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은 기자] 원작은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대중이 알고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과는 조금 다른 작품이 탄생할 예감이다.
14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블루스퀘어 북파크 카오스홀에서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양정웅 연출과 박정민, 문근영, 손병호, 서이숙, 배해선, 김호영, 이현균, 김찬호, 양승리, 김성철이 참석했다.
이번 연극은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리메이크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서로 원수인 가문에서 태어난 로미오(박정민)와 줄리엣(문근영)이 사랑하게 되는 비극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이날 양정웅 연출은 “이 작품은 너무 잘 알려져 있다. 셰익스피어 생전에도 가장 흥행을 많이 한 작품이다. 사랑의 희비극이다. 그 희비극의 요소를 잘 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근영은 “이 작품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사실 걱정도 되고, 많이 무섭고 두렵기도 하다. 많은 선배님들과 호흡 맞추면서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박정민은 “연기를 시작하고 배우 인생에 로미오가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제 인생에 로미오라는 사람이 들어온 것이 반갑다. 아주 설레고 좋은 공연이 나올 것 같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고 덧붙였다.
문근영은 본인이 느끼는 로미오의 매력으로 박정민의 ‘구수함’을 꼽았다. 문근영은 “극 중 줄리엣이 로미오에게 반하게 된 이유는 첫 느낌 때문일 것 같다. 늘 책에서 보던, 손을 잡고 입을 맞추는 느낌을 로미오로 인해 느낄 수 있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박정민 씨 연기는 구수하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최고의 매력인 것 같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박정민은 본인이 느끼는 로미오의 매력으로 외모를 꼽았다. 그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인물을 제가 최대한 땅으로 끌어 내리려고 노력 중이다. 저도 로미오와 비슷한 사랑을 해본 적이 있던 것 같다. 그래서 현실적인 부분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정민은 연극에 도전한 데 대해 어려운 점도 토로했다. 그는 “저랑 문근영 씨는 연극을 많이 안 해본 배우들이다. 그래서 궁금한 게 있을 때 쉽사리 물어보지 못했다. 근데 연출가가 먼저 얘기를 해주고, 많은 걸 시도할 수 있게 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브라운관이 아닌 무대를 택한 이유에 대해 문근영은 “어쩌다보니 6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서게 됐다. 더 배울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길 바라면서 연극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작품이 원작 그대로를 가져가고 있다. 언어의 맛을 강조했기 때문에 문어체적인 부분이나 시 같은 문장이 굉장히 어렵다. 그런 말을 얼마나 관객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노력하고 있다. 그 말 속에서 보여줄 수 있는 줄리엣의 매력을 살리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박정민은 “문근영 씨가 제가 해석한 로미오를 너무 잘 받아줘서 고맙다. 그러는 와중에 사람인지라, 작품을 하면서 가끔씩은 들뜨기도 하고 배우로서 많이 부족한데 큰 걸 바라고 있어서 반성도 하고 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제 자신을 많이 다잡고 있다”고 웃었다.
로렌스 신부 역의 손병호는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이 ‘사랑’이라는 얘기가 있다. 사랑이라는 큰 힘을 이 시대에,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 마지막 달에 보여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래서 이 연극에 동참했다. 열심히 하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머큐쇼를 맡은 강호영은 “제 캐릭터는 광기어린 부분이 있다. 버라이어티한 부분들이 많은 인물이다. 극 중 인물에 실제 김호영을 많이 대입시켜서 극이 다운될 때 에너지를 불어 넣으려 한다”고 말했다.
양정웅 연출가는 “셰익스피어를 제 마음대로 각색하는 걸로 많이 알려져 있다. 이번 작품만큼은, 원작에 충실했다. 본질적인 매력과 화려한 수사를 잘 살리려고 하고 있다. 제가 한 작품 중 원작에 가장 충실한 작품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는 12월 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개막한다.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사진=샘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