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비관적인 의견이 쏟아진 가운데 뉴욕증시가 내림세를 나타냈다.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주가 하락에 무게를 실었고, 달러화를 중심으로 주요 금융지표의 2분기 방향에 대한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면서 ‘팔자’가 우세했다.
4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55.75포인트(0.31%) 하락한 1만7737.00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22.75포인트(0.46%) 내린 4891.80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6.65포인트(0.32%) 떨어진 2066.13에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2분기를 맞이한 투자자들 사이에 위험자산을 경계하는 시각이 두드러진다. 산유량 동결을 둘러싼 회의감이 번지면서 국제 유가가 떨어졌고, 내림세가 이어질 경우 상승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낙폭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 가까이 내린 배럴당 35.70달러에 거래됐다. 기술적 분석가들은 1차 지지선인 35달러 선이 무너질 경우 유가가 30달러까지 밀릴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상품시장 전반의 지난달 랠리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데 무게가 실리면서 산업 소재 섹터가 1% 하락, S&P500 지수를 끌어내렸다.
제러미 클라인 FBN 증권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유가 변동성이 상승할 경우 또 한 번 증시 전반을 흔들 것”이라며 “이날 주가가 밀린 것도 국제 유가가 가장 커다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기술주는 등락이 엇갈렸다. 애플이 1% 이상 뛰며 지난해 11월5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200일 이동평균선을 ‘터치’했다. 이와 달리 페이스북이 3% 이상 내렸고 아마존과 알파벳이 각각 1% 이내로 하락했다.
생명공학 섹터는 강세를 나타냈다. 에드워드 라이프사이언스가 장중 15% 폭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심장 혈관 임플란트에 관한 긍정적인 보고서가 나오면서 약세장에 매수를 부추겼다.
이 밖에 제약사 화이자도 2% 이상 뛰었고, 나이키가 2.6% 밀렸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도 부진했다. 상무부가 발표한 2월 공장재 주문이 전월에 비해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수치 역시 증가율이 1.6%에서 1.2%로 하향 조정됐다.
주요국 부양책 확대와 연방준비제도(Fed)의 비둘기파 행보를 호재로 지난달 강세장을 보낸 월가 투자자들이 2분기를 맞이하면서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유가를 필두로 상품시장과 주식시장의 랠리가 지속되기 위한 추가 상승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날 마켓워치는 단기적으로 월가에 강세론자보다 ‘팔자’가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연준 정책자들 사이에서는 긴축을 예고하는 의견이 나왔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경제 지표가 완만하게 개선될 경우 시장의 예상보다 긴축을 단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