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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싱글라이더' 공효진 "이젠 숲을 봐야죠"

기사입력 : 2017년02월25일 10:00

최종수정 : 2017년02월25일 10:00

[뉴스핌=장주연 기자] 식상한 표현이지만, 공효진(37)은 카멜레온 같은 배우다. 말 그대로 다채로운 색깔을 지녔다는 의미다. 브라운관에서는 ‘공블리’라는 사랑스러운 연기로, 스크린에서는 매번 개성 강한 연기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다양한 연기라고 하면서도 드라마와 영화를 구분 짓는 이유는 현실적인 상황이 만든 일종의 규칙 아닌 규칙이기 때문이고, 구태여 이걸 설명하는 이유는 영화 ‘싱글라이더’가 그에게 얼마나 의외의 작품인지 말하기 위해서다.

‘싱글라이더’는 지난 22일 개봉한 공효진의 신작. 이 작품에서 공효진은 재훈(이병헌)의 아내 수진을 연기했다. 짧은 캐릭터 설명에서 눈치챘겠지만, 프레임 속 수진은 그간 스크린 속 공효진처럼 강렬하지 않다. 브라운관 공효진처럼 사랑스러울 리는 더더욱 만무하다. 하지만 그는 러닝타임 내내 반짝인다. 힘을 빼고 한 발 뒤로 물러서 타인의 감정에 설득력을 더하는 공효진의 연기. 지금까지 작품들이 공효진이란 배우의 연기 스펙트럼을 확인한 시간이었다면, ‘싱글라이더’는 배우로서 그의 깊이를 알게 된 시간이었다. 

“시나리오가 한 편의 소설 같았어요. 너무 좋았죠. ‘미씽:사라진 여자’(미씽, 2016) 때도 이야기했지만, 며칠씩 후유증이 있는 작품이 있어요. 요즘 세상에서는 사실 어지간히 슬픈 드라마나 영화 보고 그렇긴 쉽지 않거든요. 근데 이 영화는 그랬죠. 특히 재훈이 주는 쓸쓸함이 있었어요. 사실 캐릭터에 끌려서 선택한 건 아니에요. 이 캐릭터를 해도 되는 이유를 찾아갔죠. 그 이유 중에 제가 영화에서는 평범한 캐릭터를 한 적이 없으니까 또 다른 기회가 될 거라 여겼죠.”

캐릭터에 끌리지 않았다는 말을 이해한다. 당연히 비중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다. 수진은 남편의 권유로 호주 시드니에서 아들 진우의 조기 유학생활을 뒷바라지 하는 인물. 그럴 듯하게 포장하자면, 결혼과 육아로 잊었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자지만, 조금 적나라하게 바라보면 타지에서 외로움을 느끼고 그곳에 사는 크리스와 또 다른 감정을 쌓아가는 여자다.

“사실 캐릭터 중에 가장 공감이 안 됐죠. 재훈도 이해됐고 진아(안소희)는 말할 것도 없었어요. 여전히 수진이 미워 보일까 봐 걱정도 되고요.다행인 건 실제로 주위에 결혼한 친구들 이야기 들어보면 수진의 외로움, 수진과 크리스의 관계에 공감한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또 연기하다 보면 캐릭터가 다 내 마음, 감정은 아니죠. 지금껏 제 캐릭터들은 언제나 제 개인적인 결정과 다른 방향을 택했거든요(웃음). 중요한 건 영화에는 각자 역할이 있고, 정확하게 그 용도로 쓰이는 거죠.”

공효진은 그러면서도 어떻게 보면 배우와 닮은 지점이 많은 캐릭터가 수진이라고 했다. 다만 안타깝게도 그 공통 분모는 긍정적이지 못하다.

“남자든 여자든 배우들은 아무래도 편하게 밖에 돌아다닐 수도 없고, 화가 나도 억울해도 참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사람이면 기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내가 지금 뭐가 재밌고 뭐가 필요한지도 몰라서 해소가 안 돼요. 또 내 시간이 없으니까 기본적인 즐거움, 예를 들면 먹고 자고 입는 즐거움의 의미도 잊고 살죠. 수진도 그런 면에서 비슷해요. 좋은 것, 싫은 것 모두 참아내야 하니까 분출이 안 되죠. 우리에게는 하면 안 될 것들이 너무 많으니까요. 사랑도 그렇고. 물론 수진은 당연히 하면 안 되지만(웃음).”

그의 말을 배우라는 직업 자체에 대한 불만으로 곡해해서는 안 된다. 사실 공효진은 배우, 또 연기가 자신에게 얼마나 큰 기쁨과 행복을 주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경력 18년 차에 자신이 그려야 할 방향을 고민하거나 변화를 꿈꾸지는 않을 테니까. 

“사실 성취욕으로는 굉장히 행복한 직업이에요. 작품마다 실패 혹은 성공을 하는 데 성공했을 때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죠. 물질적, 인간적, 감정적으로 받는 것도 너무 많고요. 다행히 전 그동안 운이 좋아서 다양한 변화를 줬고 성장의 타이밍을 잡았죠. 그리고 이제는 경력, 나이에 걸맞게 나무보다는 숲을 볼 시기라고 봐요. 저도 나로 강렬하게 채우겠다는 욕심으로 가득한 때가 있었죠. 그게 관객 공략 포인트라고 잘못 생각할 때도 있었고요. 하지만 다 때가 있는 거고, 지금의 전 어떤 이미지를 각인시키기보다 진한 색깔을 희석할 필요한 때라고 보죠. 수진은 그 찬스이자 다음을 위한 또 다른 씨앗이고요. 노희경 작가님이 영화 ‘행복’(2007)을 보고 지해수(드마라 ‘괜찮아, 사랑이야’, 2014)를 주셨듯, 뿌려놓은 씨앗은 거두기 마련 아니겠어요?(웃음)”

미래를 위해 지나쳐가는 현재의 소중한 것. 영화의 주제이기도 한 이 화두를 공효진에게 마지막으로 던졌다. 뜻밖에 답이 돌아왔다. 자연, 흙이 주는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화훼단지가 옷가게 가는 것보다 더 흥분돼요. 이미지 메이킹이라고 하겠지만(웃음), 몇 년 전 ‘공책’이란 환경 책을 쓴 것도 그래서였죠. 죽은 줄 알았던 꽃이 다시 살아나는 걸 보고 희열을 느꼈어요. 제가 흙, 자연, 동물처럼 나 이외에 살아있는 것들을 돌보는 거에 큰 재미와 기쁨을 느끼더라고요. 사실 소유욕, 물욕, 구매욕은 결국 다 내 부채잖아요(웃음). 저도 당장의 욕구에 샀다가 3~4일 후회하고 그러지만요. 아무튼 이 돌봄의 기쁨을 잘 발전시키면 더 큰 즐거움이 있겠다 싶었죠. 저랑 어울리지 않지만, ‘와, 꽃이 피었네~’하고 그래요(웃음). 요즘 바빠서 소홀했는데 다시 시작하려고요.”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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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공모' 이상민 前 장관 구속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를 범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1일 영장을 발부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뉴스핌DB] 특검은 지난달 28일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로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사실상 방조하고,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해 국민의 생명·안전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 전 장관이 행안부 장관으로서 외청 기관장인 소방청장 등에게 의무 없는 단전·단수를 지시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도 봤다. 특히 이와 관련해 특검은 그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에 나와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위증이라고 판단해 이 혐의도 적용했다. 그동안 이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등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행안부에는 소방청에 대한 지휘 권한이 없다는 것이 이 전 장관의 주장이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160장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하고, 앞서선 300여쪽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이 이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다른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전 장관 구속은 이른바 '안가(안전 가옥) 회동 의혹' 관련자 중 첫 신병 확보인 만큼, 일각에선 특검이 근시일 내 나머지 안가 회동 멤버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가 회동 멤버는 이 전 장관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법률가 출신 최측근으로, 계엄 해제 이후 안가에 모여 계엄 직후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hyun9@newspim.com 2025-08-0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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