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강행 의지에 與 “2~3일 시간 달라”
野 “11일 본회의 불참”, 정국 경색 장기화 가능성
[뉴스핌=송의준 기자] “임명하겠다.”(청와대), “며칠 시간을 달라.”(민주당), “2~3일 더 지켜보겠다.”(청와대)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송영무 국방부 장관·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임명과 관련, 긴밀히 소통하며 미뤄지고 있는 내각 구성 마무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명을 강행하려는 청와대와 야당을 끝까지 설득하려는 민주당의 입장에 차이가 있지만 야권의 협조를 더는 기다리기 어렵다고 판단한 청와대의 의지가 강한 상황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두 달 넘게 내각구성도 끝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늦어질 경우 국정운영이 어렵고 특히, 장관 후보자 임명과 관련해 양보한다고 해도 야당이 앞으로도 협조적인 자세로 나오지는 않을 것이란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자유한국당 김선동(왼쪽부터) 원내수석부대표, 바른정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가 본회의 개최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먼저 불을 지핀 것은 청와대다. 11일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10일) 청와대가 전병헌 정무수석을 통해 송·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 입장을 전해왔다”며 “법이 정한 인사청문 경고보고서 재송부 기한이 끝나 임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가 두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를 재송부해야 하는 시한인 10일을 넘겨 문 대통령이 이날부터 두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두 후보자 임명에 대해선 야3당이 국회 일정을 거부하면서 적극적인 반대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임명 강행 의지는 내각 구성과 관련해선 치명적 결함이 없다면 임명을 취소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회 안에서 야당의 협조를 얻어내야 하는 민주당으로서는 이런 청와대의 강한 의지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당장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법 등의 처리가 급한 상황이어서다. 특히, 추경의 경우 7월 임시국회를 넘기면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게 여당의 입장이고 야당 협조가 없으면 처리가 불가능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 어려운 처지다.
민주당이 청와대에 야당들의 강한 반대 분위기를 전달해 강행에 대한 우려를 전하고, 10일에는 자유한국당 등 야당 지도부에 송영무나 조대엽 후보자 중 한 명을 사퇴시키면 수용할 수 있느냐고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이런 부담 때문이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임명 강행 의지를 밝히자 우원식 원내대표가 청와대에 국회 정상화를 위한 시간을 달라고 요청해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2~3일간 더 지켜보는 것으로 결론이 나서 이 기간 민주당이 야당 설득에 나선다.
하지만 야당들은 청와대와 여당의 숨 가쁜 움직임에도 꿈쩍 않고 있다. 11일 오후 2시로 예정된 7월 임시국회 본회의가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의 불참 속에 무산됐다.
이에 민주당은 곧바로 의원총회를 열고 우원식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줘 야당과 협상을 진행할 수 있도록 의견을 모았다.
강훈식 원내 대변인은 “야당과 2~3일 동안 협상할 시간을 달라고 했던 우원식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당내 의견이 많았다”며 “우 원내대표의 협상을 중심으로 민주당이 힘을 합치기로 했다"며 "정국 해법과 관련 우 원내대표를 신임하고 따르겠다. 협상을 잘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야3당이 송영무, 조대엽 후보자를 부적격이라고 보고 있는 반면, 청와대는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민주당의 중재노력이 효과를 거두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많아 정국 경색이 길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송의준 기자 (mymind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