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글 이현경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저도 19회 대본을 보고서야 덕선의 남편이 택인 걸 알게 됐어요. 기분이 참 신기했어요. 정말 내가 남편인 건가 멍했죠.”
tvN ‘응답하라’ 시리즈의 묘미 중 하나가 바로 여주인공의 남편 찾기다. 이번 ‘응답하라 1988’ 역시 덕선(혜리)의 남편찾기가 시작됐고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공방전이 펼쳐졌다. 한치 양보 없는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와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택이)의 설전에 매회 방송이 끝난 후 온라인은 후끈 달아올랐다. 덕선(혜리)의 남편은 종영 코앞인 19회가 돼서야 밝혀졌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덕선의 남자는 택이었다. 서인국, 정우에 이어 ‘응답하라’ 3대 남편 자리에 배우 박보검(23)이 등극했다.
드라마 종영 후, 포상휴가와 ‘꽃보다 청춘’ 나미비아 편 촬영까지 마치고서야 배우 박보검과 인터뷰가 진행됐다. 남편으로 꼽힌 박보검에게서 택의 얼굴이 스쳤다. 남편인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말과 함께 얼떨떨했던 당시 기분을 털어놨다. 덧붙여 자신은 정환의 팬이었다며 드라마 시청자로서 아쉬운 마음도 드러냈다.
“저는 정환이가 남편일 줄 알았어요. 남자가 봐도 설레는 캐릭터잖아요. 그래서 정환을 보면서 더 안타까웠어요. 사실 택이가 남편으로 결정된 건 저도 19회 대본을 받고서야 알았어요. 저희는 주로 쪽대본을 받았는데 어른 대본(김주혁)이 저한테 온 거예요. 잘못 온 거죠. 그렇게 우연히 택이가 남편인 걸 알게 됐어요. 덕선이가 택이와 찍은 사진이란 대본 속 글을 보고 기분이 참 이상했죠. '아, 택이구나. 이게 진짜인가' 싶었어요.”
극중 택과 정환은 덕선을 사이에 두고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고민했다. 어린 시절 친구였기에 단번에 미래를 결정할 수 없었다. 정환은 결국 택의 사랑이 자신보다 더 컸음을 인정했고 결과적으로 좀 더 용기를 낸 택은 덕선을 향한 사랑을 쟁취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이 무르익기 전 택은 정환이 덕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서 덕선과의 데이트를 미뤘다. 그리고 홀로 슬픔을 삼켰다. 박보검은 사랑과 우정 중 어떤 것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을까.
“사랑이 먼저죠. 사실 저도 택이와 비슷한 점이 많아요. 택이가 외유내강인 편인데 저도 그렇거든요. 특히 좋아하거나 주어진 일에 집중하는 것도 비슷하고요. 그게 만약 사랑일지라도 다르지 않을 거예요. 같은 맥락에서 제가 택이라면 덕선이에게 고백했을 거예요. 우정도 중요하지만 사랑 역시 소중하거든요. 전 한 사람에게 푹 빠지면 좀처럼 나오지 못하는 편이라 아마 어린 택이와 다른 선택을 했을 듯해요.”
극중 첫사랑과 결혼한 택이. 첫사랑에 대한 추억이 좋든 나쁘든 누구나 한 번은 경험하는 일이다. 다만 첫사랑이 결혼으로 이어지는 것은 가능성이 희박한 일이다. 박보검은 첫사랑과 결혼에 대해 “서로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끝까지 간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배우자에 대한 소중함을 잘 알고 있다며 지금부터 좋은 배우자를 만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첫사랑과 결혼이요? 서로에 대한 마음이 변치 않으면 현실적으로 충분히 이뤄질 수 있을 거예요. 그 마음을 지켜나가는 건 서로 노력해야할 부분이고 물론 쉽지만은 않겠죠. 배우자는 결혼해서 저와 평생 사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배우자에 대한 기도를 지금부터 많이 해야 한대요. 오래오래 행복하게 같이 살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게요. 그래서 저는 지금부터 배우자 기도를 하면서 준비하고 있어요.”
배우로 활동 중이지만 박보검은 현재 학생이기도 하다. 중·고교 시절에도 방송반 활동과 학생회에 참여하며 추억을 쌓은 박보검. 그는 현재 뮤지컬학도다. 요즘 어떤 것이 가장 고민이냐는 질문에도 스스럼 없이 “수강신청을 못했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전공이 뮤지컬이라 무대에 관심이 많아요. 언젠가는 저도 영화, 드라마에 이어 뮤지컬 무대에 한 번 서보고 싶어요. 어느 순간이나 마찬가지이지만 학교 생활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소중한 시간이잖아요. 그래서 최대한 충실하게 임하려고 해요. 중, 고교시절에도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일상이 참 재미있더라고요. 이 모든 게 저에게는 좋은 추억이자 경험이니까요. 앞으로도 학생으로서 본분도 착실히 챙겨해나가야죠.”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제대로 스타 반열에 들어선 박보검.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눈물연기부터 사랑 앞에서는 상남자 면모를 보이는 대담함까지 자유자재로 매력을 뽐내며 시청자의 눈에 들어왔다. 박보검의 팬클럽 ‘보검복지부’의 팬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드라마 종영 후 팬들과 시간도 많이 가졌다. 시간이 흐르면 이 같은 주목도가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을 터. 다음 페이지를 준비 중인 박보검은 항상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연기하겠다며 다짐했다.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제가 맡은 역할, 작품은 그 당시 제게 가장 큰 것들이었어요. 소중했죠. 이 생각은 변치 않을 거예요. 부모님과 저희 회사 식구들 역시 저를 항상 객관적으로 지켜봐주세요. 칭찬만 해주는 법이 없죠. 그 덕에 제가 서두르지 않고 제 꿈을 묵묵히 이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압박감이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 감사함이 더 커요. 모든 분들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할게요.”
[뉴스핌 Newspim] 글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사진 이형석 기자(leeh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