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뫼비우스 단상] 매듭은 음악도 만든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일상에 흔히 보이는 것들로 뫼비우스적, 그 이상의 상상 여행을 하려 한다. 주변의 사물들엔 저마다 독특한 내력이 숨어 있고 어떻게 빚느냐에 따라 보석이 되기도 하고 나침판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출발한 여행의 과정에 어떤 빛깔의 풍경이 나타날지, 그 끝이 어디까지 다다를지 필자 자신도 설레인다. 인문학의 시대라고 하는데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 메타적 성찰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사물과 풍경, 시대와 인문을 두루 관통하면서 색다르면서도 유익한 여행을 떠나려 한다.

초등 친구들과 모처럼만에 주문진에 놀러갔다가 시장의 어느 건어포 가게에서 친구들이 물건을 고를 때 내 눈을 유독 사로잡는 것이 있었다.

양미리를 묶어놓은 것이다. 평소라면 지나쳤을텐데 매듭에 대한 생각이 마음에 들어 있던 터라 노란 노끈들의 매듭이 마음을 끈 것이다.
저 매듭이 없다면 양미리들은 줄줄 흘러버려 전시 효과가 사라질 것이다. 항구에 배를 묶어놓을 때, 내 셔츠에 단추를 달 때, 노리개 같은 장식용으로 쓰이는 매듭이 바닷가 건어물 가게에서도 보이자 기분이 상기되었다.
적당한 물건들을 사서 차에 넣어놓고 우리는 바닷가로 나아갔다. 친구 중 한명이 기타를 잘 치는데 여행 때면 매번 기타를 메고 와 우리를 즐겁게 한다. 파도 치는 푸른 바다를 마음껏 바라보다가 우리는 모래 사장에 앉았다. 친구의 기타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그러는 중에 이번엔 기타를 향해 내 마음이 요상하게 타오르는 것이었다. 노래를 마치고 자리를 뜰 때 기타를 연주한 친구를 불렀다.
“저걸 뭐라고 불러?”
기타줄을 가로지르는 쇠를 가리키며 물었다.
“프렛.”
“프렛?”
“기타줄이 달린 긴 나무판을 지판이라고 부르고, 거기에 반음 간격으로 나 있는 쇠를 프렛이라고 불러.”
친구가 말해준 그 프렛이 일종의 매듭처럼 보였던 것이다. 그의 기타를 바다를 배경으로 세
워보게 했다.

“쟤 또 발동 걸렸구나”
친구들이 약올리는 소리 속에 뭔가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분위기가 되었다.
수평선과 나란히 된 저 프렛들을 통과하며 여섯 개의 줄이 지난다. 클래식 기타의 경우 줄은 나이론으로 되어 있고 재즈 기타의 경우는 가느다란 강철로 되어 있다. 그 줄을 손가락으로 짚는 것이다.
거기까지 이른 나는 해왔던 내 상상에 오류가 있음을 발견했다. 처음에 나는 기타의 프렛이 매듭으로 상상되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손가락으로 누르는 지점이 매듭인 것처럼 여겨졌다. 실을 엮을 때처럼 실제적인 매듭은 아니지만 기타줄의 어느 한 지점을 순간적으로 나무 판에 붙여서 매듭 효과를 낸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손가락에 의한 그 매듭은 프렛에서 이루어진다. 즉 손가락이 한곳을 짚어줌으로써 실제로는 프렛에 줄이 맞붙기에 그곳에서 매듭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미 있었던 상상과 결론은 같지만 단순성이 좀더 구체적으로 발전해 있었다.
바이올린과는 다르다는 생각에 미쳤다.
즉 기타가 손가락이 짚어져 생긴 매듭과 실제로 음악에 필요한 매듭이 다르다고 한다면 바이올린은 그 두 곳이 같다. 즉 손가락으로 짚은 곳이 실제 음악적인 매듭이 되는 것이다.
이 비교가 흥미롭다. 음악 전문가들이나 악기 연주자들에겐 상식일테지만 문외한의 내겐 막 발견된 이 사실이 즐겁다. 첼로나 더블 베이스도 바이올린의 경우와 같을 것이다.
어쨌든 기타나 바이올린 류의 현악기들은 현에 매듭 효과가 지어지면서 변주되는 소리가 공명통을 통해 깊어진다.
여기까지 나아간 나는 친구들 틈에 끼여 바닷가를 떠나 걸으면서 아까 본 양미리 묶음이 다시 떠올랐다.
양미리에 실제적인 매듭이 쓰였다면 기타엔 상상적인 매듭이 쓰였다. 그렇게 억지스럽게 짜맞추고 보니 재미가 생겨났지만 차이가 보이고 있었다. 즉 양미리의 매듭이 고정적이라고 한다면 현악기의 매듭은 변동적이다. 즉 매듭을 지었다 풀었다 한다. 매듭의 지점 또한 계속 바뀐다. 매듭을 지었다 풀었다 하며 그 지점을 수시로 바꾸어나가는 것. 그것이 멜로디를 만든다. 그렇게 만들어진 멜로디는 통 속으로 들어가 공명을 일으키며 바람 속으로 전파된다.
아름다움이 탄생되는 과정이다. 악기는 미의 공장이다. 미의 생성 공정에 매듭은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거기까지 생각이 나갔다가 양미리의 매듭이 과연 고정적인가 싶었다.
고정적이라면 고정적이겠지만 달리 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매듭이라고 그 묶인 포인트가 한 점인가? 아니다. 매듭이 지어진 부분엔 실제로 무수한 하위 지점들이 존재한다. 어찌 본다면 무한에 가까운 지점들이 형성된다고 볼 수도 있다.
바람은 그 중 어디를 지나는가. 바람의 마음이다. 그로 인해 바람들과의 무수한 접점들이 생긴다. 즉 바람은 양미리 묶음의 매듭 속의 다채로운 지점들을 건드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타의 구조와 같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불어오는 바람은 매듭 속의 무수한 접점들에 순간순간 달리 조응하면서 잘 들리지 않는 약한 소리를 만들어 낸다. 그 자체가 하나의 악기 아닌가, 음악 아닌가까지 비약되었다.
현악기는 바람 속에 떨림을 일으킨 다음에 그것을 통 속에 가둔다. 바람 속에서와 공명통 속. 즉 이중의 가공을 통해 음악을 창조한다. 반면에 양미리 묶음은 바람 속에 그 자체로 널려 있다.
그러나 지구나 우주 자체를 공명통이라고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양미리 묶음도 거대한 공명통 안에 들어있게 되는 것이다. 광대한 공명통을 부착하고 있다고 해도 말이 안되지는 않는다.
공명통이 너무도 커서 그 소리들은 차라리 산화해 버린다. 이렇게 본다면 음악을 넘어선 도(道)에 가깝다.
사찰의 처마에 달린 풍경이 그런 모습인데 그것을 닮아 보이기까지 한 것이다. 사찰에 소리 이상의 소리를 바람 속에 내는 풍경이 매달려 있듯 주문진의 건어물 가게 앞엔 양미리 풍경이 매달려 있는 것이다.
말이 안된다고 누가 시비를 걸면 그 사람이 결국은 자기 논리를 물리칠지도 모르는 말이다.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기타나 바이올린이나 첼로 등등의 악기를 비하하는 말이 결코 아니다. 그 현악기들은 우리의 삶과 문화를 얼마나 풍성하게 해주는가. 악기 없는 삶은 너무도 고독해져서 우주에 차갑다는 형용사를 붙이는 게 우리 문화에 지배적이 될지도 모른다. 다만 무심히 지나갈 수 있었던 허드레 물건 하나가 느닷없이 악기 내지 그 이상으로 비약되는듯한 행복한 현기증이 내 몸의 공명통을 흐뭇하게 채우고 있었다.

이명훈 (소설 ′작약도′ 저자)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KT 과징금 539억, SKT의 40%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KT가 소형 기지국(펨토셀) 해킹 사고와 관련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53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앞서 유심 정보 유출 사고로 1347억원의 과징금을 받은 SK텔레콤의 40% 수준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유출 규모와 정보의 민감성, 피해 대응 수준 등이 SK텔레콤과 달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07.29 gdlee@newspim.com 개보위는 29일 KT가 불법 펨토셀을 통해 고객 개인정보를 유출하게 한 책임에 대해 과징금 539억7900만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고 30일 밝혔다. 개인정보보호 위반 행위에 대해 과징금음 매출액의 최대 3%까지 부과할 수 있다. 이에 KT의 최근 3년간 연평균 무선서비스 매출인 6조6689억원을 기준으로 최대 1900억원에서 2000억원 수준이 부과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앞서 SK텔레콤이 네트워크와 시스템의 보안 관리를 소홀히 해 2324만여 명의 유심 정보 등이 유출한 건에 대해서 개보위가 과징금 1347억9100만 원과 과태료 960만원을 부과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보위는 KT에 부과한 과징금의 기준을 5G와 LTE의 서비스 매출로 판단했다. 이번 해킹 피해 대상이었던 소형 기지국 펨토셀이 LTE 통신에서 사용되는 장비이며 5G 통신 설비가 확정되지 않은 곳에서는 LTE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5G와 LTE 서비스 매출을 산정 기준으로 정했다는 설명이다. 양청삼 개보위 사무처장은 "KT의 경우 앞선 사례(SK텔레콤)와 비교해 확인된 유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었고 유출된 정보도 임시값, 기기의 단말기 정보를 포함한 3종으로 달랐다. 피해 관련해 보상이라든지 시정조치 등이 신속하게 협조됐다는 점이 감안됐다"고 설명했다. 양 사무처장은 "앞선 유출 사고는 2300만명의 유심 정보가 유출됐던 건인데 비해 KT는 확정된 유출 규모가 1만6647명이라는 점이 고려됐다"라고 전했다. 악성 코드 감염 사고 건에 관련해서는 KT가 개인정보 유출 분석을 소홀히 하고 정부에 미신고했으며 사고 서버의 로그 일부를 삭제하고 조사 과정에서 거짓 자료제출 및 번복으로 위원회 조사를 방해했다고 판단해 고발하기로 했다. 이번 과징금 부과 및 과태료 등 개보위 처분에 대해 KT는 "개보위의 처분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지난 사고로 고객과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와 불안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 보호 체계 전반을 원점에서 재정비하고 있으며 보안 투자를 확대하고 전사적 개인정보보호 역량을 강화하는 등 사태 재발 방지와 고객 신뢰 회복에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origin@newspim.com 2026-07-30 13:40
사진
李대통령 지지율 53% [NBS] [서울=뉴스핌] 김미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가 2주 연속 하락해 53%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0일 공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7~29일 동안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국지표조사(NBS) 7월 5주차 결과를 살펴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는 긍정평가가 53%로 직전 조사인 7월 3주차보다 2%포인트(p) 하락했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는 2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 반면 부정평가는 37%로 직전 조사보다 3%p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 7월 5주차 [그래프=NBS]   정당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0%, 국민의힘 21%, 조국혁신당 2%, 개혁신당 2%, 진보당 1% 순으로 나타났으며, 태도유보는 33%였다.  민주당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는 정청래 후보가 21%, 김민석 후보가 19%, 송영길 후보가 6%였고, 태도유보가 54%로 절반을 넘었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김 후보가 34%, 정 후보가 29%, 송 후보가 9%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에서는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56%로 과반이고, 잘하고 있다는 의견은 33%였다.  부동산 가격 전망으로는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31%, 보합이 52%, 하락이 10%였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15%,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21%,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55%로 확인됐다.  전세대출 규제 역시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11%에 그친 반면,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24%,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55%를 보였다.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 평가 [그래프=NBS]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시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the13ook@newspim.com 2026-07-30 13:31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