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컬렉션'과 '사심충만 오쾌남'이 새롭게 방송된다. <사진=KBS, 채널A> |
[뉴스핌=황수정 기자] "아이들이 역사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질문 내용이 깜짝 놀라게 할 때도 있다. 그런데 주입식 교육으로만 배워 아이들에게 어떻게, 어디서부터 대답해야할 지 난감하더라."
28일 진행된 채널A 신규 예능 프로그램 '사심충만 오쾌남'(이하 '오쾌남')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성주가 한 말이다. 김성주는 최근 아이들이 역사에 관심이 있지만 제대로 알려주지 못하는 무지에 대해 반성하며 '오쾌남'을 통해 공부를 하고 있음을 밝혔다.
김성주의 아이들이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예능 프로그램 때문이다. 앞서 MBC '무한도전',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등 국민 예능에서 역사 특집으로 꾸며져 큰 반향을 일으켰다. '무한도전'의 경우, 독도 특집부터 하시마섬(군함도) 이야기, 힙합과 컬래버레이션 등 다양한 시도를 하며 국민적 관심을 환기시켰다. '1박2일' 또한 역사 특집을 통해 김종민을 '바보'에서 '역사왕'으로 변모시키며 '국민 예능'으로서의 의무를 다했다.
'무한도전'과 '1박2일'에서 역사 특집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사진=MBC '무한도전', KBS 2TV '1박2일' 캡처> |
뿐만 아니라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도 김구라가 역사 특집을 꾸렸고, MBC에브리원 'PD이경규가 간다'도 역사 특집을 꾸미는 등 한동안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인기 콘텐츠는 '역사'였다. 또 tvN '어쩌다 어른' '렛츠고 시간탐험대' '동네의 사생활' 등 역사와 인문학을 다루는 인포테인먼트 예능이 늘어나기 시작하며 많은 사람들이 더욱 쉽게 역사에 대해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분위기와 함께 KBS 1TV에서 역사와 예능을 접목한 '천상의 컬렉션'을 시작했다. 이어 채널A에서도 '사심충만 오쾌남'을 새롭게 신설했다. 두 프로그램은 모두 역사와 예능을 함께 하지만, '천상의 컬렉션'은 역사 중에서도 우리의 문화재 '보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오쾌남'은 직접 역사 유적지를 찾아가 여행하며 역사 스토리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26일 첫 방송된 KBS 1TV '천상의 컬렉션'은 전문가 없이 연예인 호스트 6명이 출연해 각각 역사의 한 장면을 장식한 문화재를 소개하고 현장 평가단 100명의 투표를 통해 최고의 보물을 뽑는다. 연예인 호스트가 선정한 문화재에 대해 직접 공부하고 어떻게 프레젠테이션할 지 고민하는 것. 여기에 그들의 생각과 해석이 더해진다. '천상의 컬렉션'은 지난 11월과 12월 파일럿 형식으로 총 2회를 선보였으며 8% 이상 높은 시청률과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천상의 컬렉션'을 연출하는 조영중PD는 "정보전달이라기 보다는 쇼라고 생각한다. 유물에 비어있는 스토리가 많다. 상상력을 가미해 유물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더라도 참여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천상의 컬렉션'은 전문가가 없는데 이에 대해 조PD는 "전문가가 등장하면 선생님과 학생 구도가 형성돼 상상력을 침해할까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역사에 관심이 적었던 시청자도 재밌게 볼 수 있을 프로그램이다. 어렵고 딱딱하다는 선입견을 없애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천상의 컬렉션' 호스트로 등장한 김수로, 최여진, 서경석과 '오쾌남' 제작발표회에서 사극 의상을 입은 한상진, 김성주, 안정환, 셔누, 조세호 <사진=KBS, 채널A> |
오는 4월 1일 첫 방송 예정인 '오쾌남'은 김성주, 한상진, 안정환, 조세호, 몬스타엑스 셔누가 역사 선생님 이수지와 게스트와 함께 역사 유적지를 찾아 역사 스토리를 배워보는 시간을 갖는다. 첫 번째 게스트는 EXID 하니와 혜린이다. 연출을 맡은 박세진PD는 "역사를 배운지 오래돼 잊어버린 아재들과 역사를 배울 기회가 없었던 소녀들이 함께 다니며 역사를 배우고 느끼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한상진은 다수의 사극 작품에 출연하면서 공부한 덕분에 역사 지식이 풍부한 가운데 "지금이 그냥 만들어진게 아니구나 느꼈다. 촬영을 끝마치고도 뜨거운 감정이 올라오더라"고 소감을 전했다. 조세호는 그동안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왔던 엉뚱하거나 무지한 매력이 아닌 '훈민정음'과 '단심가'를 줄줄 읊는 반전 면모를 보였다. 안정환은 꿈에서 역사 공부를 복습하는 등 모두가 열정적인 태도를 보여 첫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예능 프로그램은 역사의 인기를 높이는 동시에 우려와 논란을 자아내기도 한다. 역사를 너무 가볍게 다룬다거나 그저 웃음의 한 소재로만 사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제대로 된 고증을 하지 못해 잘못된 정보를 그대로 전달하는 경우, 그 파급력 때문에 더욱 큰 문제가 발생한다. 일례로 '어쩌다 어른'의 최진기가 오원 장승업의 작품이 아닌 다른 작가의 작품을 잘못 소개해 공식 사과하며 방송에서 하차한 바 있다. 시청자 역시 웃음과 팩트는 별개로 받아들이는 분별력을 길러야 할 때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