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깼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따른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지만 투자자들은 고점에 대한 부담을 내비치지 않았다.
2분기 실적뿐 아니라 하반기 전망에 대한 기대가 저조하지만 증시는 에너지와 금융 섹터를 주도로 고점을 높였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2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20.74포인트(0.66%) 오른 1만8347.67에 마감해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S&P500 지수 역시 14.98포인트(0.70%) 상승한 2152.14를 기록해 전날에 이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나스닥 지수는 34.18포인트(0.69%) 오른 5022.82에 마감해 5000선을 회복했다. 이는 올들어 최고치에 해당한다.
지수가 최고치를 갈아치운 가운데 대표적인 방어주 섹터로 분류되는 유틸리티와 필수 소비재, 통신이 상대적인 약세를 보여 투자자들의 ‘리스크-온’ 심리를 반영했다.
영국의 차기 총리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브렉시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공포가 진정된 데 따른 랠리가 글로벌 증시 전반에 펼쳐지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가 장중 달러화에 대해 2% 이상 오르며 1.32달러 선을 회복했고, 미국과 독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나란히 8bp 이상 뛰는 등 주식 이외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투자심리 개선이 두드러졌다.
6월 미국 고용 지표 호조와 유럽 및 일본의 부양책 확대 기대가 강세장의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케런 카바노프 보야 파이낸셜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온건한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동시에 영국과 유로존, 일본의 부양책 확대 움직임이 주가 상승을 달구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2분기 기업 실적이 시장의 예상만큼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주가 상승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비둘기파 목소리를 냈다. 연내 금리인상이 한 차례로 충분하며, 이후 상당 기간 정책 금리는 평탄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표적인 매파로 분류됐던 그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2018년 말까지 적정 기준 금리가 0.63%라고 발언, 대조적인 입장을 밝힌 뒤 이날 다시 한 번 온건한 정책을 옹호했다.
최근 강세장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모리스 오그 타워 브릿지 어드바이저스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공포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시기상조”라며 “영국이 신임 총리를 확정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그렇다고 잠재된 문제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종목별로는 전날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공개한 알코아가 5% 이상 랠리했고, 듀폰과 골드만 삭스가 각각 2%와 3% 선에서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프라임데이 할인 행사에 대한 기대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던 아마존은 이날 1% 이내로 하락했다.
이 밖에 JP모간과 씨티그룹이 각각 1.6%와 2.8% 뛰었고, 웰스 파고 역시 1% 가까이 오르는 등 금융주가 일제히 두각을 나타냈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지난 5월 도매 재고가 0.1% 증가해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0.2%에 못 미쳤다.
국제 유가는 4.6% 급등한 배럴당 46.80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올해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브렌트유 평균 가격 전망을 각각 배럴당 42.83달러에서 43.75달러, 43.03달러에서 43.73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유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