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변명섭 기자] 올해 신용카드 시장은 오는 3월 KB금융그룹의 카드부문 분사를 시발점으로 중요한 변화의 시기에 직면해 있다. 고객 쟁탈전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 분명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카드사들에게 쉽지 않은 과제다.
이에 따라 주요 카드사 CEO들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 방향으로 '전략적 승부수를 적절히 꾀해야 한다'는데 방점을 찍었다. 타겟 고객층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공략하는냐가 관건임을 잊지 않았다.
지난 3일 일제히 신년포부를 밝힌 각 카드사 CEO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고객들과의 소통도 잊지 않았다.
◆ 신한·삼성 "고객 최우선 전략"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지난해 내부적으로 큰 변화를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듯 전략에서도 "고객 최우선 전략"을 강조했다.
신한카드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말 지주 회장 대행 체제를 출범하고 경영전략의 틀을 새롭게 가져가려 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최도석 부회장이 물러나고 최치훈 사장이 새롭게 맡으면서 올해 경영성과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신한카드 이재우 사장과 삼성카드 최치훈 사장은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경영전략을 내세웠다.
이재우 사장은 "누가 고객에게 더 좋은 상품과 정보를 제공해 지속적인 신뢰를 얻느냐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며 "고객은 수익의 원천이며 우리의 존재 이유이자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고객의 눈높이에서 회사의 모든 업무와 프로세스를 재점검하고 개선함으로써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이 인정하는 진정한 1등으로 거듭나야 한다는게 이 사장의 전략적 사고다.
특히 이 사장은 1등 카드사로서 고객 만족을 토대로 차별되는 금융그룹 시너지 극대화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문도 내놓고 있다.
삼성카드 최치훈 사장은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신년사가 아닌 직원과 대화의 창구를 열어 신년대담 형식의 시무식을 만들었다. 내부 직원들과 의사소통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고객들과 함께 해야한다는 목표를 전달했다.
최 사장은 "사장에게 할말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강조하고 임직원들과 열린소통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직원들과 소통은 곧 고객과의 소통임을 암시한 최 사장은 "올 한해 서비스업 회사로서 고객 중심의 사로를 바탕으로 고객들과의 약속을 지켜 나가는 회사로 성장하자"고 독려했다.
삼성카드는 △차별적 고객 서비스 실현 △미래성장기반 구축 △경영 인프라 활용 극대화 △창의와 열정의 조직문화 확산 등을 올해 4대 중점 추진전략으로 선정했다.
◆ 현대·비씨 "위기의식 고취"
지난해 취급고 기준으로 전업카드사 2위로 올라선 현대카드는 올해도 위기의식에서 출발한다.
정태영 사장은 업계 2위로 올라섰다는 점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들이 가야할 길을 정하고 중장기 전략으로 이를 향해 나아가자는 목표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올해는 어려움이 가중되는 한해가 될 것이고 금리인상과 900조가 넘는 가계부채도 부담"이라며 "경쟁이 더욱 심해져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회사의 대처방안은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업계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3년 후 우리회사의 포지셔닝에 가장 유리하고 최적화된 회사로 운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여기에 현대카드 4대 경영방침 중 하나인 '스피드(Speed)'에 중점을 두고 회사 규모가 커졌지만 내부 의사결정을 빠르게 실행하고 조직이 뭐든지 앞서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원했다.
비씨(BC)카드 장형덕 사장 역시 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좀 더 가져주길 원했다. 올해는 더불어 3가지 사항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3가지 핵심사항은 △시장의 메가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해 대응하는 내부역량 △회원사와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소통 △예기치 못한 상황에 따른 대처 능력 등이다.
장형덕 사장은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영환경에 맞서 극복해야 하는 한해를 보내야 될 것"이라면서도 "위기에는 반드시 기회가 있고 전 임직원이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그는 "올해 경영방침은 시너지와 디테일로 정의할 수 있고 조직상호간 자율과 창의성을 백분 발휘해 조직간의 벽을 허물고 열린문화를 만들어가자"고 덧붙였다.
◆ 하나SK·롯데 "한단계 도약하는 한해"
하나SK카드와 롯데카드는 올한해도 얼마나 선두 카드사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이들 카드사는 다른 카드사와 달리 구체적인 목표수치를 제시했다.
전업계 카드사 중 취급고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뒤떨어져있는 회사들이지만 올해를 도약의 한해로 만들고자 한다는 목표다.
하나SK카드는 올해 목표를 '성장모멘텀의 가시화'로 잡았다. △고객 체험가치 증대 △모바일 페이먼트 시장 주도 △캡티브 시장 시너지 △전업 카드사 핵심 역량 강화 △신규사업활성화 등 5개 전략 방향을 정했다.
이강태 사장은 100만의 신규회원과 28조의 취급고를 올려 7% 시장점유율과 흑자원년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모바일 페이먼트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신사업 분야의 선도적 위치에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카드 박상훈 사장 역시 취급고 40조원, 회원수 1100만이라는 구체적인 목표수치를 제시했다.
박 사장은 "올해를 시작하는 지금 더 큰 도전이 필요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며 "고객중심 경영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변명섭 기자 (bright0714@gmail.com)