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300:제국의 부활'에서 팜므파탈 연기를 펼친 에바 그린 [사진=워너버러더스] |
[뉴스핌=김세혁 기자] 영화 ‘300’으로 스타일리시 액션의 정수를 보여준 잭 스나이더가 후속작 ‘300:제국의 부활’로 돌아왔다.
6일 개봉한 ‘300:제국의 부활’은 영상미의 대가 잭 스나이더가 제작에 참여한 기대작이다. 전작이 신왕을 자처한 페르시아 왕 크세르크세스와 용맹한 스파르타 왕 레오니다스에 초점을 맞췄다면, ‘300:제국의 부활’은 페르시아 함대와 그리스 함대가 격돌한 살라미스 해전에 주목했다.
단연 돋보이는 것은 ‘300’ 특유의 핏빛 액션이다. 영화라기보다 광고의 한 장면처럼 객석의 눈을 호강시켰던 ‘300’의 액션은 후속작에서도 빛난다. 팔다리와 머리가 잘려나가는 액션은 분명 참혹하지만 뛰어난 영상미 덕에 혐오감을 주지는 않는다. 더욱이 함상에서 벌어지는 전투를 다뤘기에 보는 재미가 뛰어나다. 고대 해전에서 기대하기 어려웠던 폭발신도 등장할 만큼 제작진은 공을 들였다.
애초 영화팬들은 이 영화가 ‘300’ 이후의 이야기, 즉 왕을 잃은 스파르타의 복수를 그리리라 예상했다. 100% 빗나간 건 아니나, 그보다는 300 용사들이 싸우던 시기 살라미스에서 벌어진 대규모 해전에 집중 조명했다. 때문에 ‘300’ 속 레오니다스를 비롯한 용맹한 스파르타 전사들도 간혹 등장한다.
단연 눈여겨볼 것은 배우 에바 그린(34)의 활약이다. 레오니다스(제라드 버틀러)의 옴므파탈이 전작을 지배했다면, ‘300:제국의 부활’은 단연 아르테미시아(에바 그린)의 팜므파탈로 물든다. 몽환적 눈빛으로 많은 팬을 보유한 에바 그린은 그리스에 복수를 맹세한 페르시아 함대 지휘관 아르테미시아로 변신해 지독한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스모키 화장과 검정색 갑옷으로 무장한 에바 그린은 잔혹하면서도 여성스럽다. 쌍칼을 휘두르며 함상을 누비는 에바 그린에게서는 야차 같은 잔인함이, 살라미스 해상에서 그리스 영웅 테미스토클레스(설리반 스탭플턴)와 벌이는 정사에서는 매혹적 섹시미가 느껴진다. 과감한 노출을 시도한 에바 그린은 온몸에 멍이 드는 투혼으로 값진 장면들을 완성했다.
아르테미시아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다 보니 상대적으로 다른 배역은 기가 눌렸다. 비중으로 따졌을 때 분명 주인공은 테미스토클레스지만 상대적으로 빛을 잃은 느낌이다. 무자비하게 그리스를 압박하는 크세르크세스의 저조한 분량도 아쉽다. 실제 벌어졌던 역사 속 해전을 캐릭터 간의 기싸움으로 압축한 제작진의 의도가 어떻게 먹힐지 궁금하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