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지난해 드라마 ‘닥터스’를 통해 로맨티시스트의 자리를 되찾은 배우 김래원(36)이 이번에는 거친 남자로 돌아왔다. 22일 전야 개봉한 영화 ‘프리즌’을 통해서다.
‘프리즌’은 감옥에서 세상을 굴리는 절대 제왕과 새로 수감된 전직 꼴통 경찰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김래원은 이 영화에서 꼴통 경찰 유건을 연기했다. 한때 ‘저승사자’라고 불릴 정도로 잘 나가는 경찰이었지만, 뺑소니, 증거 인멸, 담당 경찰 매수 등의 죄목으로 교도소 완전범죄 구역에 들어가게 되는 인물이다.
“(나현 감독) 본인이 직접 쓴 이야기니까 전 그저 좋은 도구로 잘 쓰일 듯해서 출연을 결정했어요. 결정 후에는 어떻게 잘 쓰일 것인가 고민하다가 송유건 캐릭터에 변화를 준 거죠. 단순 악질 형사를 꼴통 형사로 바꿨어요. 톤이 무거웠는데 지금은 잔재미가 많이 생겼죠. 감독님과 계속 회의했고, 많은 부분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주셨죠. 실제로 보니 나쁘지 않았어요.”
김래원은 송유건을 통해 크고 작은 웃음을 주는 동시에 모처럼 진한 수컷의 매력도 마음껏 풍겼다. 특히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맨손 액션이 인상적이다.
“악당을 물리치는 것도 아니고 복수처럼 감정적 액션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기 위한 게임이었죠. 또 요령도 생겨서 따로 액션 스쿨에 다니거나 연습을 하진 않았어요. 맞는 것도 별로 대단하게 생각하진 않았어요. 그 정도는 맞아야죠. ‘해바라기’(2006) 때는 네 번 기절하고 끝나고 일주일 동안 링거도 맞았는데요.”
영화의 또 다른 백미인 한석규와의 호흡은 오랫동안 유지한 친분 덕이 컸다. 두 사람은 8년 전부터 낚시로 하나된(?) 사이. 김래원은 한석규와의 관계를 “아주 가까운 형, 동생”이라고 정의했다.
“아침에 가서 저녁에 오는 게 아니라 2박3일, 3박4일 이렇게 다녔어요. 특별한 대화라기보다는 한 네다섯 시간 낚시하다가 ‘커피 마실래?’ ‘제가 탈게요’ ‘아니야, 내가 탈게’ 이런 대화가 오가죠. 그러면서 매번 우리는 언제 작품에서 만나냐고 했는데 이렇게 기회가 돼서 좋아요.”
홀로 하는 바다낚시도 즐긴다는 김래원은 “나 혼자만의 시간,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라 좋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물론 이러한 고독과 사색의 시간은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했다.
“그냥 예전과는 좀 달라졌어요. 연기할 때도 그때는 팬들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고민했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죠. 사실 깨우친 지 얼마 안 돼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지만, 지금은 극에 충실하고 좋은 도구가 되자는 생각이에요. 결국 감독의 피조물이니까 좋은 도구로 잘 쓰이고 싶죠.”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프리즌’이 어떤 작품으로 남길 바라냐는 질문을 던졌다. 짧고 간단한 답변이 돌아왔다.
“뭐, 한(석규) 선배랑 한 첫 작품으로 남겠죠.”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주)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