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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밴드 잔나비 "스토리 불어넣은 '몽키 호텔', 우리 음악 새 장르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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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양진영 기자] 밴드 잔나비가 당찬 재도약을 앞두고 있다. 데뷔 2년차로 아직 신예라면 신예지만 전에 없던 음악적 자신감을 채웠다. OST로 더 알려지긴 했어도 '잔나비표 음악'에는 누구보다 욕심이 넘친다.

4일 1집 'MONKEY HOTEL(몽키 호텔)'을 선보인 잔나비(유영현, 김도형, 장경준, 최정훈, 윤결)는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2년간 준비해온 앨범을 드디어 내놓는 소감을 밝혔다. 멤버들이 1년 넘게 준비한 결과물엔 이전과 달리 확연해진 잔나비만의 색깔이 고스란히 담겼다.

"2년 만에 내는 순수 창작물이에요. 외부의 압박 같은 건 전혀 없이 우리가 펼칠 수 있는 걸 다 해봤죠. 일단 제가 프로듀싱했고 전에 비해 실험적인 느낌이 강해요. 선두에서 혼자 프로듀싱을 맡은 것도, '몽키 호텔'이라는 소재와 스토리를 불어 넣은 것도요. 이번엔 '몽키 호텔' 시리즈 첫 번째 편인데 곡마다 캐릭터들의 인격을 부여해 다채로운 느낌을 넣어봤죠. 음악적으론 빈티지하고 디즈니 만화풍의 곡들도 만나볼 수 있을 거예요." (정훈)

잔나비 멤버들은 2년 전 냈던 미니 음반을 언급하며 "멘붕 그 자체였다"고 했다. 시기상 조급하게 진행된 작업에 결과물의 완성도가 떨어졌고, 스스로 뼈저리게 부족함을 느꼈다. 그래서 달라졌고, 오래 걸렸다. 정훈은 당시를 떠올리며 이번 음반을 야심차게 준비한 이유도 자연스레 얘기했다.

"처음 앨범을 구상한 건 미니 앨범을 냈던 2014년부터였죠. 그땐 어리고 아무 것도 몰랐을 때라 섣부르게 내려다보니 좀 미흡했어요. 반응이 어떻고 이런 걸 떠나 스스로 만족스럽지 않았고 멘붕이었죠. 그때부터 벼르고 별렀어요. 본격적인 작업은 1년 전부터 했어요. 어릴 때부터 하고 싶던 음악을 '어디에도 구애를 받지 않고 표현해보자. 그러기 위해 다양한 음악을 접하고 레퍼런스를 해보자' 멤버들과 공유를 많이 했죠. 그 후 6개월간은 곡을 쓰고 편곡을 했어요." (정훈)

정훈의 첫 설명인 디즈니 만화를 연상시키는 올드 뮤직. 그게 잔나비의 이번 앨범 콘셉트를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다. 올드한 사운드 자체를 구현하는 것도, 만화 풍 스토리텔링을 곡에 녹여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을 터. 멤버들이 직접 그 과정을 겪으며 느낀 점과 소감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어릴 때부터 그랬고 일단 악기 자체를 올드하게 쓰려고도 했고요. 올드 신스나 소스를 많이 사용했죠. 처음엔 그렇게 하니까 너무 간 느낌이 있기도 했어요. 다행히 편곡 과정을 거치면서 모던한 느낌을 줄 수 있게 키를 찾을 수 있었다고 봐요. 우리가 올드 뮤직을 구현하다 보니, 드럼이나 키보드 하는 친구는 서운했을 수도 있어요. 결이가 드럼을 굉장히 잘 치는데, 이번에 굉장히 심플하고 간소하게 라인을 만들었거든요. 올드한 사운드를 위해 여백을 준 거고, 결이는 심리적으로, 음악적인 싸움을 많이 했어요." (도형)

"아무래도 올드한 사운드를 위해선 연주적인 걸 보여주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죠. 연주할 때 재밌는 거, 또 악기 하는 쪽에서는 '어떤 게 멋있다' 이런 얘기들도 있으니까요. 1차원적으론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음악 전체적으로 들어보니 만족스러웠어요." (결, 영현)

야심차게 내놓은 자식같은 앨범 '몽키 호텔'. 타이틀곡은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이다. 잠시 실소가 터질 정도로 긴 제목을 붙인 이유를 묻자, 잔나비 멤버들은 "그것보다 훨씬 긴 제목도 있다"면서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이들이 나름대로 가사와 제목을 붙이는 기준은 확고했다. 너무 평범한 대중가요같지 않으면서도, 산울림처럼 예쁘고 의미있는 단어를 쓰고 싶다는 거다.

"저희가 산울림을 굉장히 좋아해요. '창문넘어 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 같은, 그런 느낌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뜨거운 여름밤'같은 말은 옛날 사람들이 많이 쓰는 것 같기도 하고 볼품없다는 말도 조금 복고스러운 매력을 강조하는 것처럼 느껴졌죠. 우리끼린 '엄마 차 사운드'라고, 어릴 때 엄마 차에서 듣던 그런 추억의 음악들 있잖아요. 그런 걸 정말 좋아했거든요. 나른하고 약간은 올드한 느낌. 믹스할 때도 완전 올드하게 부탁드렸는데, 그랬더니 너무 심심하기도 하고 예스러워서. 편곡과 믹스 방향을 좀 틀어서 조금은 트렌디한 빈티지 사운드를 구현하려고 애썼죠." (정훈)

타이틀곡 작업 과정에 관해 얘기를 나누다, 자연스레 '얻어 걸리는' 우연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어떤 영감이나 긴 과정이 없이, 우연한 실수나 사건이 음악을 더 듣기 좋게 만든다는 얘기. 직접 음악을 만드는 이들이라면 한번쯤 겪어봤을 만한 상황이었다. 잔나비는 이 순간을 너무도 반기고, 기다린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타이틀곡 마지막 부분이 페이드아웃으로 끝나는데 좀 지루하게 늘어지는 감이 있지 않나 고민을 했죠. 소리가 찢어지고 무너지면서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그런 연출이 되게 어렵더라고요. 하다보면 처음의 방향과 전혀 다르게 엉뚱한 데서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도 있어요. 우연히 좋은 그림을 찾게 되는 것처럼요." (정훈)

"그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매 순간 그걸 기다려요. 결과적으로 제가 알고 있던 거나 의도한 게 전혀 아니던 것들이 훨씬 완성도를 높여줘요. 녹음하던 과정에서 잘못 들어간 게 효과를 내거나. 우연히 들은 소리들이 시너지를 내게 되고, 그걸 항상 기다리게 되죠." (도형)

"그런 우연을 기다리고 캐치하는 센스가 음악가에게 정말 중요하다고 봐요. 잘못치고 끝나면 그게 한계로 끝나지만 그걸 조금 다듬으면 되겠다 판단할 수 있는 센스. 모두가 조금씩은 갖고 있거든요." (정훈)

"그럴 땐 항상 우리가 서로 딱 마주봐요. 그런 순간이 정말 중요하고 짜릿해요. 작업실에서 아무렇게나 녹음한 데모가 더 좋은 경우도 있고요. 아무래도 그땐 밤새도록 막 연주하면서 붙잡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것도 많이 썼지만 데모 때 녹음한 것도 많이 썼죠. 그게 느낌이 더 살더라고요." (경준, 도형)

잔나비라는 밴드 이름은 멤버들이 모두 1992년생 원숭이띠라서 붙였다. 이 동갑내기들은 다들 알음알음 음악하는 친구들을 데리고 모이게 됐다고 했다. 나누자면 정훈, 경준은 초등학교 동창, 도형은 그 옆 학교 친구, 영현은 도형의 친구, 결은 경준의 친구였다.

"잔나비 전에 팀 이름이 '정도령'이었어요. 정훈, 도형, 영현 셋이 먼저 하고 있었거든요. 잔나비란 팀명엔 우리 모두 만족도가 높아요. 처음 들었을 때 발음이 아프리카나 프랑스어 느낌도 나고, 우리 나이 또래들이 들으면 나비야? 이러기도 하고요. 뜻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이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정훈)

잔나비의 음악이 이전과 가장 달라진 점은 곡의 외적인 부분부터 가사 내용 하나 하나,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콘셉트까지 잔나비의 색깔을 불어넣었다는 점이다. '몽키 호텔'의 첫 번째 이야기인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몽키 호텔'을 테마로 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이런 스토리텔링은 앞으로도 잔나비의 확고한 콘셉트와 색깔을 잡아줄 무기가 될 것임이 분명했다.

"처음에는 곡을 이해할 수 있는 틀을 하나 더 제시하자는 생각으로 캐릭터를 부여했어요. 곡마다 재킷에 삽화가 들어가는데 뭣보다 곡을 이해하기 쉽게 하는 데 주안점을 뒀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유치한 스토리를 하나 만들어서 가사를 쓰고 구체화시키다보니 재밌게 흘러갈 수 있는 여지가 있더라고요. 이어서 2탄 3탄 구상할 게 많이 생겼어요. 잘 만든 드라마들 보면, 처음에 캐릭터 소개하고 관계가 나오고 그게 또 변하기도 해요. 이번엔 캐릭터 소개 위주인데, 우리 이야기를 담다 보니 한 곡은 도형이가 어울리고, 또 다른 곡은 결이가 어울리고 그랬죠." (정훈)

정훈의 설명에 따르면, 듣는 이로선 매 곡 특정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그는 "아직은 첫 번째 이야기니까 통일된 분위기 조성을 하는 데서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몽키 호텔'에서는 존이라는 인물이 상처를 받고 멀리 이곳으로 도망쳐 오고, 낙천적인 원숭이들을 만나게 된다. 6번 트랙에 '홍콩'이란 노래가 있는데 한국에선 힘들었던 일들도 떨쳐버릴 수 있을 거란 메시지를, 9번 트랙에선 집으로 돌아가며 원숭이들이 '잘가라. 또 만나자' 인사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런 시도를 한 밴드가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새롭고 귀여운 아이디어는 잔나비가 록 신을 이끌어 갈 참신한 밴드임을 새삼 느끼게 해줬다.

"한 곡씩 캐릭터 소개를 하고, 마무리 되고, 다음 앨범 암시도 나와요. 모두 즐거운 가운데, 혼자 소외당한 어떤 인물이 있었던 거죠. 개인적으로 잔나비만의 차별점을 꼽는다면, '우리 같은 음악을 하는 밴드는 없더라'는 거예요. 어떤 걸 좀 따라한다는 느낌이 드는 밴드도 있거든요. 우린 유행을 전혀 따르질 않지만 친구들은 '좀 까리한 음악 해봐. 쿨한 음악을 만들어봐' 하기도 해요. 2년 전엔 거기 집착했을 수도 있어요.(웃음) 이젠 오히려 고집이 생겨요. 정반대로 가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표현하고 우리만의 색깔을 구축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정훈)

"그게 바로 우리만의 자신감일 수도 있어요. 우리 음악을 새로운 장르로 만들고 새 이름을 붙이고, 그렇게 불리게 하고 싶어요." (도형)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사진=페포니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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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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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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