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가족 2017'은 각자의 위치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평범한 '초인' 가족들의 이야기다. <사진=SBS '초인가족 2017' 캡처> |
[뉴스핌=신우림 인턴기자]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 집에서 위로 받고 시원하게 복수한다.
공감과 위로가 필요한 시대다. 가능하다면 누가 대신 얄미운 상사한테 복수 좀 해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현실에선 찍소리 못하는 '을'에 불과하다. 때문에 수많은 직장인 시청자들을 겨냥하는 오피스 드라마는 매번 관심을 받는다.
인기 있는 오피스 드라마의 공통된 코드는 '공감'이다. 그저 어떤 애환이 있는지, 얼마나 힘든지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위로받는 기분이다.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던 tvN '미생'은 2014년 많은 직장인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미생'은 바둑이 인생의 모든 것이던 장그래(임시완)가 프로 입단에 실패하고 원인터내셔널에 입사해 벌어지는 일들을 다뤘다. 감독이 공들였다는 사무실 모습과 등장인물들이 받는 온갖 직장 스트레스까지 현실과 많이 닮아있었다. 또한 매회 이 시대 '미생'들을 어루만지는 메시지로 감동을 주며 호평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동명 웹툰이 원작인 JTBC '송곳'은 비정규직 문제와 부당한 정리해고에 집중했다. 특히 각자 다른 위치와 입장으로 노사문제에 대항하는 푸르미 마트 직원들의 모습이 현실적이었다는 평이다. JTBC의 또 다른 오피스 드라마 '욱씨남정기'에서는 '갑질' 상사를 대하는 주인공들의 상반된 대응이 웃음을 자아냈다. 아무리 억울한 일이라도 꾹 참고 넘어가는 남정기(윤상현)의 모습은 우리와 너무 닮아 애잔함을 자아냈다.
지난 22일 1·2회 연속방송으로 스타트를 끊은 SBS '초인가족 2017'은 이런 공감과 위로를 원하는 시청자들을 타깃으로 한다. 찌질한 만년 과장 나천일(박혁권)과 그 가족의 이야기가 평범한 우리 일상과 다르지 않다. 각자 위치에서 '살아내는' 초능력을 가진 평범한 '초인'들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소소한 재미와 공감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김과장'의 시원한 '사이다' 전개가 매회 화제다. <사진=KBS '김과장' 캡처> |
오피스 드라마를 보는 맛은 대리만족에서 극대화된다. 부당한 요구를 하는 상사를 톡 쏘아 붙이고, 할말 없을 정도로 똑부러지게 일을 처리하는 주인공들은 스트레스로 억눌린 시청자들의 속을 사이다처럼 뻥 뚫어준다.
지난 2013년 방영한 KBS '직장의 신'이 대표적인 예다. 뛰어난 일처리 능력과 당당함으로 계약직 사원임에도 불구, 상사들도 쩔쩔매게 하는 미스김(김혜수)은 매회 시원시원한 통쾌함을 안겨줬다.
KBS '광고천재 이태백'은 주인공이 학력 핸디캡을 딛고 광고디자이너로 성공하는 스토리를 그려 주목 받았다. 실존인물 광고 디자이너 이제석을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시청자들에게 매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시원한 사이다 전개로 매회 화제를 모으는 KBS '김과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삥땅 전문 경리과장 김성룡(남궁민)이 한탕 해보려 입사한 회사에서 의도치않게 부정과 싸우고 회사를 살려낸다는 내용이 흥미롭다. 주인공 남궁민이 던지는 통쾌한 한방들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확 풀어준다는 평이 이어진다.
실제로 '김과장' 게시판은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을 주인공들이 속시원하게 대신해 준다." "'사이다'라는 표현이 정말 딱이다." 등 호평일색이다. 덕분에 '김과장'은 초호화 출연진을 앞세운 SBS의 야심작 '사임당 빛의 일기'를 누르고 4회만에 수목드라마 1위에 등극했다. 상승세를 타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빠르게 갈아치우고 있다.
오피스 드라마의 열풍 속에 오는 3월 방송하는 MBC '자체발광 오피스'도 관심을 받고 있다. 시한부 신입사원이 '슈퍼 을'로 거듭나는 성장기를 어떻게 풀지 지켜볼 일이다. 뭣보다 이 드라마 역시 톡 쏘는 전개로 '사이다' 오피스 드라마의 계보를 이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신우림 인턴기자 (wr11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