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News

속보

더보기

[인터뷰] "620만원 천삼(天蔘)도 한눈에" KGC 31년 홍삼장인

기사입력 : 2017년05월06일 09:00

최종수정 : 2017년05월06일 09:00

윤상숙 생산팀장, 점 하나까지 잡아내 등급 판정
홍삼 신뢰도 좌우 외길인생..시진핑 주석도 각인

[뉴스핌=전지현 기자] 2014년 7월. 4박5일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귀국 비행기에 오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여행가방엔 홍삼이 담겨 있었다. KGC인삼공사 홍삼 브랜드인 정관장 천삼(天蔘)이다. '하늘이 내린 삼'이란 뜻의 천삼은 정관장 뿌리삼 중 상위 0.5%의 최상품이자, 연간 생산되는 홍삼 중 단 0.0001%에만 매겨지는 칭호다.

이 영예를 부여한 것은 31년째 홍삼의 등급을 판별해온 윤상숙(51·여) KGC인삼공사 고려인삼창 부여공장 홍삼부 생산팀장이다. 중국 시진핑 주석이 고국으로 가져간 천삼 포장지 겉면에도 '검사자 윤상숙'이라는 여섯 글자가 선명히 찍혀 있다. 윤 팀장을 충남 부여의 고려인삼창 공장에서 만나 31년 홍삼 노하우를 들어봤다.

◆ 31년 내공으로 '하늘이 내린 삼' 판별

"이건 내부에 공기가 2mm 이상 들었어요. 등급외 판정이죠. 천삼은 홍삼 모양 그대로 제품이 생산되기 때문에 육안으로 내부 상태까지 파악해야 합니다."

윤상숙 KGC인삼공사 고려인삼창 부여공장 홍삼부 생산팀장. <사진=전지현 기자>

윤 팀장은 딱딱한 표면에 가루를 뿌린 듯 흰색 세로줄 무늬를 띤 홍삼을 들어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눈으론 이 삼, 저 삼 똑같다. 가격이 싼 등급이라는 말에 홍삼 뇌두 밑 1cm 부분을 자로 잰 뒤 쪼갰다. 윤 팀장 말대로 내부가 비었다.

고려인삼창 홍삼부는 정관장 홍삼 제품의 핵심이 되는 홍삼을 생산하고 원료를 공급하는 부서다. 정관장 뿌리삼 공정에서는 윤 팀장과 같은 25년 이상 경력자들이 모든 홍삼을 한 뿌리씩 수작업해 등급, 가격, 품질 등을 결정한다.

정관장 뿌리삼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90% 이상. 시중에서 접하는 대다수 뿌리삼은 윤 팀장 손을 거친 셈이다.

한국인삼산업법에 따르면 뿌리삼은 체형이나 조직, 빛깔, 표피 등 외형 상태와 홍삼 내공, 내백 등 조직 치밀도에 따라 천삼, 지삼, 양삼 등 3종류로 품질등급이 판정된다. 다리, 균열, 몸통 길이 등 그 감별법만도 수십 가지다.

이 가운데 천삼의 다리 조건은 균열이 1/3 이하며 길이가 몸통과 같거나 작아야 한다. 천삼 내부조직은 치밀하고 견고해야 한다. 머리 밑 1cm 이하 부분을 절단했을 때 내공(조직 내부의 공간이 생기는 것), 내백(갈색변화 없이 회백색으로 남은 경우) 직경이 0.5mm 이하여야 한다. 이 조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지삼, 양삼 등으로 등급이 내려간다.

정관장의 경우 최고 등급 뿌리삼만을 장인들이 엄선한 '천삼 10지(支)'(600g)는 620만원에 팔리는 반면 두 단계 아래인 '양삼 10지'(600g)는 80만원에 판매될 정도로 등급에 따른 가격 편차가 크다. 정관장에서는 홍삼 생산량 중 20%만이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뿌리삼 제품에 들어가고, 나머지 80%는 제품화 원료공급 농축액이나 추출액 등으로 분류된다.

윤 팀장이 KGC인삼공사의 홍삼등급 판별사로 첫걸음을 내디딘 것은 1987년이다. 홍삼 모양을 규격에 맞게 다듬는 정형공정만 10년. 이 과정을 거쳐야 등급을 정하는 조직선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천삼을 선별하려면 10년 경험을 또 쌓아야 한다. 

천삼(좌)과 지·양삼(우) 판독 전 홍삼 뿌리삼. 홍삼 뿌리삼은 외형 및 내공·내백 등 기준에 따라 천,지, 양 삼 등 3종류로 분리된다. <사진=KGC인삼공사>

윤 팀장은 "점 하나 크기 차이로 천삼이 되고 양삼이 된다"며 "잘라보지 않고 판단할 수 있는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에 10년 교육 후에도 평가과정을 거쳐야 단계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삼부터 시작해 5년, 그다음 10년이 지나야 천삼을 볼 수 있지 그 전에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천삼을 볼 수 있는 최고의 단계는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자격증인 셈"이라고 전했다.

◆누군가의 건강 지킨다는 자부심...자식보다 소중해

KGC인삼공사 고려인삼창은 품질부, 제품부, 홍삼부 등 3부서로 구성됐다. 그러나 정관장 뿌리삼 50%가 수출품이라는 점에서 윤 팀장의 홍삼부는 국내 홍삼의 신뢰도를 좌우하는 핵심 부서로 꼽힌다.

무작위 수시검역을 통해 천삼의 품질을 선별하는 중국의 경우 단 한 개의 뿌리삼 제품이라도 등급조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전체 수출품을 파기하거나 반품한다. 즉, 윤 팀장의 눈은 제품 가격뿐 아니라 회사와 국가 신뢰도까지 결정하는 셈이다.

<사진=KGC인삼공사>

그가 일하는 모습을 직접 관찰하기 위해 공장 내부를 돌았다. 1m 앞도 보이지 않는 암실에서 10여명이 홀로 앉아 한 줄기 붉은 빛에 의존해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홍삼 내부의 조직품질을 선별하는 '조직선별실'이다. 뿌리삼의 마지막 품질검사 과정인 만큼 20년 이상 내공이 있는 삼살이들만이 작업 가능한 부서다.

고려인삼창에서 홍삼 내공 27년을 쌓은 지난 2013년. 윤 팀장은 회사 핵심 부서인 홍삼부 생산팀장이 됐다. 이듬해에는 국내 홍삼의 세계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표창도 받았다.

윤 팀장은 "사람의 모습이 천차만별이듯 8000~9000톤 홍삼을 취급해도 모든 삼의 모습이 다르다. 표준이 있으나 홍삼 품질은 1번부터 1000번째까지 그해 기온, 강수량 등에 따라 또 달라진다"며 "선별사 판단에 따라 620만원짜리 천삼이 농축액 원료로 사용되며 30만원짜리로 떨어질 수 있다. 경험과 오랜 노하우가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수현 "故김새론, 미성년땐 사귀지 않아"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미성년자였던 고(故) 김새론과 교제했다는 의혹을 받는 배우 김수현이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장 밝히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5.03.31 mironj19@newspim.com   2025-03-31 17:43
사진
김효주 "아직도 할 수 있는 선수 증명"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LPGA에서 17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해 기쁘다." 김효주(30)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통산 7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효주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의 월윈드골프클럽에서 열린 포드 챔피언십 최종일, 연장전 끝에 릴리아 부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LPGA 통산 7승을 수확한 김효주. [사진= LPGA] 2025.03.31 fineview@newspim.com 역전 우승이다. 3라운드까지 릴리아 부에게 4타 뒤진 공동5위로 출발한 김효주는 대회 마지막 날인 4라운드에서 버디 9개, 보기 1개로 무려 8타를 줄였다. 릴리아 부와 나란히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로 동타를 이룬 김효주는 연장전이 벌어진 18번 홀(파4)에서 1.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승리를 확정지었다. LPGA 통산7승이다. 2015년과 2016년 각각 1승씩을 올린 그는 2021년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2022년 롯데 챔피언십, 2023년 볼룬티어스 오브 아메리카스 클래식 등에서 6승을 수확한 뒤 1년5개월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 김효주는 매니지먼트사 지애드스포츠를 통해 "오늘 마지막까지 집중한 것이 중요했다"고 밝혔다. "작년 겨울 전지훈련에서 열심히 훈련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샷감을 기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파이널 라운드에서도 집중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는 그는, "그 결과 좋은 성과로 이어져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고 기쁨을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새로운 샤프트와 퍼터를 사용한 것이 주효했다는 김효주는 "좋은 샷감과 함께 시너지 효과가 난 덕분에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LPGA에서 17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한 그는 "아직도 내가 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해 너무 뿌듯하다"며 언제나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번 우승은 김아림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올해 두 번째 LPGA 투어 우승이다. 김효주는 "올 시즌, 한국 선수들의 상승 흐름에 좋은 기폭제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fineview@newspim.com 2025-03-31 14:44
안다쇼핑
`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