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변상문의 風流여행기] 문화를 감미롭게 들려주는 가야금 연주자, 김보라

기사입력 : 2016년10월19일 11:25

최종수정 : 2016년10월19일 11:25

어느덧 봄, 여름이 지나고 이제 가을이 왔다. 지금까지의 우리 삶에 사계절이 한두 번 지난 것도 아닌데 다시금 찬바람이 불어올 때면 괜스레 추억에 젖어들곤 한다. 찬 공기와 함께 왠지 어릴 적 시골집의 지푸라기 태우는 냄새가 코끝을 스치는 것만 같다. 도심 속 한 가운데에 서 있는데도 이렇게 느껴지는 기억이란 참 깊고 깊은 것이다.

아주 깊숙한 기억속의 이야기를 우리는 바람으로, 햇살로, 빗방물로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 아닐까 한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삶의 순간에 만났던 음악에 웃고 울었던 기억을 나 또는 당신이 안고 있듯이 말이다. 이렇게 아주 오랜 기억을, 역사를 가진 악기를 만나고 싶은 가을이 왔다. 기억을 추억으로, 추억이란 글자엔 가을을 담아 가야금 연주자를 만나보기로 결심한다.

아마도 여러분이 국악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악기는 드라마에 많이 나오는 가야금, 해금 등이 아닐까 한다. 해금(2현으로 이뤄진 선율 악기)은 흔히 아쟁(8현으로 이뤄진 선율악기)과 헷갈려 하기도 하니 단언컨대 가장 대중적인 국악기는 가야금이라 할 수 있겠다. 가야금은 오동나무로 만들며 12개의 현은 명주실로 만든다. 연주시 왼손은 줄을 흔들고 누르며 오른손은 줄을 뜯거나 밀며 퉁기는 것으로 소리를 낸다. 흔히 12현과 25현 연주를 많이 하며 12현은 전통의 산조 연주시, 25현은 현대곡 연주시 활용된다. 우륵이 만들었다고도 하지만 기록엘 따르면 가야국의 가실왕이 만들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가장 오랜 역사를 안고 지금까지 숨 쉬며 살아온 가야금을 연주하는 젊은 국악인, 김보라를 초가을 남산에서 만났다.

김보라는 화장기 없는 수수한 얼굴에 맑은 눈빛이 인상적인 연주자다. 단풍이 화려해지는 본격적인 가을이 온다면 그녀와 가야금은 이 계절의 색감을 더 아름답게 보이게 하겠구나 생각했다.

“태어나서 기억이 생길 때 즈음부터 피아노를 꾸준히 배웠어요. 제 아주 오랜 기억 속에 피아노가 있는 걸 보면 가야금에게 조금 미안하기도 합니다. (웃음) 초등학교에 가서는 바이올린도 배웠구요. 확실한 건 아주 어릴 적부터 제 스스로 계속해서 음악을 할 것이란 생각을 했어요. 언제나 음악을 사랑했어요. 그게 국악이 될 거란 생각은 사실 못했지만... 중학교때 판소리 하는 친구랑 친해지게 됐는데 그 친구가 참 멋진 소리를 가졌었어요. 우리 소리가 처음으로 제 귀에 매력적이게 들렸거든요. 그 때 그 친구를 따라 국악원에 갔어요. 그 날 처음으로 가야금 소리를 듣게 됐는데, 웃기죠, 판소리로 흥미를 갖고 가야금으로 정착하다니. 그만큼 그 순간 모든 걸 잊게 할 만큼 매력적인 선율이었어요.”

전주예술고등학교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전문사까지 수료했다. 가야금을 공연하고 연구하는 김보라는 현재 박사과정 또한 준비 중이다.

“요즘은 공연 활동에 주력하기보다 음악과 다른 분야를 접목해 저만이 할 수 있는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생각해요. 여러 방면으로 생각 중에 있는데 제가 인문학에 관심이 많아요. 흥미 위주의 문화가 대중문화의 중심을 잡고 있지만 사실 그 모든 바탕엔 인문학이 있거든요. 인문학이야 말로 가야금과 가장 잘 어울리는 학문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구요. 철학과 역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을 만들 수 있게 한 모든 이야기를 늘 사랑하고 있어요.”

김보라의 말에는 친절함과 따뜻함이 묻어있다. 방금 채색한 빛의 따뜻함이라고 할 수 없다. 아주 어릴 적부터 칠하고 칠해진 따뜻함이 분명하다고 느껴진다. 그런 그녀는 무대에서 인사에 자신의 이런 성향을 담아낸다. 아마도 현재 활동하는 연주자 중 가장 듣기 편한 목소리와 어투로 무대를 설명하는 국악인이 아닐까 한다.

“연주자라면 사람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알아야하고, 제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지 확실히 인지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제 무대를 보고 잊는 게 아니라 보고 달라지는 공연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 날의 기분부터, 혹은 내일을 다르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그런 공연이요. 사실 무대에서 말을 한다는 게 아직은 많이 어색해요. 하지만 다짐해봐요. 예를 들면 판소리를 할 때 고수는 노래하는 사람이 더 잘할 수 있게 추임새로서 힘을 실어줘요. 도움을 주는 역할이죠. 가야금이 무대의 중심이라면 관객과 친해지기 위해 제 말이 고수가 돼 주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기계적인 소리 없이 맑은 목소리로 그리고 자연의 악기로 밝은 느낌을 주고 싶다는 김보라. 인간문화재 제 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전수자로서 우리 전통음악을 지키는 일, 그대로 보존하고 전승하는 일에 앞장서며 자신만의 가야금 선율을 만들고 싶다는 그녀. 김보라는 아마 이 가을 지나 다음 가을이 되면 보다 더 깊은 우리의 역사와 우리 문화를 선율에 쌓을 것이다. 그 선율에 우리들의 추억을 앉힐 자리 한 켠 건네줄 것이다.

변상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사진
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