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윤하, 예은, 찬열(왼쪽부터)이 악플러들에게 직접 일침을 가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뉴스핌=이지은 기자] 가수들이 악플러들과 전쟁을 선포했다. 이번에도 팬들과 소통을 위해 만들었던 SNS가 문제의 발단이 돼 버렸다. 윤하와 원더걸스 예은, 엑소 찬열이 모두 자신의 SNS에 악플러 저격 글을 남기면서 기존에 있던 다수의 팬들도 상처를 받은 모양새다. 기존 소속사를 통해 입장을 전달하던 예전과 비교하면 악성 댓글을 대하는 스타들의 태도도 많이 변했다.
◆윤하, 악성 댓글 대응하다 결국 두 번의 계정 삭제까지
윤하는 이미 오래 전부터 악성 댓글을 다는 네티즌들과 전쟁을 벌여왔다. 초창기 데뷔곡 ‘혜성’처럼 가요계에 등장한 윤하는 쉼 없는 활동으로 목에 무리가 가면서 예전과 달라진 노래 실력으로 팬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하지만 계속된 목 상태 악화에 실망한 팬들은 바로 등을 돌렸고, 자기 관리가 소홀했다는 이유로 비난의 댓글이 이어졌다.
이때마다 윤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은 물론, SNS 계정을 통해 속상한 마음을 내비쳤다. 목 상태는 활동에 바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윤하 본인에게도 민감한 문제였던 것. 그러던 중 지난 16일 악플러에 일침을 가하면서 결국 계정까지 삭제하는 사단이 발생했다.
당시 윤하는 SNS에 “내가 아꼈던 너희들. 돌아서는 것 어쩔 수 없는데 내가 쏟은 정성을 그렇게 우습지 보지 마라. 만나봤으면 한 마디도 못했을 너희들. 아예 사라져, 그냥”이라며 다소 격한 감정을 글로 표현했다.
이어 “평생 여러분 보고 싶지만 그렇지 못할 거란 걸 알고 있어요. 언젠가는 이 쇼도 다 끝이 나겠죠. 내 무대도 끝이 나겠죠. 하지만 우리가 함께했던 기억 그 것만은 좋은 추억으로 남겨요”라는 글을 덧붙이면서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했다. 앞서 2014년에도 윤하는 한 차례 악플러들에게 보내는 경고와 함께 SNS를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악성 댓글을 단 네티즌들에게 직접 글을 쓴 윤하와 찬열(위부터)<사진=윤하 트위터·찬열 인스타그램> |
이를 접한 기존 팬들은 이해한다는 반응보다는 “또 계정 삭제냐”며 발끈했다. 또 악플에 대해 마음 고생하는 것은 알지만, 악성 댓글로 비난을 한 일부와 다수의 팬들과 함께 했던 기억을 ‘쇼’로 치부해버린 실수를 범했다. 윤하를 끝까지 지지하던 팬들도 “인터넷을 너무 많이 한다” “댓글에 집중하기보다, 목 상태에 조금 더 신경써줬으면 좋겠다” “작은 글에도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다”며 우려하고 있다.
◆예은·찬열, 팬들도 상처 입힌 “사생활 침해 말라” 발언
예은과 찬열도 강도 높은 악성 댓글에 결국 칼을 뽑아 들었다. 윤하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직접 악플러들에게 경고의 말을 전했다. 더욱이 예은은 윤하와 같은 날(16일)에 악플에 대한 심경을 토로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예은은 ‘적반하장’이라는 고사성어의 풀이가 담긴 사진과 함께 “그렇다고 한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곧이어 “그러려니 하면 될 것을. 알아달란 것도, 걱정해 달란 것도 아니고 그냥 두면 되는 거. 나도 사람이라는 걸 한번쯤 생각해주면 고맙겠네요. 불편하면 꼭 보지 않아도 돼요. #나도댓글안볼꺼에요”라는 글을 덧붙였다.
해당 글은 일부 팬들이 “힘든 내색을 너무 많이 한다” “노는 사진만 계속 올릴 거면 비공개 계정으로 해라”라는 반응에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팬들은 공인인 가수가 안 좋은 의미의 글을 계속해서 올리자 일명 ‘마녀사냥’을 당할까 걱정되는 마음에 한 말로 추측되지만, 순간의 감정에 욱한 가수들은 이 문제까지 염두에 두지 못한다.
이와 관련해 JYP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인스타그램의 경우, 예은 씨가 사적으로 하는 계정이다. 그러다보니 예은 씨가 글을 쓴 것에 대해 회사와 미리 얘기가 오간 건지 구체적으로 답변을 드릴 수 없다. 회사에서 공식입장이 나오기 전에 예은 씨가 먼저 글을 올린 것은 개별적으로 네티즌들에게 상처를 받아서 올린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예은이 악플러를 상대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격의 글을 남겼다. <사진=예은 인스타그램> |
찬열도 네티즌과 일부 팬들이 소녀시대 태연과 열애설에 대해 의심을 품자 해명과 동시에 이들에 대한 저격 글을 남겼다. 찬열도 1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비공개 인스타같은 거 없고, 괜한 헛소리로 내 팬들 혼란스럽게 만들지 말고, 여러분 할 일 열심히 하셨으면 좋겠네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내 인스타 들어오지 마세요. SNS가 인생의 낭비든 뭐든, 나는 내 방식대로 즐겁고 행복하게 사람들이랑 소통하고 있는 거니깐”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내 가수의 좋은 부분만 보고 싶은 팬들은 이러한 행동에도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바로 순간적인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쓰는 글이 기존 팬들에게도 상처가 될 수 있다. 또 이런 문제로 기존에 그를 두둔했던 팬들도 모두 떠나는 모양새다.
악성 댓글 자체도 문제지만, 이들은 공인이기에 말 한 마디도 조심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소속사도 이와 같은 아티스트들의 실수를 차단하기 위해 공식입장을 전달하며 악플에 대한 심경은 물론, ‘법적 대응’이라는 강력한 수를 두기도 했다.
◆MBK엔터, 아티스트 향한 악성 댓글에 강경대응
다이아와 티아라, 샤넌 등 다양한 아티스트가 속한 MBK엔터테인먼트는 여느 소속사와 마찬가지로 공식입장을 통해 악플러에게 전쟁을 선포했다. 지난 1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인신공격성 악성 댓글을 다는 행위를 한 자에 대해 강경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MBK와 마찬가지로 강민경, 주다영은 물론 FNC엔터테인먼트도 소속 아티스트를 향한 악플에 대해 모두 공식입장을 통해 법적 대응을 고려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소속사에서 나온 공식입장은 악성 댓글을 다는 네티즌들에게 위협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진 회사를 상대로 싸우는 것은 악플러도 위험 요소가 가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도 연예인들의 SNS 계정이 사적인 공간인지, 공적인 공간인지에 관한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누구하나 확실한 답변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연예인들도 본인의 계정이 일반인들의 SNS계정보다 노출이 쉽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더욱이 이로 인해 실망한 팬들이 떠나고 있다는 것도 짚고 넘어가야 할 시점이다. 물론, 그 전에 누군가를 겨냥한 악플이 가장 문제라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없지만 말이다.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