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수정 기자] 12월 1일, 종합편성채널(종편)이 개국 5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2011년 첫 출범 당시와 비교하면 현재 종편의 위상은 지상파와 어깨를 견줄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아쉬운 점은 JTBC에서만 드라마를 볼 수 있는 것이다. JTBC는 그동안 꾸준히 성장해 '웰메이드' 평가를 받고 있지만, 채널A, MBN, TV조선은 드라마를 제작하지 않고 있다.
◆ 드라마 왕국 넘본다? JTBC 하이퀄리티 드라마 전성시대
최근 JTBC 드라마 '밀회'가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인물이나 병원의 이름이 그대로 등장하거나, 부정입학, 사업비리 등 현 시국을 연상시키는 설정이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밀회'의 정성주 작가는 "우연의 일치"라고 선을 그었지만, 2014년에 방송됐던 드라마라고 생각하기엔 여러모로 현재와 다를 바가 없다. 사실 '밀회'는 방송 당시 20세 차이의 연상연하 커플의 등장으로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그러나 불륜이 아닌 사회부조리를 고발하며 지상파 드라마가 방송되는 월~화 밤 9시50분에 편성했지만 최고 시청률 5.4%를 기록할 정도로 선전하며 '웰메이드'라는 극찬을 받았다.
JTBC 드라마에는 항상 '웰메이드'가 따라붙는다.이에 JTBC 시청률이 아쉽더라도 화제성에서는 빠지지 않는다. 이러한 JTBC의 노력은 2016년 꽃을 피웠다. 특히 올해는 다른 채널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소재의 신선함으로 차별성을 높였다. '마담 앙트완'은 '미신'의 점쟁이와 '과학'의 임상심리전문가를 통해 사랑 이야기를 전했고, '욱씨남정기'는 갑을관계에 대해 지적했다. '마녀보감'은 조선의 마녀라는 독특한 설정의 판타지 사극이었으며, '청춘시대'는 20대 여대생의 이야기를 현실감있게 그려냈다. '판타스틱'과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는 각각 시한부와 불륜이라는 뻔한 소재를 웰다잉과 부부 관계에 집중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지수를 높이며 호평받았다.
과거 JTBC는 매주 월화드라마, 주말드라마로 두 편의 드라마를 방송했다. 그러나 2014년 이후 금토드라마로만 고정됐다. 방송이 줄어든 아쉬움은 드라마의 높아진 퀄리티와 다양한 소재 등으로 달랬다. JTBC 드라마 관계자는 "드라마는 투자는 많이 해야 하고 시간도 많이 든다. 드라마를 하나로 줄이긴 했지만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내부 인력도 더 늘리고 꾸준히 노력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진지한 정통 드라마를 표방했다면 이제는 젊고 트렌디한 드라마도 만들고 있다. 반응이 좋아 감사하다"고 전했다.
오는 9월 새롭게 방송되는 '솔로몬의 위증'을 시작으로 2017년 JTBC의 드라마 하반기 라인업을 살펴보면 더욱 기대감을 높인다. '솔로몬의 위증은 일본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기성세대와 청소년의 대립과 성장을 그린다. 이후 박보영, 박형식, 지수 등이 출연하는 '힘쎈여자 도봉순', 이연희, 정용화 등이 출연해 프랑스 올로케 촬영을 진행한 '더패키지', '태양의 후예'의 김원석 작가와 배우 박해진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맨투맨' 등이다. JTBC 관계자는 "알려진 것들만 해도 기대감이 높지만 또 다른 준비 중인 드라마도 많다"며 "지금보다 더 화제성이 높을 것"이라고 자신만만해 했다.
◆ 채널A, MBN, TV조선, 여전히 준비 중
JTBC를 제외한 채널A, MBN, TV조선은 드라마 제작을 멈춘 상태다. 채널A은 2012년 '판다양과 고슴도치' 이후 드라마가 없었다. 올해 8월 고용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나는 취준생이다'라는 웹드라마를 제작하긴 했지만 5부작의 짧은 프로젝트였다. MBN은 2014년 '천국의 눈물'이 마지막. TV조선 역시 그 해 '불꽃 속으로'가 마지막 드라마다. 매년 JTBC가 3~4편 이상 드라마를 제작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채널A '판다양과 고슴도치', TV조선 '불꽃속으로', MBN '천국의 눈물' <사진=채널A, TV조선, MBN> |
사실 TV조선은 2016년 방송을 목표로 드라마 '오직 하나뿐인 그대'를 준비해왔다. 배우 남궁민이 주연을 맡아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라이브 콘서트 장면을 첫 촬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제작 일정이 미뤄지면서 주연을 맡았던 남궁민, 이열음이 일정 조율을 문제로 하차했다. 또 제작사의 사정까지 더해져 결국 '오직 하나뿐인 그대' 편성은 불발됐다. TV조선 관계자는 "2017년 편성을 목표로 드라마를 준비 중이다"라고 전했다.
MBN과 채널A 관계자 역시 내년을 목표로 드라마 론칭 계획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이 또한 지켜질 지는 미지수다. 각 방송사마다 자체적인 논의는 계속되고 있지만 드라마 제작이 현실화 되기까지는 어려움이 많다. 제작비의 한계는 물론, 제작 환경과 인력, 주시청자층 등 고려해야할 요소가 많다. 한 방송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의 어려움에 대해 "결국은 돈이다. 드라마는 투자를 한 만큼 수익이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말 그대로 하이리스크 사업이다"라며 "그러나 단순히 비용 문제를 떠나서 종합편성채널이라면 드라마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