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의 배두나(위)와 조승우 <사진=tvN '비밀의 숲' 캡처> |
[뉴스핌=이현경 기자] tvN이 드라마 편성을 대폭 확장했다. 월화드라마와 금토드라마 편성을 성공시킨데 이어 수목드라마와 토일드라마 변경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보다 넓은 시청층 확보와 본방송 편성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ㅏ.
tvN 토일드라마는 오는 8월부터 방송된다. 기존 밤 8시대에 방송되던 금토드라마가 토일드라마로 편성 변경되는 것으로 시간대는 1시간 늦은 밤 9시다. tvN의 첫 토일드라마는 ‘비밀의 숲’이다. ‘비밀의 숲’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외톨이 검사 황시목(조승우), 정의롭고 따뜻한 한여진(배두나)과 함께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내부 비밀 추적드라마다. 오는 7월부터는 수목드라마 블록을 신설해 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월화드라마처럼 밤 11시대에 편성된다.
이전까지 tvN이 채널을 알리는 것에서 넘어, 콘텐츠 확보를 위한 투자 단계였다면 현재는 넓은 시청자 확보를 우선에 두고 있다. tvN 관계자는 금토드라마를 토일드라마로 바꾼 이유에 대해 “가족 시청자층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tvN의 첫 토일드라마인 ‘비밀의 숲’은 추적극이다. 이 같은 장르가 가족드라마로 통하겠느냐는 물음에 대해 tvN 관계자는 “예전에는 장르 드라마에 마니아들만 반응했다면, ‘비밀의 숲’은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더해 tvN은 본방송 편성을 넓히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tvN 관계자는 “tvN의 영향력이 이전보다 커졌다. 그렇기 때문에 편성에서도 재방의 비율을 줄이고 본방송의 비중을 보다 더 두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금토드라마 '굿와이프' '마이디어프렌즈' '응답하라1994' '응급남녀'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 금토드라마 '도깨비' 포스터 <사진=tvN> |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수익구조다. 이미 지상파는 드라마 적자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SBS의 경우 일일드라마를 폐지 결정했다. 뿐만 아니라 MBC와 SBS는 75분 방송분의 미니시리즈를 하루에 2회로 나눠, 분할 광고를 하고 있다. 방송사 측은 “중간광고는 아니다. 시청자의 시청 패턴을 고려한 편성 전략”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그 기저에는 제작비 문제가 깔려있다. 지상파뿐만 아니라 종편채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JTBC의 경우 1년에 6편의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고, TV조선, 채널A, MBN은 드라마 제작에 엄두도 못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tvN은 다양한 시청자에 여러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편성 전략에 더욱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이다. tvN 관계자는 “사실 불금불토드라로 금, 토요일 밤 11시 드라마를 편성하기도 했고 여러 가지로 편성에 고민이 많다. 시청층을 확대할 목적을 두고 있으며 새로운 편성 전략으로 고정적인 시청자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광고에서 수익 구조를 얻기 힘들다면, 드라마의 경우 해외 판권 수출로 이익을 낼 수 있다. 최근 가장 큰 시장이었던 중국이 사드와 관련한 정치적 이슈로 수출에도 난항이 생기면서 케이블뿐만 아니라 지상파도 마찬가지로 애를 먹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이 문제는 전 방송사가 국면한 과제일 것이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 시장을 해결책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정권이 바뀌었기 때문에 최근의 규제도 완화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tvN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지상파와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승부수였다. 2006년 엔터테인먼트 채널로 개국한 tvN은 자극적인 예능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 그 이후 ‘재밌는TV롤러코스터’ ‘막돼먹은 영애씨’ 등을 시작으로 콘텐츠 중심의 채널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를 초석으로 다져 로맨틱 코미디, 수사물, 미스터리 추적물 등으로 드라마 장르의 영역을 넓히면서 종합엔터테인먼트 채널로 발돋움했다.
‘응답하라 1997’으로 예능형 드라마의 탄생을 알렸고 ‘응답하라 1994’를 시작으로 ‘응급남녀’ ‘미생’ ‘오나의 귀신님’ ‘두번째 스무살’ ‘시그널’ 등 금토드라마 편성을 개척했다. 뒤이어 ‘굿 와이프’ ‘디어 마이프렌즈’ ‘더케이투(The K2)’와 ‘도깨비’까지 연이어 흥행시키며 시청자와의 거리를 좁혔다. 볼거리가 많은 채널로 자리잡은 tvN이 드라마 편성 확장으로 넓은 시청자층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