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력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최민수, 이병헌, 이경영(왼쪽부터) <사진=KBS 제공, 뉴스핌DB> |
[뉴스핌=황수정 기자] 한 번 외면한 대중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 이유가 불미스러운 논란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오직 실력 하나로 면죄부를 받은 스타들이 있다. 바로 최민수, 이병헌, 이경영이다.
최민수(54)는 M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에 이어 1년여만에 SBS 월화드라마 '대박'으로 돌아왔다. 사실 '대박' 캐스팅이 확정된 후 최민수에 대해 왈가왈부 말이 많았다. 최민수는 지난해 KBS 2TV '나를 돌아봐' 제작 PD 폭행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고, 이보다 앞서 2008년 70대 노인 폭행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당시 최민수는 무혐의 판정을 받았으나 대국민사과를 하고 2년 넘게 은둔하며 자숙했다.
'대박' 연출을 맡은 남건PD는 제작발표회에서 최민수에 대해 "논란에 대한 부분은 걱정하지 않는다"며 "감정 표현의 깊이가 남다르다. 일반적 기준으로 보면 그 모습이 도드라질 때도 있으나 배우로서 그런 감수성은 굉장한 강점"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SBS 월화드라마 '대박'에서 숙종을 연기하는 최민수 <사진=SBS '대박' 캡처> |
자신감은 적중했다. 최민수는 '대박' 첫 방송부터 강렬한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표정 하나, 눈빛 하나, 목소리와 행동마저 모두 절대왕권의 냉혹한 숙종 그 자체. 시청자들은 "최민수 연기 소름끼친다" "완전 대박" "최민수 원톱이면 시청률 더 높았을 것"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4일 방송된 '대박' 3회에서 장옥정(오연아)의 머리채를 잡는 장면이 애드리브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더욱 화제다.
최민수는 그동안 묘사됐던 숙종과 다른 매력과 카리스마로 미친 존재감을 뽐내며 극의 몰입을 높이고 있다.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본인만의 분위기와 위압감으로 다시 한 번 대중에게 '배우'로서 최민수를 각인시키고 있는 중이다.
영화 '내부자들'과 '미스컨덕트'의 이병헌 <사진=㈜쇼박스, 코리아 스크린> |
이병헌(45)은 2014년 사생활 논란으로 연기 인생 최대의 고비를 맞았지만 바로 다음해 연기력 하나로 화려하게 재기했다. 사생활 논란 이후 개봉한 영화 '협녀:칼의 기억'이 부진하며 주춤하는가 싶었지만 2015년 개봉한 영화 '내부자들'에서 명불허전 연기를 선보였다. 이병헌은 '대체불가 배우' '믿고 보는 배우'라는 찬사를 받으며 정면돌파에 성공했다.
이병헌은 '내부자들'에서 정치깡패 안상구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연기했다. 생애 첫 사투리 연기부터 망가짐도 불사한 액션 연기, 백윤식과 조승우 사이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부정적인 여론을 호의적으로 바꿨다. 한 네티즌은 "사생활 논란과 별개로 연기자 이병헌은 최고"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내부자들'은 감독판 '내부자들:디 오리지널'까지 합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최초로 9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했다.
할리우드 행보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달 이병헌의 다섯 번째 할리우드 작품 '미스컨덕트'가 개봉했다. 이어 9월 말 안톤 후쿠아 감독의 '황야의 7인' 개봉도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는 공효진과 주연을 맡은 '싱글라이더'(가제), 강동원, 김우빈과 함께 캐스팅 된 '마스터'에도 캐스팅 됐다. 아직 이병헌에 대한 반감이 모두 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병헌은 활발한 연기 활동으로 점점 그 흔적을 지워가고 있다.
이경영(55)은 스크린을 점령하며 다작 배우로 거듭났다. 이경영은 지난 2001년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에 연루돼 오랜 기간 공백을 가져야 했다. 이후 스크린에서 특별출연을 시작으로 조심스럽게 연기 활동을 재개했다. 그러나 브라운관의 벽은 높았다. 2009년 MBC '돌아온 일지매'에 특별출연을 했으나 방송출연금지 명단에 올라있어 편집을 당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다작 활동을 하고 있는 이경영 <사진=㈜쇼박스, tvN '미생', JTBC '디데이' 캡처> |
이에 이경영은 스크린에 매진했다.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로 꼽힐 정도로 무수한 작품에 출연했다. 2011년 8편, 2012년 10편, 2013년 6편, 2014년 9편, 2015년 11편이다. 특히 이경영은 '암살' '내부자들' '해적:바다로 간 산적' '베를린' '최종병기 활' 등 대박 흥행 영화에 모두 출연하며 '흥행감별사'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수많은 작품에 등장했지만 단 한 번도 같은 연기를 펼치지 않는 탄탄한 내공을 자랑했다.
스크린에서의 활약은 이경영을 다시 브라운관으로 복귀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 2012년 OCN '뱀파이어 검사2'를 시작으로 tvN '미생' '신분을 숨겨라', JTBC '디데이'에 출연했다. 최근 이경영은 동명의 인기 웹툰 원작 KBS 최초 웹드라마 '마음의 소리' 출연을 확정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첫 시트콤 출연이자 만약 공중파 버전으로 추가 편성될 경우 15년만에 지상파 입성이 가능할 지 기대를 모은다. 현재 이경영은 지난달 30일 개봉한 영화 '대배우'를 시작으로 '리얼' '더 프리즌' 등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자신의 잘못을 회피했다가 더욱 거센 후폭풍으로 홍역을 치른 배우들도 많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의 잘못을 직시하고 반성했으며 본업에 충실했다. 배우는 연기로 말해야 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한 최민수, 이병헌, 이경영의 기세는 꺾이지 않을 듯 하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