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현경 기자] 어느덧 데뷔한지 13년. 돌이켜보면 인생의 절반을 연기와 함께 했다. 아직은 20대 청춘이지만 쉬지 않고 차곡차곡 작품을 해온 결과 그럴싸한 필모그래피도 만들어졌다. 드라마 ‘상속자들’ 이후 1년 만에 ‘피노키오’에 돌아온 박신혜는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는 피노키오 증후군을 가진 최인하를 연기했다. 20대 사회 초년생의 모습과 청춘 로맨스를 펼치며 배우 13년 차의 성장을 입증했다.
거짓말을 못하는 여자와 거짓 이름으로 살아온 남자의 로맨스극, 더불어 이들이 사회부 기자로 성장하면서 세상을 향해 던지는 메시지를 담은 드라마 ‘피노키오’가 박신혜의 흥행작에 추가됐다. 드라마 종영 후 박신혜와 마주한 자리에서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이 정말 듣고 싶었던 ‘여성스러워졌다’는 말을 많이 들어 행복했다며 밝게 웃었다. 멜로 라인도 이전 작품과 다르게 ‘성숙하게 잘 표현했다’는 칭찬도 있어서 배우로서 뿌듯한 마음마저 든다고 했다.
“배우로서 성숙해졌다는 말이 가장 듣기 좋았어요. 어렸을 때부터 저를 지켜봐주신 분들께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았고 늘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여성스러워졌고,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 더 견고해질 거라는 기대를 드리고 싶어요.”
박신혜는 쉬지 않고 작품을 해왔다. 최근 3년간 진행한 작품만 봐도 어마어마하다. 그는 종횡무진 브라운관과 드라마를 오갔다. 영화 ‘7번 방의 선물’ tvN 드라마 ‘이웃집 꽃미남’ SBS 드라마 ‘상속자들’ 최근 종영한 ‘피노키오’와 영화 ‘상의원’까지. 매번 새로운 역할로 대중과 꾸준히 만났다. 아버지를 억울하게 잃은 딸, 고등학생, 기자, 왕후까지 다양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청춘물과 로맨틱 코미디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였다.
“저 말고도 강소라씨나 황정음씨도 다작하는 배우시죠. 작품을 통해 계속해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매년 한 작품씩 꼭 해왔던 게 꾸준히 작품을 하려는 모습으로 봐주셨나 봐요(웃음). 운 좋게도 성과를 이룬 작품들도 많았고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지금 제 나이에 할 수 있는 역할을 우선으로 봐요. ‘피노키오’의 인하는 사회 초년생으로 제 나이대와 맞는 캐릭터였고 고등학생을 벗어나 전문직을 연기하고 싶은 때에 맞게 극중 수습 기자라는 직업을 만났고요. 게다가 청춘 로맨스, ‘피노키오’는 지금의 제 나이가 아니면 할수 없는 작품이었어요. 음…격정 로맨스요? 그건 좀 더 인생을 경험하고 나이가 들었을 때 제대로 그려낼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박신혜는 드라마 ‘상속자들’ ‘피노키오’까지 연타석 흥행홈런을 치며 해외에서까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는 타율이 꽤 높은 편이지만 스크린 성적표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에 대해 박신혜는 "영화에서는 임팩트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분량이 적더라도 확실하게 매력적인 캐릭터라면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24일 개봉한 영화 ‘상의원’에 출연한 이유도 ‘전하께서는 비겁하십니다’라는 마지막 대사에 끌렸다고 했다.
“드라마 ‘미남이시네요’ 이후로 시청률이 잘 나왔어요. 시청률보다는 '내가 남길 수 있는 것을 남겨보자'는 주의예요. 이제야 드라마에서는 성과가 나고 있지만 영화 쪽에서는 제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영화는 자신의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하는 매체잖아요. 관객의 발길을 끄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영화만의 매력은 충분하죠. 그래서 드라마에서 보이지 못한 진지한 캐릭터를 영화를 통해 보여 드리고 싶어요. 영화에서는 5분을 나오더라도 단박에 시선을 확 끄는 역할이면 저는 무조건 좋아요.”
강산이 한 번 변하는 시간하고도 2년 동안 배우 생활을 해온 박신혜는 앞으로도 무리하게 활동하기보다 자신에게 맡겨진 작품과 캐릭터를 충실하게 해내고 싶다고 했다. 아역시절 눈물 연기를 하다가 혼난 적도 많았다고 밝힌 그는 이제 자연스럽게 눈물을 또르르 흘리는 '눈물의 여왕'이 됐다. ‘피노키오’를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했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박신혜는 자신이 성장하고 나아갈 수 있던 이유는 감독과 작가 배우진이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배우의 덕목이라고 하자면 대사 암기력과 연기력이죠. 그리고 이 보다 더 중요한건 현장이에요. 대사 외우느라 바쁘고 피곤함에 짜증이 날 수 있어요. 하지만 양보할 필요가 있죠. 자신의 기분과 현장의 분위기를 잘 아우를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해요. 작품이 성공하려면 감독, 작가, 배우, 스태프까지 모든 이들의 힘이 하나로 뭉쳐져야 하거든요. 어렸을 때는 20대가 되면 다 큰 줄 알았는데 지금도 여전히 모르는 게 많고 인간관계도 여전히 쉽지 않죠. 저는 감독님과 작가님, 그리고 좋은 파트너들을 만나서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완급조절을 해가면서 잘 헤쳐가야죠.”
또래 배우, 이종석·이유비·김영광과의 합 "웃음 참느라 혼났어요" “드라마 ‘피노키오’는 ‘미남이시네요’ 이후 또래 배우들을 만난 작품이었죠. 모이기만 하면 정말 끝장났어요. 얼굴을 보자마자 이야기를 훌훌 털어놓다 보면 다들 웃음 참느라 바빴어요. 어깨가 걸리는 장면은 대사는 없어도 서로 도와줘야하거든요. 이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엄청나게 애를 썼죠. 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지니까요. 심지어 영광 오빠는 대사에서 ‘야 이유래 내려와’라고 하는 부분을 ‘야 이유비 너 내려와’라고 대사 실수를 해서 모두를 박장대소하게 했죠. 모이면 늘 즐거웠던 촬영장이었어요.” |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사진=S.A.L.T.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