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연극

전후세대를 위한 헌사…세상에 소리치는 연극 '노숙의 시'(종합)

기사입력 : 2017년08월24일 00:00

최종수정 : 2017년08월24일 09:00

[뉴스핌=황수정 기자] 격동의 근현대사를 견뎌온 기성세대들의 외침이 시작된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희단거리패 30스튜디오에서 연극 '노숙의 시'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 공연에는 이윤택 연출과 배우 명계남, 오동식이 참석했다.

연극 '노숙의 시'는 극작가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Zoo story)'를 각색한 작품으로, 한국 근대사를 겪어온 무명 씨(명계남)와 직장을 잃고 가족을 포기한 채 노숙을 하는 김 씨(오동식)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사회에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윤택 연출은 "미국과 한국은 다르다. 미국은 역사가 짧지만 우리나라는 엄청난 이야기가 많다. 특히 요즘 한국 사회는 엄청난 변화기에 있다. 이런 가운데 연극계는 뭐했나 싶더라. 갈수록 연극이 엔터에인먼트화 되어 간다. 그래서 차라리 무거운 담론을 전달하고 싶었다. 나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1976년 동백림 사건부터 1980년 광주항쟁, 1987년 6.29 선언, 2016년 촛불광장까지 한국의 근현대사가 무명 씨와 김 씨의 입을 통해 이야기 된다. 무명 씨는 전후세대를 대표해 그들의 그늘을 전한다. 김 씨는 40대 중반의 기성세대를 대변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보며 거침없이 세상에 소리친다.

이 연출은 "두 사람의 대사 속에 한국 근현대사의 실제 사건들을 엮어서 모두 넣었다. 제 이야기도, 배우들의 이야기도 담겼다. 지난해 촛불시위 같은 기적이 일어난 상황에서 연극이 자꾸 예술, 미학만 얘기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작정하고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파란만장한 한국의 근현대사를 견뎌온 세대인데 요즘 전부 명퇴로 실직자가 돼 힘없이 있는 걸보니 마음이 짠하다. 전후세대, 기성세대의 영광과 오욕을 위해 이 작품을 바친다. 격랑의 시대를 견뎌온 세대들에 대한 헌사"라고 전했다.

특히 이 연출은 명계남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우연히 '콘트라베이스' 모노드라마를 봤는데 한 사람이 두 시간을 전혀 지루하지 않게 이끌어나가더라. 정말 '명 배우'라고 생각했다"며 "지난해에 하고 싶었는데 저도 블랙리스트에 있어서 이상한 사람들이 모여 정치 얘기 한다고 욕할까봐 미뤄놨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서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명계남은 실제 데뷔작이 '동물원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에 "처음 연기를 하는 기분이었다. 처음엔 두렵고 떨려서 아예 연습실에서 살기도 했다"고 전했다. 오동식은 "실제 이윤택 선생님, 명계남 선생님의 기억이 담겨있고, 제 이야기도 담겨있다. 시간이 지나도 계속 머릿속에 남겨져 있을 듯한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 연출은 극중 언급되는 '검둥개'에 대해 "세상에 대해 정의롭지 못하고 일상 속에 갇혀사는 소시민성. 그게 바로 나의 모습, 너의 모습, 우리의 모습"이라며 "이 작품은 시민들에게 각성, 소통을 시도하는 '시민극'이다. 이번 공연을 통해 좀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토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숙의 시'는 철저히 두 배우의 대사로만 진행된다. 극적인 구성이나 드라마틱한 서사 전개도 없다. 대신 음악으로 부족함을 채웠다. 스트라빈스키부터 인디밴드의 록음악까지 다양하게 담긴다. 이 연출과 명 배우가 직접 선곡해 의미를 더했다.

한편, 연극 '노숙의 시'는 24일부터 오는 9월 17일까지 30스튜디오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연희단거리패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