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측 "새로운 평가방식 필요"..노조는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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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방글 기자] 롯데로 넘어온 옛 삼성 화학 계열사들이 성과급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삼성SDI 직원들은 삼성과 롯데의 빅딜 당시 임금 문제 등을 이유로 매각에 반대한 바 있다. <사진=뉴시스> |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첨단소재(옛 삼성SDI 화학부문)는 최근 직원들에게 메일을 통해 삼성식 성과급인 PI(생산성격려금)‧PS(초과이익분배금) 지급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
롯데첨단소재는 메일에서 "삼성그룹에서 평가했고 사업부로 평가 받았던 롯데첨단소재가 이제는 독립된 회사가 됐다"며 "PI라는 제도 자체가 없는 롯데의 일원이 됐기 때문에 롯데첨단소재를 비롯한 정밀화학, BP 모두 변화된 환경에 맞는 새로운 평가방식의 세팅(setting)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PI제도에 대한 이해 과정이 필요해 다소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PI는 1년에 두 차례(1월ㆍ7월) 지급돼 온 보너스 성격의 성과시스템으로 삼성에는 있지만, 롯데에는 없다. 통상 지급시기는 7월 10일이다. 하지만, 삼성에서 롯데로 소속이 바뀌며 지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매년 연말 지급되는 PS는 삼성과 롯데 모두 있다.
PI 지급이 늦어지자 직원들은 동요하고 있다. 롯데첨단소재 직원 A씨는 "사측이 말하는 '새로운 평가방식'이 뭔지 알 수 없다. 구체적 설명이 없는 상황에서 기한도 없이 기다리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5년간 임금보장을 약속한 상황에서 롯데 방식으로 PI를 재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사측이 입장 바꾸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꼬집었다.
롯데첨단소재 노조 측은 "올해 같은 경우, 7월 8일 이미 PI가 지급됐어야 했다. 전체 직원 기준 35억원 정도 되는 금액을 지급 안한 건 명백한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제 지급하겠다, 어떻게 지급하겠다, 얼마를 지급하겠다는 말도 없이 마냥 기다려달라고 하니 직원들이 납들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롯데의 빅딜 당시 삼성SDI와 비대위는 '5년간 임금 보장'이 적힌 계약서에 함께 사인했다. 임금의 사전적 정의는 보수는 물론 수당, 상여금, 현물급여를 모두 포함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4월 삼성SDI 화학부문과 정밀화학에 대한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사진=뉴시스> |
이에 대해 롯데 측은 없던 제도가 생기는 만큼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케미칼 측은 "PI는 약속한대로 지급할 것"이라면서도 "인수한지 2달밖에 안 된 상황이다. 제도를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첨단소재뿐 아니라 정밀화학과 BP화학도 PI지급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 직원들에게는 PI에 대한 입장설명도 없는 상황이다.
롯데정밀화학 측 관계자는 "PI지급에 대해 공지 받은 사항이 없다"면서 "기존에 7월에 지급됐기 때문에 우선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1분기 영업손실이 발생한 만큼 지급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PI가 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인 만큼, 상반기 실적에 따라 지급 여부에 반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 1분기 일회성손실로 329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롯데정밀화학은 2분기에는 24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롯데첨단소재의 실적이 반영될 롯데케미칼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한편, 지난해 10월 삼성과 2조5000억원 규모의 빅딜을 결정한 롯데는 지난 4월 29일 삼성 화학사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