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율 59.81%…모바일 민심 반영된듯
[뉴스핌=노희준, 함지현 기자]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인 문재인 상임고문이 25일 18대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본경선 첫 지역경선(제주)에서 59.81%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첫 순회경선 지역에서 문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함으로써 문 후보의 '대세론'은 다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제주지역은 첫 경선 지역이라는 '상징성'도 있는 만큼 이후 경선 판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문 후보 승리가 '동원선거'의 결과라는 혹평도 제기됐다.
제주지역 순회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 [사진=뉴시스] |
문 후보는 이날 제주도 제주시 오라동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제주지역 경선에서 투표에 참여한 선거인 2만102명(총 선거인수 3만6329명, 참여율 55.33%) 중 1만2023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2위 손학규 후보는 4170표(20.74%)를 얻었다. 3위 김두관 후보는 2944표(14.65%)를 득표했고, 4위 정세균 후보는 965표(4.8%)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문 후보는 순회투표 21표, 투표소투표 301표, 모바일투표 1만1701표로 총 1만2023표를 얻었다. 손 후보는 순회투표 52표, 투표소투표 155표, 모바일투표 3963표로 총 4170표를 득표했다.
김 후보는 순회투표 71명, 투표소투표 134표, 모바일투표 2739표로 총 2944표를 획득했다. 정 후보는 순회투표 5표, 투표소투표 18표, 모바일투표 942표로 총 965표를 기록했다.
문 후보는 제주지역 경선 결과 발표 후 "조직이 아무래도 열세이기 때문에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는 너무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많았던 덕분이다. 또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힘을 모아주자는 마음이 모인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라는 국민의 명령, 제주도민의 명령이라 생각하고 지금부터 더더욱 열심히 하겠다"며 "제가 민주통합당 후보가 돼서 안철수 원장을 뛰어넘고 박근혜 후보를 꺾고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똑똑하고 야무지게 일할테니 많이 도와주십시오. 감사합니다"라는 제주도 방언으로 "요망지게 일 허쿠다. 하영 도와줍서. 고맙수다"라며 제주도민에 대한 애정을 표시하기도 했다.
◆ '문재인 대세론' 살아나다
문 후보의 압도적인 제주 경선 승리로 '문재인 대세론'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 계열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지지 1위를 손 후보에 내주면서 문 후보의 대세론은 잠시 추춤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첫 지역 순회 경선에서 60%에 가까운 득표율로 2위 손 후보의 득표율에 3배에 가까운 압승을 거두면서 이 같은 우려를 불식하게 됐다.
특히 미국 대선의 풍향계인 뉴햄프셔주에 비견될 만큼 이후 경선 판도의 가늠자 역할을 할 제주 지역 경선에서 승리함으로써 문 후보의 대권 가도에는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조직세에서 열세라고 인정한 문 후보의 압승은 제주지역의 선거인단이 많아지면서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민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민주당 경선은 완전오픈프라이머리로 당원, 시민이 모두 1 표를 행사했다. 제주지역의 모바일투표 대상자는 3만2984명으로 제주지역 전체 선거인단(3만6329명)의 약 91%에 달한다.
아울러 제주지역의 선거인단은 총 3만6329명으로 초반 4회전이 치뤄지는 울산(1만4798명), 강원(1만102명), 충북(3만1323명) 가운데 가장 선거인단이 많다.
이런 선거인단 분포에서 그는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치러진 모바일 투표에서 1만9345명이 참여한 가운데 1만1701표를 얻어 60.49%의 모바일 득표율을 올렸다. 전체 득표율 59.81%와 거의 비슷한 것이다.
민주통합당 제18대 대통령후보자 선출대회 제주 경선이 열린 25일 오후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문재인 후보(오른쪽에서 두번째)가 1만2023표(59.8%)로 1위를 차지한 후 이해찬 대표, 임채정 선거관리위원장을 비롯한 후보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정세균 965표(4.8%), 김두관 2944(14.65%) 손학규 4178표(20.74%), 문재인 1만2023표(59.8%)를 차지했다.[사진: 뉴시스] |
문 후보에 패배한 다른 후보들은 이제 시작이라고 이후 경선에서 설욕을 다짐했지만, 득표율 차가 워낙 커서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손 후보측 김유정 대변인은 "아쉬움이 있지만 손 후보는 선전했고, 성원에 감사드린다"면서 "지금부터 시작이다. 남은 동안 최선을 다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측은 대변인 메시지를 통해 "희망의 끈을 놓치 않겠다. 시작에 불과하다"라며 "김두관은 수많은 싸움에서 패배해봤지만, 결국은 승리했다. 그 신화를 재현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일각에선 선거인단 모집이 예상을 넘으면서 '동원경선'이라는 지적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정 후보측 이원욱 대변인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모집된 선거인단에 후보를 알릴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제도는 각 캠프에서 자신들이 모은 유권자를 제외하고 나머지 유권자에 대한 정보가 없어 후보를 알릴 수 없었다"며 "이번 투표는 동원력 테스트, 인지도 테스트나 다름 없었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모바일 투표인단이 총 선거인단의 90%가 넘고 1위와 2위의 차이가 3배에 육박하는 점 등을 볼때 조직표가 동원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민심과 달리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는데 그럴 경우 대선에서의 승리 가능성은 적다"고 비판했다.
신 교수는 "주인 있는 정당의 84%나 주인 없는 당의 59%는 다를 바 없다"고 말해, 새누리당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한 데 빗대 꼬집기도 했다.
울산 지역의 판세에 대해선 "울산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오늘 1, 2위의 투표 차이가 3배 가량 차이가 났기 때문에 울산에서 누가 1위를 하더라도 (전체 순위를) 뒤집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은 이날 제주지역 순회경선을 시작으로 울산(26일), 강원(28일), 충북(30일), 전북(9월 1일), 인천(2일), 경남(4일), 광주·전남(6일), 부산(8일), 세종·대전·충남(9일), 대구·경북(12일), 경기(15일), 서울(16일) 일정을 소화한다.
순회경선에서 과반을 넘는 후보가 없으면 내달 23일 1·2위 후보 간 결선투표를 실시해 최종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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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