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다음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뉴스핌 제2회 중국포럼' 축사 전문이다. 25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이번 포럼의 축사는 은성수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이 대독했다.
안녕하십니까! 오늘 뉴스핌 제2회 중국포럼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중국경제와 위안화의 활용에 대한 전세계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오늘 중국포럼의 개최는 중국 금융시장의 개방과 관련된 지식의 공유를 통하여 새로운 기회의 장을 여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러한 소중한 논의의 장을 마련해 주신 뉴스핌 민병복 대표님께도 감사와 축하의 말씀을 전해 드립니다.
중국은 전세계 GDP의 11.5%를 차지하는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최근 7~8% 수준으로 다소 주춤하고 있으나 매년 10% 내외의 빠른 성장을 거듭하면서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GDP가 5배 이상 증가하였고 최근 5년간 소비도 연평균 13.7% 수준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중국 경제는 부동산시장 둔화, 지방정부 부채 등 불안요인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IMF 등 국제기구에서는 7% 중반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지난 2009년 이후 위안화의 국제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위안화는 결제통화로서의 역할을 넘어 투자통화로서 그 역할이 확대되고 있으며 위안화의 위상 강화는 계속 될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홍콩, 영국, 싱가포르 등 각국은 금융 분야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위안화 역외허브로 자리잡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위안화 국제화 추세에 대응하는 한편 양국간 금융•통화 협력을 보다 공고히 하는 차원에서 지난 7월 3일 한중 정상회의를 통해 위안화 활용도 제고 관련 정책과제에 대해 의미있는 합의를 이끌어 내었습니다.
정상회의 주요 합의사항과 정부의 노력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한국에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을 개설하고 중국 외환시장에 직거래시장을 개설하기 위한 여건을 조성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외환시장 참가은행으로 구성된 외환시장협의회를 중심으로 직거래시장 개설을 착실히 준비해나가고 있습니다. 전자중개시스템 구축, 구체적인 시장조성자 제도 운영방안 등을 마련하여 연내 원-위안화 직거래를 개시토록 하겠습니다.
둘째, 교통은행 서울지점을 청산은행으로 지정하여 한국에 위안화 청산체제를 구축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대중 무역기업, 금융기관 등 관련 업계의 의견을 토대로 위안화 무역결제가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청산은행으로 지정된 교통은행이 청산결제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하고, 금년 10월말 청산업무를 본격적으로 개시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셋째, 한국에 800억 위안, 약 13조 450억원 규모의 위안화 적격해외기관투자자(RQFII) 자격을 부여하도록 하였습니다. 아울러, 향후 RQFII 활용상황과 시장수요를 감안하여 적절한 시점에 이를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였습니다.
국내시장에 부족한 RQFII 관련 정보공유를 위하여 컨퍼런스 개최 등이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업계의견을 바탕으로 제도개선사항을 발굴하고, 중국 당국과 필요한 협의를 지속해나가고 있습니다.
넷째, 한국 당국과 금융기관의 적격해외기관투자자(QFII)를 통한 중국투자를 확대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이번 합의는 한국 기관에 대한 QFII 한도의 증액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열어두었다는 점에서 한중간 자본투자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다섯째, 한국과 다른 국가의 기업 및 금융기관들의 위안화 표시 채권발행을 장려키로 하였습니다. 위안화 채권 발행은 국내의 위안화 자산에 대한 새로운 투자처를 제공함으로써 위안화 보유 수요를 높이는 한편, 채권 발행 확대를 계기로 위안화 주식․파생상품 등 위안화 표시 금융상품 거래도 활성화시킬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리 정부는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활성화, 위안화 금융상품 개발 촉진 등을 위해 중장기 위안화 금융허브 로드맵을 수립할 계획이며, 최종적으로 10월중에 한-중 정상회담 합의사항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한 ‘위안화 무역결제 및 금융서비스 활성화방안’을 확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오늘 중국포럼의 부제인 ‘기회와 도전’에서 알 수 있듯이 위안화 역외허브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지금 바로 오늘이 우리 경제에 있어서는 새로운 기회의 순간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정부는 민간 경제주체들이 새로운 시장에서 자유롭게, 활기차게 영업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아낌없이 지원해 나갈 것입니다.
금융분야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5가지 한•중 정상회의 합의사항에 더하여 실물측면에서도 한-중 FTA가 타결될 경우, 위안화 역외허브 구축에 큰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한국이 위안화 역외허브로 제대로 자리잡고 관련 금융상품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금융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실제 시장 참여자들인 금융회사, 대중 투자․무역기업 등 민간 경제주체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현재 중국 정부와의 협조하에 진행중인 한국내 위안화 금융 서비스 활성화와 시장 구축을 위한 원-위안 직거래 시장 조성, 청산은행 운영 등 정책적 노력들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와 서비스 활용 노력이 결합된다면 위안화 역외 거래의 새로운 중심 거점으로 태어나는 것도 불가능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제1의 위안화 역외허브인 홍콩에 비해 우리의 금융 인프라 수준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은 사실이나, 홍콩시장에 의존하는 수동적인 모습에서 벗어나서 우리만의 경쟁력 있는 시장을 조성하고 발전시켜나가기 위하여 정부와 민간이 합심하여 노력해 봅시다.
여러분! 97년 외환위기와 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험하고, 이를 이겨나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배운 점이 있다면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의 주어진 여건 하에서는 위기가 닥치기 이전에 준비하고 또 준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논어(論語) 위령공편(衛靈公篇)에서도 인무원려 필유근우 (人無遠慮 必有近憂) 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사람이 멀리 내다보는 생각이 없다면 반드시 가까운 근심이 생기게 된다는 뜻입니다.
단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현재의 편리함 만을 추구하기 보다는 중장기적인 한국 위안화 시장의 발전이 우리 금융기관과 기업에게 가져다 줄 편익을 바라보면서 함께 노력해 가야 할 때입니다.
새롭게 태어날 위안화 시장이 무럭무럭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