기에는 헝루이의약의 주식 1184만주 추가 매입해 9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밖에 오펜하이머펀드는 또 다른 고량주 브랜드인 우량예(오량액 000858.SZ)과 유제품 대기업 이리구펀(600887.SH)도 한때 대규모 투자했으나 현재는 대부문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 한때 이 두 기업의 10대 주주 명단에 오펜하이머펀드의 이름이 올랐지만 현재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메이르징지신원은 후구퉁과 선강퉁을 통한 외자의 A주 투자 현황을 종합한 결과, 오펜하이머펀드는 일명 '백마주'로 불리는 실적이 우량하고 투자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장기 투자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