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통·깜깜 인수위" 비판에 "일신상의 이유"만 반복
[뉴스핌=노희준 기자]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최대석 전 외교국방통일 분과위원의 갑작스러운 사퇴를 두고 매끄러운 뒷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14일 오후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원회에서 고용노동부와 외교통상부 업무보고 결과를 브리핑한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추가 인선에 대해 "아직 후임 인선에 대해서는 당선인이 결정된 바 없다"면서 "결정되는 바로 알리겠다"고 밝혔다.
진 부위원장은 이어 '결정된 바가 없다는 얘기는 후보군은 압축됐다는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 "인수위원은 24명 이내로 하기로 돼 있다"며 "추가로 (인선) 결정을 할지 공석으로 할지는 아직 (박근혜) 당선인이 결정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 전 위원의 사퇴로 인한 공석을 어떻게 처리할지조차 결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외교국방통일 분과의 업무 공백이 초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전문위원, 실무위원도 있어 업무보고는 잘 될 것"이라며 "그냥 그렇게 알아달라"고만 했다. 박 당선인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입안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인사의 갑작스러운 공백을 전문위원과 실무위원으로 메울 수 있다는 말이다.
최 전 위원의 사퇴 배경에 대한 언론의 집중적인 취재에도 '일신상의 이유'라는 '도돌이표'만을 반복하고 있는 인수위 태도에도 국민과의 소통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인수위원들은 이날 오전 인수위 사무실 앞에 최 전 위원의 사퇴 배경에 대해 한 마디라도 듣기 위해 진을 치고 있던 기자들에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거나 동문서답을 하며 별관 속으로 몸을 숨겼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도 이날 오전 이뤄진 브리핑에서도 "민주주의 국가에서 누구도 인사 문제로 인해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 나름대로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 때문에 배경 설명에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면서 구체적 사유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야당들은 일제히 최 전 위원의 사퇴 배경에 대한 설명을 촉구하는 브리핑이나 논평을 쏟아냈다.
김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최 전 위원의 사퇴에 '침묵'하는 있는 인수위를 향해 "당당하고 떳떳하게 밝히면 될 일인데 이렇게 산성을 쌓아서 인수위가 제 할 일을 할 수 있을지 답답할 뿐"이라며 "전말을 소상하게 밝히는 길이 현명한 처신이 아닌가 싶다"고 조언했다.
민병렬 통합진보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인수위는 '일신상의 이유'라고만 밝히고 함구해 또 다시 불통 인수위, 깜깜 인수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인수위는 스스로 불필요한 논란을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고 최 위원의 사퇴 배경에 대해 소상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지안 진보정의당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여러 뒷말이 나돌고 있지만, '내가 책임지겠다'는 말로 미뤄볼 때 사안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석연찮은 인수위원 사퇴마저 '밀봉'한다면, 박 당선인 인수위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오만한 인수위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진 부위원장은 공식 브리핑 이후 취재진과 백그라운드브리핑도 갖지 않은 채 사라졌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