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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대학 군기란 이름의 폭력, 학교측 방관·은폐 실태…악습 뿌리 못뽑나?

기사입력 : 2015년12월01일 23:13

최종수정 : 2015년12월01일 09:55

`PD수첩` 금수저 선생님, 사립학교 이사장의 친인척이 교직원으로 근무 <사진=MBC>
'PD수첩' 대학 군기란 이름의 폭력, 학교측 방관·은폐 실태…악습 뿌리 못뽑나?

[뉴스핌=대중문화부] 'PD수첩' 1063회에서 대학교를 삼킨 군기라는 이름의 폭력 실태를 조명한다.

지난 11월 2일, 한 지방대학교 익명 커뮤니티에 선배들의 과도한 군기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음악학과 학생의 글이 올라왔다. 그 학생은 선배들이 ‘머리박기’, ‘앉았다 일어나기’와 같은 기합은 물론 협박까지 일삼았다고 했다. 무릎연골 손상으로 입원한 학생까지 나왔다.

대학 내 군기문화는 10여 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온 문제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대학교에서 악습은 반복되고 있다. 오히려 SNS로 후배들의 일상을 통제하는 등 더욱 집요하고 살벌해진 대학 내 군기문화, 해결되지 않는 이유를 알아본다.

■ 자살 충동 일으키는 대학 내 군기 악습

지난 4월, 충청권 대학 스포츠 관련 학과 배구부 소속 안준우(가명) 학생은 선배들의 기합과 가혹행위를 견딜 수 없어 휴학을 선택했다. 안 군의 말에 따르면, 선배들의 기합과 가혹행위는 대부분 샤워실에서 이뤄졌다고 했다. 샤워실 타일 바닥에 머리를 박고 밀대봉으로 피멍이 들게 맞아야 했다는 안 군. 고등학생과의 연습 경기에서 실점을 했다는 이유였다. 그에게 폭행을 가했던 선배는 제작진과의 통화에서 긴장감을 심어주기 위해서였을 뿐이라고 밝혔다.

안 군은 “트라우마를 떨쳐내는데 저 진짜 오래 걸렸어요. 졸업하고 8-9년 동안 슬리퍼를 못 신었어요. 슬리퍼 신으면 선배가 죽인다고 했었던 기억 때문에 아직도 슬리퍼를 신으면 선배가 달려와서 때리는 것 같아요. 기합 당한 기억은 환생해도 절대 잊을 수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영남권 대학 체육 관련 학과 졸업생 권지훈(가명) 씨는 “(군 복무 당시) 육군에서 넘어 온 서류가 우울증 지수가 자살 확률이 80프로 이상이었다고... 정확하게 3번 자살 예방 센터에 전화했어요 정말 살기 싫어서... 이게 이 과를 나오고 나서 그 사람들이 나한테 했던 걸 내가 왜 버티고 있었을까 너무 힘이 들어서...”라고도 털어놨다.

선배에게 셀 수 없이 많은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또 다른 제보자 권지훈(가명) 군은 졸업을 했음에도 그 기억을 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로 인해 권 군은 극심한 우울증과 자살충동에 시달려 보건복지부에 상담을 요청할 정도였다. 더 큰 문제는 해당 학교의 선후배간 군기문화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권 군과 같은 과에 다니고 있는 송정인(가명) 양은 선배들이 신입생들에게 화장실과 샤워실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으며, 화장과 머리스타일까지 통일하라는 규정까지 내렸다고 했다.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여학생도 머리를 박게 하고 발길질까지 했다는 것.

이제 군기문화는 남학생들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충남 소재의 한 대학 경찰학과는 ‘여학우모임’을 중심으로 집합을 시켜 군기를 잡는 등, 남학생들을 제외한 여학생들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또 다른 대학의 스튜어디스 관련 학과도 신입생의 교내 엘리베이터 탑승 금지, 스프레이로 고정한 올백 머리 유지 등 자체 규정을 후배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군대를 다녀온 교수와 남학생들에게서 비롯된 군대 문화는 이제 여학생들만의 관계에서도 가장 강력한 문화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 ‘과탈자’라는 이름의 또 다른 폭력

얼마 전 수도권 소재 한 대학의 경찰행정학과에서는 학회 모임에 나오거나 활동을 하지 않는 소위 ‘과탈자’ (학과 이탈자)에게 학과 점퍼(과잠)를 주지 않기로 해 학내에서 큰 논란이 됐다. 과탈자는 같은 과 동료나 동기로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 해당 학과의 학생회에서는 과탈자의 기수 배제가 계속 이어져왔던 관행이자 자신들만의 문화라는 입장을 보였다. 또 다른 학교의 경찰행정학과에서는 학생회 관계자가 SNS 단체대화창에 과탈자의 명단을 발표하며, 과탈자와 어울린 인원에게 제재를 가한다고 대놓고 경고하기도 했다. 배움의 전당인 대학에서 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선배들이 집단 따돌림을 조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도권 소재 대학교 경찰행정학과 학생은 “과 행사를 안하면 그냥 과탈자예요. 원래 규칙이 그거예요. 아웃싸이더랑은 말도 하면 안돼요. 과탈자 친하게 지내지 말고, 학교에서 이야기 하면 안돼요. 지나가도 모른 척. 아예 인사도 안받아줘요. 그냥 벌레 지나가는 것처럼 쳐다보고 아는 사람 취급도 안 하고 ...”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따돌림과 가혹행위에 대해 학교 측이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작진이 만난 피해 학생들은 담당 교수들이 학내의 폭압적 분위기를 알면서도 방관했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의 지위를 추락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에 학내 사건 발생 시 묵인하거나 은폐하려 한다는 것. 결국 학교의 방조 내지 암묵적 조장 아래 군기문화는 형태를 바꿔가며 명맥을 이어나가는 상황인 셈이다. 피해 학생들은 입을 모아 학생들만의 힘으로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고 호소한다.

'PD수첩'은 더욱 가혹하고 교묘해져 가는 대학가의 군기 문화 실태를 들여다보고, 전통이라는 이름에 가려진 불필요한 악습을 끊어내기 위한 근원적 방안을 모색해본다. 1일 밤 11시 10분 방송.




[뉴스핌 Newspim]대중문화부 (newmedi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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