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 프로디지가 헤드라이너로 이름을 올렸다. <사진=펜타포트> |
1992년 데뷔한 프로디지는 리엄 하울렛(작곡·프로듀싱), 키스 플린트(댄스·보컬), 맥심(비트박싱·보컬)으로 구성돼 세계적으로 1600만장의 음반 판매를 기록했고 일렉트로닉 음악 역사상 최고의 음반 판매고를 보유한 밴드다.
프로디지는 4일 펜타포트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지난 1999년 펜타포트의 과거작 '트라이포트' 록페에 참여했지만 폭우로 공연을 못한 것을 기억하며 아쉬운 마음과 함께 공연 후 근황을 전했다.
"당시 공연이 취소돼서 엄청 실망했었어요. 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는데 너무 안타까웠죠. 1999년도에는 세계 여기저기에서 공연을 하느라 시간을 보냈고 그 이후로 시간이 많이 지났죠. 일일이 공연한 장소가 어디였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공연이 끝나고 2000년에는 오랜 기간 쉬었었죠."
이후 10년만에 프로디지와 팬들의 만남은 페스티벌 '글로벌 개더링 코리아'를 통해 이뤄졌다. 이들은 당시 팬들의 반응을 떠올리며 남다른 소감을 밝히는 동시에 이번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을 찾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2009년에 마침내 한국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을 때, 관객들 반응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어디서도 하지 못했던 좋은 경험이었죠. 그 때 좋게 남았던 기억이 저희가 한국 팬들을 위해 다시 공연을 하러 돌아온 이유 중 하나입니다."
특히 펜타포트 록페가 열리는 시즌이 장마기인 만큼 비로 인한 우려도 많다. 무대가 미끄러워 화려한 퍼포먼스와 무대를 뛰어다니며 관객을 장악하는 모습, 더불어 일렉트로와 레이브, 하드코어 테크노의 강렬한 사운드를 100% 듣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도 나오는 상황. 하지만 당사자들은 장난 섞인 농담을 하며 여유를 보였다.
"우리는 날씨에 상관없이 건조한 상태로 있을 겁니다. 그날 공연장에 비가 오든 해가 비치든 별 상관은 없어요. 저희는 영국인이라서 축축한 날씨 속에서 공연하는것이 익숙하니까요. 하하."
프로디지의 앨범에는 빅 비트, 일렉트로닉, 락 등 다양한 장르가 포함돼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들의 장르와 정체성에 관해 언쟁이 벌어지는 일도 다반사다. 또 발매하는 앨범마다 멤버가 추구하는 장르가 녹아내리면서 특정 장르의 짙은색이 나타나기도 한다.
"(어떤 장르로 특정 짓는건) 중요하지 않아요. 정의를 내릴 필요가 없으니까요. 단지 듣는 분들이 저희가 추구하는 장르를 좋아하거나 좋아하지 않거나 둘 중에 하나겠죠. 전 메탈로 분류될 수 있는 몇 트랙들을 좋아하지만, 그닥 메탈에 빠져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의 노래를 듣는 사람들은 그들이 느끼는 대로 곡에 대해 표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현재 프로디지는 3명의 멤버로 구성되어 있지만, 2000년에 초창기 멤버인 여성 댄서이자 보컬을 맡았던 샤키와 리로이 쏜힐이 탈퇴하며 위기를 맞는 듯 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더욱 단단해지며 발매하는 앨범마다 세계 음반차트를 휩쓸었고, 멤버들의 말 속에서 팬들과 세계를 사로잡은 비결을 알 수 있었다.
"저희는 오직 팬들을 위해 공연하고 저희를 고무시키는 곡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대 위에서 라이브를 하기 위해 곡을 쓸 뿐이고, 차트 정상에 올라가려는 욕심은 없죠.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저희는 단지 우리가 진실되게 행동하는 걸 팬들이 알아주기를 원하는 거죠."
또 지난 3월, 6년만에 발매된 정규앨범 이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 프로디지가 헤드라이너로 라인업에 오르자 국내팬들은 흥분과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를 알기라도 한 듯, 2009년 이후 6년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 프로디지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만한 답변을 내놓았다.
"한국 팬들과 오랜만에 만나는 만큼, 그날 무대는 열정과 환호로 활활 타오를겁니다. 우리는 현장에서 소리를 펑펑 터뜨릴거고 사람들을 미치게 만들 거예요. 또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게 저희의 새로운 노래와 옛 노래들을 적절히 섞어서 공연할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