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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보안관' 배정남 "되면 좋은 기고 안되면 마는 기고…즐겁게 사입시더"

기사입력 : 2017년05월11일 11:03

최종수정 : 2017년05월11일 11:03

[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김학선 기자] “인터뷰를 처음 할 때는 머리가 띵하더라고요. 근데 이제 조금씩 안정이 생기고 있습니더(웃음).”

배우 배정남(34)이 인생의 두 번째 전성기를 맛보고 있다. 그것도 완전히 상반된 이미지로. 처음 그를 반짝이게 해준 모델, 배간지, 마초남 등의 수식어는 이제 없다. 2017년 지금의 배정남은 동네 형처럼 그저 재밌고 옆집 오빠처럼 한없이 따뜻하다.

신작 ‘보안관’ 프로모션 차 출연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 효과가 컸다. 방송 내내 유쾌하고 솔직한 면모를 보여준 그는 이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며 대중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영화 홍보 차 갔는데 형님들이 평소 모습대로 하라고 해서 그랬죠. 근데 사람들이 재밌다고 해주니까 너무 감사할 뿐입니다. 기대도 안했는데 영화에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니까 뿌듯하기도 하고요. 물론 형들이 있어서 편하게 한 거죠. 혼자 나갔으면 그렇게 절대 못해요. 어찌 됐든 기분은 참 좋네요. 팔자 없는 유행어도 생기고. 언제 또 유행어가 생기겠습니까.”

배정남의 이런 모습은 영화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부산 기장을 무대로 펼쳐지는 ‘보안관’에서 그는 대호(이성민)파의 핵심 멤버이자 입만 열면 깨는 춘모를 열연했다. 그간 봐왔던 젠틀하고 패셔너블한 배정남과는 거리가 멀다. 

“제가 단편 영화 ‘가면무도회’를 찍은 적이 있는데 그건 더했죠. 여장해서 몸을 파는 캐릭터거든요. 그걸 하고 나서인지 역할에 대한 거부감이나 두려움은 없었어요. 한편으로는 모델 일을 하면서 생긴 제 이미지, 선입견을 깨고 싶기도 했고요. 그래서 더 못생기게 나오려고 하고 살도 7~8kg 찌웠죠. 사람들이 ‘쟤가 배정남이가?’라고 할 수 있게, 제가 ‘봐라, 나 이런 거 할 수 있다’고 말 할 수 있게요.”

 

실제 배정남은 캐릭터를 위해서 많은 것을 내려놨다. 스크린 속 그는 특유의 차진 사투리는 물론, 배바지, 금목걸이 등 촌스러운 스타일로 무장, 춘모를 완성했다. 

“아무래도 제가 사투리를 쓰니까 대사가 입에 착착 붙더라고요. 가끔 애드리브도 쳤어요. 근데 애드리브도 처음에는 고민을 엄청 했죠. 괜히 했다가 민폐가 될 수 있잖아요. 근데 감독님이랑 형님들이 자신감을 계속 북돋아 주고 ‘더 해봐’라면서 용기를 주셨어요. 그렇게 긴장감이 사라지니까 편하고 더 자연스럽게 연기가 되더라고요. 외적인 부분은 제작사 대표님이 캐릭터 분석을 많이 해주셔서 편하게 했죠. 소통하는 게 너무 좋았어요. 이 재미에 영화하는구나 싶었죠.”

김형주 감독과 이성민, 김성균 등 선배 배우들이 앞에서 그를 이끌었다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를 도운 이도 있다. 절친 강동원. 전작 ‘마스터’(2016) 출연 당시에도 배정남의 대본 리딩 파트너가 돼줬던 강동원은 이번에도 기꺼이 대본 분석부터 리딩까지 함께했다. 물론 두 사람의 애정(?)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강동원은 ‘마스터’ 인터뷰에서도 배정남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형님도 부산 사람이라 앞에서는 낯간지러운 소리를 못해요. 근데 항상 뒤에 가면 좋은 이야기만 해주고 다니더라고요. 앞에서는 무심한 척하면서(웃음) 그러니 고맙죠. 정말 힘이 많이 됩니다. 형들한테 귀염받는 비결이요? 글쎄요. 정직하게, 나답게 사는 거? 거짓, 가식 없이 솔직하게요. 제가 할머니 밑에서 컸는데 할머니가 바르게 크라고 해서 늘 그걸 되새겨요. 할머니 때문이라도 착하게 살아야 안 되겠습니까(웃음).”

짧게나마 지켜본 그는 무한 긍정의 사나이였다. 무슨 질문을 내놓아도 호쾌하게 웃고 유쾌하게 답했다. 물론 그도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유난히 힘든 유소년 시절을 보냈던 배정남은 데뷔 후에도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물론 지금은 이조차 “그런 시간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난 벌써 무너졌을 것”이라고 했지만.

“어릴 때 힘들게 살았어요. 그러다 모델이 되고 좋은 기회를 많이 얻었죠. 근데 한창때 매니저가 도망을 갔어요. 한순간에 무너졌고 전 패닉상태가 됐죠.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톱을 찍는다면 무너졌을 때 못 일어섰을 거라고. 어린 나이에 어깨 뽕만 들어서 ‘내가 낸데’하고 있지 않았겠어요?(웃음). 그때부터 그냥 남들 다 겪는 거 빨리 겪은 거로 생각했어요. 그리고 사람이 긍정적으로 살아야죠. 좋은 생각을 해야 좋은 사람을 만나고 그래야 좋은 기회가 오는 겁니다.”

이런 긍정적인 사고는 일에서도 마찬가지다. 배정남은 “좋은 기회가 오면 도전하고, 되면 좋은 기고 안 되면 마는 기고. 그래 살아야 스트레스가 없습니다”며 호쾌하게 웃었다. 물론 연기 욕심이 없다고 곡해하면 곤란하다. 하고 싶은 캐릭터 이야기는 인터뷰가 끝난 후에도 제법 오래 이어졌다. 

“지금은 제가 잘할 수 있는 걸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계속 배우는 단계라서 못하는 걸 무리해서 하면 마이너스죠. 내공을 쌓으면서 조금씩 넓혀가는 게 맞는다고 봐요. 그래서 나중에는 멜로, 사극, 스릴러, 누아르 다 해보고 싶어요. 연기하면서 그 캐릭터의 옷을 입으면 걸음걸이부터 행동까지 다 달라지더라고요. 그게 너무 재밌죠. 욕심요? 욕심이 없으면 배우 하면 안 되지~(웃음). 다만 천천히 가자는 겁니다. 한 번에 팍! 말고 천천히. 그래야 더 행복하지 않겠습니까.”

“슈어, 와이낫(Sure, Why not)?”이다.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김학선 기자 (yooks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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